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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의 이야기책…무기한 동면 들어가는 '샘터'

입력 2019-10-22 21:32 수정 2019-10-25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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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 보시는 이 잡지는 지하철이나 병원 대기실에서 또 군대 내무반에서 한 번쯤 들춰본 적 있으실 것입니다. 이 작은 책에는 수험생의 낙방기나 회사원의 푸념은 물론 내로라하는 문인들의 짧은 수필까지 모두 담겼지요. 이웃들의 소박한 이야기는 웃음을 주고 때로는 위로를 주기도 했습니다. 그랬던 이 샘터가 올해 12월까지만 나오고 무기한 휴간에 들어갑니다.

김나한 기자입니다.

[기자]

손에 쥐기도 주머니에 넣기도 어렵지 않은 작고 얇은 잡지.

흔들리는 차 안에서도, 사무실에서도, 농촌에서도, 공장에서도, 읽히는 마음의 벗이었습니다.

소박한 책 안에는 풍성한 이야깃거리가 실렸습니다.

세상을 떠난 법정 스님은 20년 가까이 인연을 맺었고, 이해인 수녀는 지금까지도 글을 보내왔습니다.

유작으로 남은 장영희 교수의 따뜻한 글, 소설가 최인호의 연작소설도 샘터를 빼고 얘기하기 어렵습니다.

내로라하는 문인들의 글만 샘터를 채운 것은 아닙니다.

출산한 언니에 대한 사랑, 외국 생활의 추억같이 소소한 일상을 털어놓는 평범한 사람들도 샘터에서는 작가가 됐습니다.

1970년 4월에 첫발을 떼 내년이면 창간 50년이 되는데, 샘터는 올해 12월까지만 우리 곁을 찾아옵니다.

내년부터는 기약 없는 휴간에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한때 매달 50만 부가 팔렸지만 이 숫자는 이제 2만 부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경영난으로 서울 대학로에 있던 옛 사옥도 떠났습니다.

휴대폰으로 언제, 어디서든 글을 또 영상을 볼 수 있는 세상.

종이매체가 외면받는 시대의 흐름을 샘터도 이겨내지 못했습니다.

오는 12월,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598번째 샘터는 '올해 잘한 일, 못한 일'이라는 주제 아래 독자들의 참여로 채워집니다.

(영상그래픽 : 박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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