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국회] 친박집회 500만? 1000만?…해도 너무한 '뻥튀기'

입력 2017-03-03 19:14 수정 2017-03-03 19:31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선고가 임박하면서 내일(4일) 주말 촛불집회와 친박단체 집회도 총력전 양상을 보일 걸로 관측됩니다. 특히 친박집회는 지난 삼일절에 "500만 명이 모였다"고 주장하면서 내일은 그 기록을 경신할 거라고 밝혔죠. 글쎄요, 서울시민 절반이 서울광장에 모였다는 건, 깊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수치 자체는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오늘 국회 발제는, 친박집회 문제와 관련해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난주 첫방송이 나간 JTBC 금토드라마 '힘쎈 여자 도봉순'을 본 제 지인이 이런 연락을 해왔습니다. <정치부회의>에 나오는 강지영 씨가 원래 탤런트였냐고 말이죠? 저는 무슨 말인가 했는데, 바로 이 장면 때문이었습니다.

[JTBC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 : 너 우리 회사 기획개발팀 정규직 입사 그리고 네 계획안 개발해볼게. 어때 콜? (어젯밤 자정 경 도봉동 천호사거리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살해당한 여성은 올해 31살의 미혼 여성으로, 두 달 뒤 결혼식을 앞두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는데요.)]

그렇습니다, 저는 지인에게 말했습니다. "JTBC 공채 1기 신인 탤런트인데 워낙 말주변 좋고 외모도 출중해서 아나운서 역할로 정치부회의에 출연시키고 있다"고 말이죠. 도대체 왜 이런 거짓말을? 그렇습니다, 저는 그렇게 해서라도 '열혈 시청자' 한 사람 더 만들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바로 그렇습니다. '친박집회 500만 명'을 주장하는 박사모 집행부 심리도 이와 비슷할 거라 생각합니다. 어떻게든 집회에 한 사람이라도 더 불러내기 위해서, 촛불집회와 세싸움에서 이겨내기 위해서,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아냐, 아냐, 이건 선의의 거짓말이야. 하늘도 이해해주실 거야'하는, 그 심리 말이죠.

지금 이 순간까지 '탤런트 강지영'으로 알고 있을 제 지인께 심심한 사과 말씀드리면서 '친박집회 500만'의 허구를 짚어드리겠습니다. 제가 그저 '노르웨이, 아일랜드 인구가 서울광장에 모였다는 게 말이 되냐'고 해봤자 저보고 '종북 기자'라고 하실까봐 과학적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서울지하철이 지난 삼일절, 첫차부터 막차 운행 때까지, 광화문광장, 서울광장 인근 지하철역 10곳에서 하차한 시민 숫자 다 따져봤더니 33만 9914명이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지하철 수송분담률이 40% 정도임을 감안해서, 걸어서 온 시민들, 다른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든, 다 더해보니 삼일절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모두 87만1574명이었다는 겁니다. 이 숫자에는 광화문광장에 모인 촛불집회 참가자들도 포함돼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숫자는 더욱 쪼그라들 수밖에 없습니다.

사정이 이럴진대 '기록 경신에만 몰두하는' 박사모의 내일 집회 광고 포스터를 보면 '천만민심'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내일 집회가 끝나고나면 대한민국 인구 5분의 1이 서울광장에 모였다는 이적과 기사를 경험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친박단체에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숫자 경쟁말고 품위 경쟁에 나서주십시오. 지난달 26일 충북 청주 상당공원에서 열린 친박집회에선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김학철/충북도의원 (지난달 26일/자료출처 : 충북인뉴스) : 광우병보다 더한 광견병이 떠돌고 있습니다. 어디에? 대한민국 국회에, 대한민국 언론에, 대한민국 법조계에 이 OO 광견병들이 떠돌고 있습니다. 개가 사람을 물면 어떻게 해야 됩니까? 애완견은 달래줘야 되겠지만, 사람에 위해를 가하는 OO개들은 사살해야 됩니다.]

이 어마어마한 얘기를 한 이 분, 바로 자유한국당 충북도의원이었습니다. 국회의원이 광견이면, 그런 사람들을 국회로 보낸 시민들은 무엇이며, 그런 국회의원에게 공천받아 도의원 배지를 단 본인은 뭐란 말입니까.

오늘 국회 기사 제목은요 < 친박집회 500만? 1000만? 해도 해도 너무한 뻥튀기 > 이렇게 정했습니다.

관련기사

탄핵찬반 5:5 됐다? 청와대 여론전에 숨은 의도는… 청와대, "3.1절 친박집회, 여론 변곡점 됐을 것" 자화자찬 [단독] 3·1 행사 '자원봉사' 참여한 중고생에 "촛불 잡자" 연설 헌재·특검 대놓고 겨냥…도 넘은 협박에도 경찰은 '뒷짐'? 서울광장 친박텐트 강제 철거 예고…"세월호와 다르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