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토교통부가 내년까지 4200억원을 투입해 모든 도시·광역철도역에 스크린도어를 설치하겠다고 지난주 밝혔습니다. 안전사고를 막겠다는 건데요. 그런데 문제는 스크린도어로 인한 사고도 적지 않다는 점입니다. 특히 사망 사고는 1-4호선 구간에만 집중됐다고 하는데요, 당연히 원인이 있겠죠.
유선의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전동차와 승객 사이에서 사고를 막는 스크린도어.
하지만 2011년부터 매년 이 스크린도어와 전동차 사이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지난 3일 서울역에서는 80대 여성 승객이, 지난해 8월에는 강남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정비업체 직원이 숨졌습니다.
그 이전에는 이수역과 성수역, 용두역 등에서 사고가 잇따랐습니다.
그런데 사망 사고는 모두 서울메트로가 운영하는 1~4호선에만 집중돼 있습니다.
같은 기간 서울도시철도공사가 운영하는 5~8호선에서는 사망 사고가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단순한 우연일까요? 전문가들은 고장 기록부터 살펴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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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스크린도어 장애 신고 건수는 1~4호선 1만 2천여 건, 5~8호선 2600여건입니다.
서울메트로 측은 단순 오작동 신고 건수가 포함돼 수치가 커졌다며 실제 고장은 훨씬 적고, 현장 승무원이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승무원들의 말은 다릅니다.
[현직 승무원 : 이게 또 고장났나보다. 평상시에 너무 반복적으로 (고장이) 진행되다 보니까 간과하고 떠나면서 사고가 났거든요.]
승무원의 잘못도 있지만 그 전에, 고장이 너무 많았다는 겁니다.
정비업체 직원들은 관리 방식을 지적합니다.
서울도시철도는 전 구간에 자체 개발한 국산 스크린도어를 설치하고 직영 전담팀이 관리합니다.
반면 서울메트로는 구간별로 다른 업체들이 제각각 스크린도어를 설치했고, 관리도 또다른 용역 업체들에게 맡기고 있습니다.
[정비업체 직원 : PSD(스크린도어)가 여기는 OO, 저기는 XX, 저기는 또 뭐. 하청도 폐업하고 수시로 바뀌니까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막 들어와 있고.]
서울메트로가 2014년 스크린도어 관련 용역에 지출한 비용은 84억여 원, 부품·자재 비용만 서울도시철도의 3배가 넘는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서울메트로는 지난해 8월 강남역 사고 직후 안전 업무를 직영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도 감감 무소식입니다.
그 사이 부산과 대구 스크린도어 사업에도 안전성 문제가 제기됐지만, 국토부는 그대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국토부 관계자 : 안 그래도 좀 늦어졌거든요. 저희가 검토할 건 없고요, 안전 지적 나온 건 내부적인 문제니까.]
전문가들은 스크린도어 전면 설치를 서두르지 말고, 국제 안전무결성기준 적용 등 표준화 방안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