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이낙연 '개혁 시리즈'에 추미애 "이제 와 면피쇼" 비판

입력 2021-08-25 18:32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누가 진정한 개혁의 기수냐!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사이에 '선명성' 경쟁이 불붙었습니다. 이 전 대표가 검찰개혁을 비롯해 '개혁시리즈'를 내놓자, 추 전 장관이 비판에 나선 겁니다. 그리고 어제(24일) 부산대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 씨의 입학 취소를 결정했죠. 정치권에선 그 후폭풍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관련 내용, 조익신 멘토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 이낙연 "검찰개혁" vs 추미애 "이제 와서?"…개혁 선명성 '추낙대전'

윤석열 대 이재명. 양자구도가 다시 굳어지는 모양새입니다. 한달 전까지만해도 '3강 체제'였죠? 양강 주자들은 나란히 상승한 반면,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하락세가 컸습니다.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이유 '네거티브 전략' 때문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김종민/더불어민주당 의원 (JTBC '썰전라이브' / 지난 23일) : 이낙연 후보가 한 40% 이상까지 지지를 받았던 후보라 뭔가 다시 '어 맞아. 이낙연 저 사람 맞아. 괜찮은 사람이었어' 이런 거를 보여줄 계기를 잡아야 이 경선판을 흔들 수가 있거든요. 지금 이 네거티브는 그게 안 됩니다. 거기로 가면 그냥 '내가 알던 이낙연은 아닌데'. 그러면 안 모여요.]

여기에 답답한 말투도 한몫했습니다. 도대체 뭘 주장하는지 알 수가 없다는 겁니다.

[김종민/더불어민주당 의원 (JTBC '썰전라이브' / 지난 23일) : 근데 이 양반이 당대표를 하다 보니까 당대표를 하고, 이제 40% 하고 하니까 부자 몸조심 하면서 괜히 말 잘못하면 혹시 공격받을 수 있다. 그러다 보니까 말을 돌리기 시작하면서 '무슨 말인지가 분명치가 않다']

고심 끝에 이낙연 캠프가 꺼내든 카드. 바로 '개혁시리즈'입니다. 이낙연 TV를 통해 개혁 이미지를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는데요. '민주주의 4.0' 소속 친문 의원들과 손을 잡았습니다.

[신동근/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23일 / 화면출처: 유튜브 '이낙연TV') : 기본소득과 보편복지는 완전히 다른 길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현재 우리 같은 의원들조차도 여기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이 별로 없습니다. 어떤 기본소득을 주장하는 분이 대통령이 되시면 그걸 자기 정책으로 하겠다 그러면 대혼란이 올 수 있는 부분이 있는 거거든요.]

[김종민/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18일 / 화면출처: 유튜브 '이낙연TV') : 추미애 장관이 그렇게 외롭게 검찰개혁하고 윤석열하고 윤석열의 몽니나 저항 때문에 얼마나 어려웠습니까. 이낙연 대표님이 저를 불러다가 추 장관이 저렇게 혼자 있는데 당신이 시간 나는 대로 가서 만나거나 전화해가지고 추 장관 흔들리지 않게 해라. 당신이 그걸 전담해라.]

이 전 대표는 특히 검찰개혁 이슈 잡기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요. 오늘은 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을 직접 찾아갔습니다.

[이낙연/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 검찰개혁특위를 다시 구성하는 게 좋겠다 원내대표께 말씀을 드렸고, 원내대표는 검찰개혁특위는 원내 사안이 아니라 당의 문제이기 때문에 당대표께 전달하겠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개혁주의자 이낙연'. 뭔가 낯선 조합이긴 합니다. 특히 이 전 대표가 당 대표시절, 검찰개혁에 미온적이었다며 비개혁주의자다! 공세를 펼쳐왔죠.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에겐 더더욱 그렇습니다.

[추미애/전 법무부 장관 (지난 23일 / 화면출처: 유튜브 '추미애TV') : 검찰개혁도 마치 이낙연 후보가 공약 가로채듯이 해가지고 자신이 앞장서겠다. 대통령 되면 그러는데, 대통령 할 일이 아니에요. 그냥 국회에서 지금이라도 하면 돼요.]

'개혁'하면 추미애! 특히 자신의 전매특허인 '검찰개혁'에 숟가락을 얹었다, 생각한 듯 싶습니다. 더욱이 두 사람. 혹시 모를 결선투표를 염두에 두고 치열한 2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사이기도 하죠? 한껏, 공격 수위를 높였는데요. 이 전 대표를 직접 네거티브하긴 좀 부담스러웠나 봅니다. 이 전 대표를 옹위하고 나선 김종민 의원을 저격했습니다.

