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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뼈 한 점씩 나올 때마다…" 미수습자 가족 심층 인터뷰

입력 2017-08-08 21:59 수정 2017-08-08 22:06

정신 분석가 "끝이 벼랑이었다"…수색 종료 '두려운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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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분석가 "끝이 벼랑이었다"…수색 종료 '두려운 9월'

[앵커]

전남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 미수습자 수색이 이르면 다음 달쯤에 모두 끝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현재는 저희 JTBC의 이상엽 기자가 넉 달 넘게 머물고 있는데. 오늘(8일) 한 일을 뭐라고 표현해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미수습자 가족들과 함께 저희 취재진이 나름 의미있는 작업을 했습니다. 그런데 의미있는 작업이라고 말씀드리기에는 그 과정이 사실 좀 쉽지도 않았고, 무엇보다도 미수습자 가족들이 어렵게 이 과정에 함께해주셨는데… 바로 미수습자 가족들의 심리 상태를 전문가와 함께 점검했습니다. 이제 수색이 종료되는 9월 이후에, 과연 이 가족들의 마음은 어떨까 하는 것이죠. 그 전에 다 찾으면 혹시 모르겠습니다마는, 만일 또 그렇지 못하다면 그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가… 전문가는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끝이 벼랑이었다"

그 과정을 이상엽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전남 목포신항 한켠에 마련된 미수습자 가족들의 컨테이너입니다.

전문가 심리 상담에 나선 가족들 얼굴에는 긴장감이 묻어납니다.

진도에서 3년, 그리고 목포에서 다시 4개월이 흘렀지만 이들의 시간은 아직도 그 날에 멈춰 있습니다.

[허흥환/허다윤 양 아버지 : (다윤이 계속 컸으면 어떤 아이로 자랐을 것 같습니까?) 글쎄요. 제 말은 결혼 안 하고 아빠, 엄마와 산다고 했는데 그런 건 원하지 않고요.]

상담이 한 시간쯤 진행될 무렵 갑자기 배 화물칸에서 유해가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집니다.

[이금희/조은화 양 어머니 : 잠시만요. 여보세요. 네. 아…]

[박은미/허다윤 양 어머니 : 왜요?]

[이금희/조은화 양 어머니 : (화물칸) C-2 구역에서 정강이뼈 하나 또 발견됐대요.]

[잠깐 중단하고…]

[이금희/조은화 양 어머니 : 박사님, 우리가 이래요. 가서 보지는 못하고요. 이렇게 통보를 받는데…]

어머니는 오열하고, 아버지는 망연자실합니다.

[허흥환/허다윤 양 아버지 : 한 사람 한 사람 나올 때마다…찾았다고 좋아하지도 못하고…]

뼈 한 점씩 돌아오는 딸이 아직도 믿기지 않습니다.

[이금희/조은화 양 어머니 : 그 지저분한 냄새 나는 데서…옆에만 가도 막 냄새가 나. 내가 낳은 딸이 정말 이게 사람인가. 처참하다는 말로 표현이 될 수 있을까.]

다시 이어진 상담도 오래가지 못합니다.

[현철이가 제일 잘 먹는 음식은 뭐였습니까.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요. 우셔도 돼요. 우세요. 같이 웁시다.]

[남경원/남현철 군 아버지 : 콩나물 해장국 되게 좋아했어요. 그래서 저 요즘에는 콩나물 해장국 안 먹습니다.]

아직 유해로도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는 5명, 가족들은 수색이 종료되는 9월이 두렵습니다.

[남경원/남현철 군 아버지 : 안 나와도 실망하지 말자. 보내주자. 제 가슴에 담으려고 많이 노력은 하는데요. 그게 쉽지만은 않고…]

상담 결과, 미수습자 가족 7명 중 5명은 우울, 불안, 적대감 등 부정적 감정 수치가 상위 10%에 달했고, 그 중 한 명은 상위 2%에 달할만큼 심각했습니다.

특히 수색이 종료되는 9월 이후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이승욱/정신 분석가 : 어쩌면 그 끝이 저분들에게는 심리적인 벼랑, 절벽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죠. 목표점이 저기라고 해서 쫓아왔는데, 목표점에 와보니 끝이 벼랑이 있는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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