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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일본 극우의 숨겨진 성지 '순국칠사묘' 가보니…

입력 2013-08-15 21:21 수정 2013-08-15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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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로 매번 시끄럽지만 일본 우익들의 진짜 성지는 따로 있습니다. A급 전범 7명의 유골을 모아놓은 순국7사묘인데요, 전범들의 위패만 있는 야스쿠니보다 더 신성시되는 곳입니다.

김현기 특파원이 그 현장을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여기는 도쿄에서 300km 가량 떨어진 아이치현 산가네산 정상입니다.

이곳에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으로 교수형에 처해진 도조 히데키 등 7명의 유골을 묻어놓은 묘지공원 '순국 7사묘'가 버젓히 자리잡고 있습니다.

묘역 이름인 '순국칠사묘'의 휘호는 당시 총리였던 기시 노부스케, 즉 아베 신조 현 총리의 외할아버지가 썼습니다.

총리가 앞장서서 아시아 전역에 막대한 피해를 미친 침략전쟁 주범들을 열사로 둔갑시킨 겁니다.

'순국칠사묘' 묘석 뒷면에는 태평양전쟁의 총책임자인 도조 히데키를 포함해 전범 7명의 이름이 자필 글씨로 새겨져 있습니다.

위패만 안치해놓은 야스쿠니와는 별개로 군사재판에서 사형당한 최악의 전범 7명의 유골을 실제로 바로 이곳 땅밑에 묻어두고 영웅으로 칭송하고 있는 겁니다.

이 묘역에는 또 비행 제67전대, 기포병 제4연대 등 전투부대별 위령비 100여 개도 자리잡고 있습니다.

전쟁의 향수를 지닌 일본 우익의 성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치밀하게 조성한 의도가 엿보입니다.

이에 따라 해마다 4월 29일이면 전국의 우익 세력이 이곳에 모여드는데요, 이 날은 바로 태평양전쟁의 진정한 주범이라 할 수 있는 쇼와시대 히로히토 일왕의 생일입니다.

[순국칠사묘 사무국장 : 올해도 4월 29일에 200여 명 넘게 모여 참배했습니다.]

하지만 한적한 시골 산 정상에 위치한데다 참배 행사도 은밀하게 치르다보니 순국칠사묘는 해외는 물론 일본 국내에도 널리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역사를 왜곡하고 전쟁이 가능한 군사대국으로 나아가려는 아베 정권, A급 전범을 순국열사로 둔갑시키고 있는 이곳은 일본의 뒤틀린 역사인식을 보여주는 현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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