[추미애/전 법무부 장관 (지난 21일 / 화면출처: 유튜브 '추미애TV') : 이 친구가 이제 김종민 의원을 찾아가서 '장관을 상대로 내가 항명한 건 아니니까 제가 그 사표 안 냈던 걸로 해주십시오'라고 해서 김종민 의원이 나한테 부탁한 게 그런 거였어요. '아 장관님 그거 좀 잘 봐줄 수 없나요' 그 개혁해야 되는 와중에…]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 꼴이라고 할까요? 김종민 의원. 한마디로 억울하다는 입장인데요. 당시 법조계에 돌던 이야기를 전해준 것 뿐이라며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김종민/더불어민주당 의원 (음성대역) : 검찰개혁 전장에서 온갖 상처를 받으면서도 물러서지 않았던 김종민에게 적폐검사 인사 청탁이라는 누명을 씌우는 게 정치적으로나 인간적으로나 할 일입니까?]

누가 진짜 개혁주의자냐를 놓고 벌어진 '추낙대전'. 빼앗으려는 자와 지키려는 자의 싸움으로도 보입니다. 그런데, 이 전 대표의 이 '좌향좌'.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최근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이 크게 하락한 이유 가운데 하나. 보수층의 지지 철회 때문이란 분석인데요. 이른바 '엄근진' 이미지로 쌓아올린 보수 지지층 대신 강성 지지층에 한발 더 다가가 구애를 시작한 이 전 대표. 과연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입니다.

■ 부산대 "조민 입학 취소" 후폭풍…교육부·청와대까지 '불똥'

"아비로서 고통스럽다" 부산대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 씨의 입학을 취소했죠? 조 전 장관이 밝힌 심정입니다. 민주당 대선 주자들도 하나둘 입장을 밝혔는데요. "한 청년의 삶을 무너뜨렸다", "안타깝고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이다", 조 전 장관의 옆에 섰습니다. 다만, 침묵을 지킨 분도 있긴 합니다.

조 전 장관. 아비로서 가만히 있을 순 없었나 봅니다. 본인의 주특기죠? SNS를 통해 '구명 활동'에 나섰는데요. 특히 부산대가 밝힌, 딸 조민 씨의 우수한 성적을 강조했습니다.

[박홍원/부산대학교 교육부총장 (어제) : 조민 학생이 1차 서류통과자 30명 중 서류평가에서는 19위를 하였고요. 전적 대학의 성적이 3위였고 공인영어성적이 4위였습니다. 그래서 조민 학생이 서류를 통과한 것은 전적으로 허위 스펙을 이용한 서류평가에서라기보다는 전적 학교의 대학 성적과 공인영어성적이 크게 좌우한 걸로 이렇게 보여집니다.]

방송인 김어준 씨도 지원사격에 나섰는데요. 조민 씨 때문에 다른 학생이 탈락한 것도 아니지 않느냐,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김어준/방송인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서류평가에서 전적 대학 성적이 3위, 공인 영어성적이 4위였고 그래서 다른 학생이 불이익을 받고 탈락한 것은 아니지만, 자소서에 표창장 내용은 인용되지 않아 평가대상이 아니었고…]

부산대는 일단 이 부분에 대해선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는 않았는데요.

[박홍원/부산대학교 교육부총장 (어제) : (조민 씨 합격으로 인해서 당시에 탈락했던 사람에 대한 부분은 어떻게 조치하게 되는지) 그건 저희들의 고려 사항이 아니고요. 조민 씨 때문에 탈락했다라는 그런 근거도 아직은 없습니다.]

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이번 입학 취소 결정의 근거가 됐죠? 정경심 교수의 1심 재판부는 "조민의 최종 점수와 최종 합격을 하지 못한 16등의 점수 차이는 1.16점에 불과하다"며 "동양대 총장 표창장 수상경력이 없었다면, 조민은 부산대 의전원에 합격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습니다. 2심 재판부 역시 "만약 피고인(정경심)의 범행이 없었더라면 합격할 수도 있었던 다른 지원자는 탈락하게 되어 그 사람에게 막대한 피해를 가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당장, 이런 지적이 나오는 이유기도 합니다.

[성일종/국민의힘 의원 (JTBC '썰전라이브' / 어제) : 조민이 합격의 기회를 가져가지고 그 기회를 놓친 차점자들이나 이분들한테는 그분들 또한 그 기회를 뺏겨서 인생이 어떤 시련을 겪고 있을지 모르겠는데 그분들의 고통은 조국이 겪고 있는 그 고통보다 더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애초에 조민 씨의 성적은 부차적인 문제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번 입학 취소 결정의 본질. 여기에 있죠?

[박홍원/부산대학교 교육부총장 (어제) : 당시 신입생 모집요강 중 지원자 유의사항에는 제출 서류의 기재 사항이 사실과 다른 경우 불합격 처리를 하게 되어 있습니다.]

