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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미묘한 관계'…양창수 심의위원장 공정성 논란

입력 2020-06-15 18:52 수정 2020-06-16 00:45

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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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다음은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과 관련한 소식 얘기해볼 텐데요. 대검찰청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이재용 부회장의 기소 여부를 판단하기로 한 가운데, 수사심의위원장인 양창수 전 대법관을 놓고 적격성 논란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양 위원장이 최근에 쓴 칼럼도 오늘(15일) 상당히 논란이 커졌죠. 관련 내용, 조익신 반장이 자세히 정리해봤습니다.

[기자]

< 양창수 '공정성' 논란…'회피'도 '기피'도 없다? >

"이번 사건을 심의조차 하지 않는다면 제도에 사형 선고를 내리는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 측이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주장하며 내놓은 논리입니다.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문무일 전 검찰총장이 지난 2018년 도입된 검찰 수사심의위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의 공정성을 지키려고 만든 이 제도가 이렇게 사용될 줄은 아마 문 전 총장도 몰랐을 겁니다.

그리고 자신이 임명한 이분이 문제가 될 줄도 몰랐을 듯합니다. 양창수 수사심의위원장입니다. 수사심의위 개최를 앞두고 삼성과 양 위원장 사이의 미묘한 관계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양 위원장은 삼성의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발행 사건 때 면죄부를 줬던 대법관 가운데 한 명입니다. 사실 어찌 보면 양 위원장 소신에 따른 예고된 판단이었습니다.

[양창수/당시 대법관 후보자 (2008년 9월) : 제가 이해하기로는 법원에서 그런 재판(에버랜드 전환사채 무죄 선고)을 하는 사유로서, 우선 경제 발전의 기여라고 하는 것은 법원이 고려한 여러 가지 사유 중의 하나가 아닐까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최근에는 이런 칼럼까지 냈습니다. '양심과 사죄, 그리고 기업지배권의 승계'란 제목입니다. 양 위원장이 보기에 이재용 부회장의 사과 성명 발표가 마뜩치 않았나 봅니다. 굳이 사과를 할 필요가 있었냐는 주장입니다. 기업주가 원만한 승계를 위한 방도를 미리 마련하고자 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삼성 에버랜드 사건을 예로 들었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이미 무죄로 판단을 했다는 겁니다. 반대 의견이 만만치 않았다는 점이 최종적 판단을 뒤엎지는 못한다고 못까지 박았습니다.

당시 대법관 11명 가운데 6명이 무죄 판단을 내렸습니다. 6명의 이름을 좀 살펴볼까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사법농단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김지형 전 대법관은 현재 삼성그룹 준법감시위원장입니다. 차한성 전 대법관은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 사건을 변호하려다, 전관예우 논란 끝에 사임했습니다. 양 위원장이 말한, 최종적 판단을 내린 분들입니다.

양 위원장은 칼럼에 이런 주장도 내놨습니다. "혹 불법한 방도라고 하더라도, 그 행위의 당사자도 아닌데 거기서 이익을 얻었다는 것으로 자식이 사과를 할 것인가?"라고 말입니다. 혹여 불법을 저질렀더라도 자식은 죄가 없다는 이야기로 들립니다. 전직 대법관의 말씀이니 그러려니 싶기도 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번에 사과를 한 건, 에버랜드 사건 때문이 아닙니다. 최서원 씨 뇌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비상식적 합병, 검찰은 이건희 회장이 아니라 이재용 부회장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김어준/방송인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이게 물타기인 거죠. 마치 이 기사만 읽으면 '아버지 건 때문에 아들이 사과했나?' 이렇게 만드는 거죠.]

