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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힌 현대사' 미군 기지촌…사연 안고 무대 선 할머니들

입력 2017-09-18 08:51 수정 2017-09-18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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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70년대 정부가 대통령 직속기구까지 만들어서 직접 관리했던 미군 기지촌 할머니들이 자신들의 사연을 담아 무대에 섰습니다.

강버들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은희 - 꽃반지 / 그대가 만들어 준 꽃반지 끼고]

72살 김숙자 할머니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립니다.

45년 전 첫사랑 영철과 함께 부르던 노래입니다.

[그대와 둘이서 손 잡고]

영철이는 할머니가 한국 이름을 붙여준 미군, 할머니는 기지촌 여성이었습니다.

[김숙자 할머니 : 영철이가 항상 내 가슴에 있어요]

기지촌 여성들의 사연이 무대에 올랐습니다.

[왜 성병 검진을 제대로 안해서 나오게 만드는 거에요?" / 보건소장 역]

[왜 나 입양 보냈어? (사람들이 '깜둥이' 흉보고…)]

춤추고 노래하며 마음을 달래지만,

[기지촌 여성 : 막힌 게 뚫린 것 같아요]

기지촌 여성 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숙제입니다.

경기도 동두천에 남아 있는 '낙검자 수용소'입니다.

기지촌 여성들은 일주일에 2번 성병 검사를 받아야 했고, 정부는 성병이 나을 때까지 수용소에 가뒀습니다.

[수용소 인근 주민 : 매독(치료 주사) 맞아서 (부작용으로) 병신된 애들도 있고]

당시에도 불법이던 성매매는 기지촌 인근에서만 허용됐는데, 박정희 정부가 만든 대통령 직속 '정화위원회'는 이들을 '미군 위안부'라 부르며 관리했습니다.

'달러벌이'에 이들을 활용했다는 증언도 나옵니다.

[기지촌 여성 : 영업집 주인들이 달러로 예금해야 해]

[기지촌 여성 : 자꾸 세뇌를 시키는 거야. '애국자다, 애국자다'…]

지난 1월 법원은 '미군 위안부'의 존재와 국가의 인권 침해를 처음으로 인정했습니다.

수용소에 감금된 57명에 국가가 배상하라고 선고한 겁니다.

배상에서 제외된 이들은 항소심을 진행 중입니다.

[김숙자 할머니 : (나라가) '9평 짜리 아파트 지어주겠다' '걱정 없이 살게 해 주겠다'…]

(영상디자인 : 이정회·오영관, 영상취재 : 장후원·유규열, 영상편집 : 박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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