허위 자료를 제출할 경우, 성적과 관계없이 불합격입니다. 흔히 '조적조'라는 말이있죠? 조 전 장관의 과거 이 발언도 소환됐습니다.

[조국/당시 서울대 교수 (CBS '김현정의 뉴스쇼' / 2013년 10월) : 수능시험에 스마트폰을 학생들이 반드시 시험 치기 전에 반납을 해야 됩니다. 가지고 있다가 카톡이나 문자로 서로 '1번 문제가 뭐니' 물어봅니다. 그쪽에서는 '답이 이런데' 한 문제를 서로 교환했습니다. 들켰어요. 주장하기를 이런 행동이 내 시험 결과에 100문제 중에서 한 문제 내가 했는데 왜 문제냐고 항변하는 꼴입니다.]

스마트폰, 가지고 들어간 것만으로도 바로 '0점' 처리입니다. 평소에 내신성적이 아무리 좋았다고 해도 말입니다.

조 전 장관, SNS에서 좋아요!도 열심히 눌렀는데요. 보건복지부 여준성 정책보좌관의 글을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여 정책관은 지난해 8월 가짜 스펙을 만들어, 아들을 의전원에 합격시켰다가 적발된 한 교수의 사례를 거론해는데요. 해당 교수는 2심에서 실형을 받았지만, 해당 의전원은 입학취소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당사자는 지금 의사로 활동하고 있다! 소개를 했습니다. "조민씨 경우처럼 의사시험에 합격한 뒤, 의전원 입학이 취소되는 경우는 처음"이라는 겁니다.

'가짜 스펙' 논란에도 의사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으니, 조민 씨도 봐줘야 한다는 걸까요?

[여한솔/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 (지난 23일) :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던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 내용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권력자의 힘을 빌리지 않고, 받지도 않은 표창장을 받은 것처럼 위조하지 않으며, 자신의 힘과 능력으로 합격하는 것, 그게 바로 공정이며 정의입니다.]

당장 야권에선 조 전 장관에게 SNS를 끊고, 자중하라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원희룡/전 제주지사 (YTN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어제) : 조만 대장경, 이슈 때마다 다 나와가지고 국민들의 상식과 공정을 전면으로 거스르는 발언을 계속 하고 있기 때문에. 국아. 우리 친구 조국아 권력에서 좀 깨어나라.]

하지만, 논란은 더 확산되는 모양새입니다. 불똥이 교육부와 청와대까지 튀었는데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이번 사태의 책임은 유은혜 교육부 장관에게 있다고 공개 저격했습니다. 유 장관의 이 발언을 문제삼은 겁니다.

[유은혜/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3월 24일) : 입학 취소 권한을 가진 대학이 학내 입시부정 의혹과 관련한 사실관계를 조사한 후, 일련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 무죄 추정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유 장관이 재보선을 앞두고, 이른바 '조국의 강'을 건너기 위해 조국과 그 가족을 희생양으로 삼았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유 장관이 아니었다면, 정경심 교수의 대법원 판결까지 지켜볼 일이었다는 겁니다. 추 전 장관의 주장. 당장 이런 질문이 따라 붙었습니다. 그럼 정유라씨는요?

[김웅/국민의힘 의원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옛날에 정유라 씨 같은 경우 보면 행정감사만으로 학위를 취소시켰습니다. 그리고 그 행정감사 내용 보면, 결석이 많고 대회를 세 번까지 갈 수 있는데 네 번 나갔다…]

와대에는 조민 씨의 입학 취소 결정을 반대한다는 국민청원이 올라왔습니다. 청원 동의가 20만명을 넘으면, 청와대가 직접 답변을 해야 하는데요. 청와대는 "좀 더 구체적인 상황이 파악되면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었죠? 지금 청원 동의 속도라면, 어쩔 수 없이 마이크 앞에 서야할 듯싶습니다.

일부 조 전 장관 지지자들은 왜 조민 씨만 문제 삼느냐며 똑같은 잣대로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 의견도 내놓고 있는데요. 공정을 세우기 위해 필요하다면 해야겠죠? 이미 야당에서도 제안했던 내용입니다.

[오신환/당시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2019년 10월) : 전국 의학·법학전문대학원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서라도 조국 사태와 유사한 입시 부정 사례가 없었는지 다시 한번 확인해야 합니다. 서민 자제들에게는 실낱같은 희망에 다름 아닌 마지막 기회의 사다리마저 꺾는다면 우리 사회는 계급사회로 진입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조민 씨. 이미 성인이죠. 어느 정도 각오는 하고 있는 듯도 싶습니다. 오늘의 톡 쏘는 한마디, 조씨의 말로 대신합니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