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 방명록에 李총리 겨냥, '부패척결' 다짐
"우리나라 꼭대기, 썩은 냄새 진동" 대여 공세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19일 4·19 혁명 55주년을 맞아 '민주주의'와 '부패척결'을 고리로 대여공세를 펼치며 4·29 재보궐 선거에 총력을 기울였다.
문 대표는 이날 경기 성남과 서울 관악을 잇따라 방문해 현 정권의 경제정책을 실패로 규정하는 등 '유능한 경제정당론' 기조를 이어가는 한편 최근 정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성완종 파문'을 고리로 정부와 새누리당을 압박했다.
문 대표는 이날 오전 정부 주최 공식 기념식에 참석치 않고 당 지도부, 20여 명의 의원들과 함께 독자적으로 서울 성북구 국립 4·19 민주묘지를 찾아 희생자 영령의 넋을 위로하고 민주주의 정신 계승을 다짐했다.
이날 정부가 주최한 공식 4·19 기념식에 불참한 채 별도로 참배한 것은 '성완종 리스트'에 핵심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이완구 국무총리를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방명록에 '4·19 정신 되살려 민주주의와 부패척결 해내겠습니다'란 문구를 남긴 것도 이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문대표는 참배를 마친 뒤 성남과 관악을 잇따라 방문해 정환석 후보와 정태호 후보 지원사격에 나섰다. 문 대표는 성남 모란시장에서 후보들과 함께 우비를 입은 채 빗속을 뚫고 유세전을 펼쳤다. "경제를 살리려면 기호 2번을 뽑아달라"며 시종일관 손가락 두 개를 펴 보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문 대표는 유세 도중 한 상인이 경제를 살려줄 것을 당부하자 "새누리당은 부패만 했지 안 된다. (경제 살린다고) 말은 하는데 변화는 없다"면서 "옛날에는 '경제 하면 새누리당'이였는데 이제는 유능한 경제정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대표는 이어 모란시장 사거리에서 열린 정 후보 재보선 출정식에서는 "우리나라 최고 꼭대기에서는 썩은 내가 진동한다"며 "540조원 사내유보금이 있는 재벌 대기업의 돈은 손도 못대면서 서민들 지갑만 털어가는 이런 박근혜 정권, 우리가 확실하게 심판해야 한다"고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이번 부정부패 사건은 개인 차원의 비리가 아니다. 대부분 박근혜 대통령의 경선자금이나 대선자금으로 돈을 주고받은 정권 차원의 비리"라며 "정권의 도덕성과 정당성이 걸려있는 사건"이라고 강조하는가 하면 "새누리당은 부패정당이다. 차떼기 정당의 DNA가 흐르고 있다"고도 했다.
문 대표는 관악 지원유세 도중 기자들과 만나서는 재보선 승리를 확신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재보궐선거는 원래 낮은 투표율 때문에 우리 야당에게는 원래 어렵다. 게다가 또 야권이 분열되기도 해서 지금까지는 저희가 추격하는 양상이었다"면서도 "이번 주 중후반을 거치면서 우리가 거의 따라잡거나 역전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특히 성완종 리스트로 드러난 박근혜정권 실세들의 부정부패 사건에 대해서 심판 분위기가 아주 높아져 있는 상태"라며 "우리가 그동안 역전을 일궈낸 동력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같은날 우윤근 원내대표도 광주 서구을 지역에서 출사표를 던진 조영택 후보의 유세 지원에 나서는 등 재보선에 '올인'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