[양지열/변호사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그런데 이게 물타기가 아니라요. 사실 법이라는 게, 법 절차라고 하는 게 원래는 그 기술이, 기술이죠, 사실은. 진실이 뭔지, 사실관계가 뭔지를 파헤쳐서 그걸 입증하는 기술인데 근데 이거를 뒤바뀌어 버리면요. 진실이 아니라 자기주장을 사실인 것처럼 바꾸는 데도 쓰일 수 있는 위험한 기술이거든요. 이게 들어가는 거예요, 사실.]

양창수 위원장을 둘러싼 논란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양 위원장의 처남은 삼성계열사인 삼성서울병원 원장입니다. 이재용 부회장과 함께 핵심 피의자 가운데 한 명인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은 고교 동창입니다. 수사심의위 운영지침입니다. "심의대상 사건에 대해 사건 관계인과 친분관계나 이해관계가 있어 심의의 공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회피를 신청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양 위원장이 회피 신청을 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움직임이 없기는 검찰도 마찬가지입니다.

[심상정/정의당 대표 : 검찰이 나서서 양창수 위원장의 기피 신청을 하기 바랍니다. 양창수 위원장 문제가 수사심의위원회를 넘어 대한민국 사법부의 신뢰가 걸린 만큼 검찰이 책임 있는 결단을 내리길 바랍니다.]

검찰개혁 방안인 수사심의위원회, 양 위원장이 끝까지 버티고 검찰도 손을 놓는다면, 정말 수사심의위 제도에 사형 선고가 내려질 수도 있습니다.

< '총알 탈 사나이' 김부겸 고심 속 이낙연 '정면돌파' 시동 >

일격필살, 총알 1발을 장전하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계신 분이 계십니다. 

[김부겸/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2일 / 화면출처: 유튜브 '김부겸TV') : 어떤 신문은 제게 남아있는 탄환이 한 발이기 때문에 어떻게 쏠 거냐를 지금 주목하고 있다, 이렇게 썼던 거 같은데요. 그만큼 제 인생에서는 중요한 선택입니다.]

당권에 도전하느냐, 마느냐 차기 대선도 염두에 둔 상황에서 이 한발에 정치적 생명이 걸렸다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당연히 수읽기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른바 '이낙연 대세론'에 맞서 싸우려면 합종연횡, 연대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손을 맞잡을 수 있을지가 애매합니다. 대선후보들은 전당대회에 나오지 말라는 게 다른 주자들의 목소립니다. 이미 당권 도전을 결심한 이상, 나중에 힘을 합치더라도 각자도생하겠다는 뜻이 읽힙니다.

[홍영표/더불어민주당 의원 (BBS '박경수의 아침저널' / 지난 12일) : 제가 모든 대선 주자들이 우리 정부가 어떻게 성공할 수 있는지 또 차기 정권의 주요한 과제가 무엇이고, 또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이 무엇인지 이런 것을 놓고 정말 치열하게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는 그런 대선 국면을 관리하는 것이 당 대표의 임무이기 때문에 거기에 충실하게 할 생각입니다.]

대세론을 등에 업은 이낙연 의원 측은 실탄이 많아서일까요? 정면돌파를 선택했습니다. 당 대표 임기를 10개월 동안만 수행했던 문재인 대통령을 소환했습니다. 대선 주자가 대선이나 당권 도전을 포기하면서 지켜야 할 원칙이 있느냐며 되려 역공에 나섰습니다. 7개월이든, 2년이든 단합된 힘으로 무엇을 이뤄낼 것인가가 중요하다는 겁니다. 이 의원은 오늘 24일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활동이 마무리되면, 당권 도전을 공식화할 걸로 보입니다.

이 의원이 대선주자로서 본격적인 몸풀기에 들어가면서 장외 인사들도 움직임이 분주해졌습니다. 정세균 국무총리와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지사 등이 어떤 형태로든 전당대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특히 본인은 부인하고 있지만, 당내에 상당한 지지세를 가지고 있는 정 총리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자의든 타의든 오는 2020년, 차기 대선을 향한 초침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양창수 '공정성' 논란…'회피'도 '기피'도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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