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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총리 성주 군민 거센 반발로 '사드 배치' 설명회 중단

입력 2016-07-15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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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총리 성주 군민 거센 반발로 '사드 배치' 설명회 중단


황교안 국무총리가 15일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체계가 배치될 예정인 경북 성주를 찾아 주민 설득에 나섰지만 욕설과 물병 세례 등을 받아야 했다. 이같은 거센 반발에 황 총리 설명회는 중단됐다. 주민들의 분노가 좀체 가라앉지 않고 있는 것이다.

황 총리는 이날 오전 10시56분 경북 성주군청에서 열린 주민설명회를 찾아 "엊그제 사드 배치 발표를 들으셨을 때 여러분께서 예측하지 못한 발표를 듣고 얼마나 놀라셨을지 정말 안타까운 마음으로 저도 이 자리에 섰다"며 "여러분들에게 미리 말씀드리지 못한 점을 다시 한 번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지금 북한이 하루가 멀다 하고 핵 도발을 하고 있다. 국가의 안위가 어렵고 국민의 생명과 신체가 위태로운 상황에 처해서 국가로서는 이에 대비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황 총리는 "성주는 일제치하에서 독립청원서를 만들어서 파리민국평화회의에 제출한 김창숙 선생님을 비롯한 많은 유공자와 독립운동가, 학자를 배출한 충정의 고장"이라며 "이런 성주가 사드 배치 지역으로 발표된 이후에 지역 주민께서 참으로 많은 우려를 하고 계신 걸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총리로서 무엇보다도 이 지역 주민들의 안전에 대해서 생각하고 고민하고 있다"며 "정부는 주민 여러분께서 지금까지와 같이 아무런 걱정 없이 생업에 종사하실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농작물 안전에 이르기까지 이 부분에 관해서 충분하게 검토하면서 여러분들이 아무런 걱정을 하시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황 총리는 "어제(14일)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사드 레이더와 아주 비슷한 그린파인 레이더에 대해서 전자파 강도를 검사한 결과 우리 인체보호 기준보다 훨씬 낮은 그런 평가가 나왔다"며 "정부에서는 이 부분에 관해서 정말 10번, 100번 점검하고 살펴서 여러분들 안전에 위협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조금이라도 여러분들의 안전에 문제가 있다면 정부가 이걸 할 수가 없다, 하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성주 군민 여러분 죄송하고 거듭 죄송하다"고 말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도 이날 함께 현장을 찾아 "성주군민 여러분께 미리 설명 드리고 이해와 협조를 구하지 못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며 "그 과정에서 최적의 군사적 효용성을 확보하는 지역이 성주 지역이었다. 사드의 전자파나 기타 문제는 주민의 건강과 안전에 전혀 위해하지 않음을 저희들이 과학적으로 입증하겠다"고 강조다.

이에 대해 단식 농성 중인 김항곤 성주군수는 "너무나도 참담하다. 중앙정부가 지방정부를 상대로 어떻게 한마디 상의도 없이 모든 절차를 무시하고 하루아침에 일방적으로 이런 엄청난 결정을 했는지 저희 군민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왜 정부는 착하디착한 우리 군민을 버리냐. 왜 정부는 우리 성주 군민의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하냐"고 따졌다.

그는 "소통과 협력을 지향하는 정부의 3.0 정책은 어디로 갔단 말이냐"라며 "공황상태에 빠진 우리 군민의 마음을 제발 헤아려서 사드 배치 결정을 당장 철회해주실 것을 강력히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황 총리가 이날 성주를 방문한 건 전날 밤 늦게 결정됐다고 한다. 당초 한 장관이 다음주께 성주를 찾아 주민들을 만날 예정이었으나, 지역 여론이 좋지 않고 사드 배치와 관련한 여러 논란이 괴담 수준으로 번지고 있어, 이를 차단하기 위해 황 총리가 직접 방문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설명회에는 3000여명의 주민이 참가했다. 성주군청 인근에는 사드 배치 결정 철회를 촉구하는 여러 개의 현수막이 곳곳에 내걸렸다. 주민들은 "성주 군민 무시하는 사드 배치 결사반대한다", "국방부는 사드 배치 사죄하라", "성주 군민 다 죽는다. 생존권 보장하라", "억울해서 못 살겠다. 사드 배치 철회하라" 등 구호를 외치며 거세게 항의했다.

황 총리와 한 장관의 발언 중에도 "북한 핑계 대지마라", "물러가라", "사드 배치 결사 반대", "네가 여기 살아라", "책임져라", "입만 열지 말고 행동을 해라" 등 주민들의 항의성 발언이 계속 이어졌다. 주민들의 거센 항의로 황 총리의 발언이 끊겼고, 황 총리가 물병과 계란에 맞기도 했다. 일부 주민들은 황 총리 등에게 가까이 접근하려다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결국 주민설명회는 오전 11시35분께 중단됐다. 주민들의 물병·계란 세례가 심해지면서 황 총리 등은 군청사 안으로 대피한 뒤 미리 준비된 차량으로 서둘러 몸을 피했다. 일부 주민들이 청사 안으로 진입하려다 경호원들과 뒤엉키기도 했다. 황 총리 등이 탑승한 차량은 오후 1시30분까지 2시간 넘게 주민들에게 막혀 움직이지 못했이다. 주민들은 물병과 계란 등을 차량에 던지면서 황 총리가 직접 나와 사드 결정 철회를 약속할 것을 계속 요구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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