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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컨테이너로 쫓겨난 인천 해군 장병들, 왜?

입력 2014-11-20 21:09 수정 2014-11-20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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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신후 기자의 밀착카메라 순서입니다. 북방한계선(NLL)수호와 서해 주변 섬들의 방어 임무는 해군 인천방어사령부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막중한 역할을 하는 이곳이 인천시와 부대 이전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으면서 애꿎은 장병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합니다.

어떤 사연이 있는지 오늘(20일) 밀착카메라는 인천방어사령부 장병들의 논란이 되고 있는 내무실을 언론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기자]

해군장병들이 방금 훈련을 마치고 부대로 복귀하고 있습니다.

차가운 바닷바람에 맞서 고된 훈련을 마쳤지만, 돌아가는 발길이 가볍지만은 않습니다.

열악한 시설 때문에 휴식을 제대로 취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어느 정도인지, 따라가 보겠습니다.

인천 중구 연안부두에 자리 잡은 인천해역방어사령부.

장병들이 향한 곳은 가건물입니다.

장병들이 들어간 생활관입니다.

컨테이너로 돼 있는데요. 안을 보겠습니다.

보통 10여 명이 생활하는 곳인데 지금 5명밖에 없는데도 비좁아 보입니다.

복도를 보시면 한 사람이 지나가기에도 버겁습니다.

여기서 잠을 자는데요. 매트리스를 펴보니 다 담아내지를 못합니다.

길이가 얼마나 될까요. 170m가 조금 넘습니다.

여기서 생활하는 장병이 직접 누워볼까요? 키가 180cm 정도 되는데, 다리가 삐져나옵니다.

하지만 불편함보다 더 큰 문제가 있는데요. 바로 장병들의 안전에 관한 것입니다.

이게 바로 샌드위치 패널인데요. 며칠 전 담양 펜션 화재 사고에서 나왔던 문제의 건축 자재입니다.

샌드위치 패널은 화재에 취약해 많은 인명 피해를 냈습니다.

이런 가건물에서 200여 명의 장병이 10개월 넘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인방사 이전문제로 인천시와 국방부가 5년간 갈등을 빚으면서 그 불똥이 장병들에게 튄 겁니다.

2009년 10월 개통한 인천대교가 북한의 도발 등으로 폭격을 당할 경우 교량 잔해가 인방사 함정의 항로를 막아 출동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지적에 따라 부대 이전 논의는 시작됐습니다.

국방부는 인방사를 시설투자 제한구역으로 정해 새로 건물을 짓거나 보수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화재 위험뿐만 아닙니다, 조그만 충격에도 지붕이 이렇게 흔들립니다.

강풍에도 취약하기 때문에 보시는 것처럼 건물을 밧줄과 타이어로 꽁꽁 묶어 놨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지붕도 녹이 슬어 있습니다. 비가 오면 물이 샐 수도 있습니다.

[임용구/해군인천해역방어사령부 작전참모 : 기지이전이 계속 지체된다면 그 피해는 노후된 시설 속에서 근무하고 있는 인방사 장병들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일반 육상 근무자들의 생활관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배에 마련된 숙식처보다 열악합니다.

생활관 문제만 있는 건 아닙니다.

고가의 앵커와 함정 고정작업에 필요한 체인을 보관할 장소도 마땅치 않습니다.

이 체인은 페인트를 금방 칠해서 반질반질하지만 관리를 안 해주면 해풍 때문에 금방 녹이 습니다.

2009년 인천시와 국방부는 이전부지와 현 부지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이전에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현 부지의 시가는 대략 1200억 원, 이전 후보지 중 하나인 송도로 갈 경우 4000억 원, 무의도는 6000억 정도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천시 관계자 : (현부지와 이전부지 시가가)워낙 차이가 많이나고요…인천시 재정도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두세 배 부담할 여력은 어렵습니다.]

지금 저쪽으로 보시는 곳이 인방사 후보지 가운데 하나인 송도 부지입니다.

하지만 인천시와 국방부가 타협점을 찾지 못해 아직 공사도 시작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해군 장병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가건물 생활이 언제 끝날지 미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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