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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한반도 비핵화' 걸린 한·미 회담…'굿이너프딜' 통할까

입력 2019-04-11 17:35 수정 2019-04-11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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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인 오늘(11일) 한반도 평화시대를 좌우할 주요 일정들도 이어집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밤 미국 대북정책 핵심 참모들을 만나고요. 이어 내일 새벽 트럼프 대통령과 북·미대화 재개의 분수령이 될 한·미 정상회담을 가집니다. 북한에서는 김정은 위원장 집권 2기 출범을 공식화할 최고인민회의가 열리고 있습니다. 오늘 신 반장 발제에서는 외교·안보 소식을 자세하게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출국한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 아침 미국 워싱턴 앤드류스 공군기지에 도착했습니다. 비행시간만 13시간 40분이 걸렸죠. 다행히 비행기에서 내리는 대통령 내외의 표정 밝아 보입니다.

지금은 오후 5시를 조금 넘겼습니다. 워싱턴은 서울보다 13시간이 느리니까 이 시각 현재 11일 새벽 4시를 조금 넘겼을 것입니다. 이제 몇시간 뒤 해가 뜨면, 본격적인 방미 일정이 시작되는데요. 하노이 회담 후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원포인트 방미 일정입니다.

정상회담에 앞서서 백악관과 미 행정부 주요 인사들을 먼저 만납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그리고 펜스 부통령이죠. 세 사람 다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아주 중량감있는 인사들입니다. 온도차는 있지만 모두 '선 비핵화 후 제재완화'를 외치는 강경파로 분류가 되는데 이들 중 가장 센 케릭터, 역시 볼턴 보좌관입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하노이 회담에 볼턴 보좌관이 배석한 것을 확인한 순간 결렬을 직감했다고 말할 정도였죠.

[정세현/전 통일부 장관 (지난달 5일) : 짝도 안 맞게 볼턴이 와서, 끝에 가서 앉아 있는 거 보고 '아, 저게 이제 불 지르러 들어왔구나. 곧 성냥을 그어대겠구먼' 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볼턴 보좌관은) 한반도 문제에 관련해선 매우 재수 없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겉과 속이 같은, 언제나 한결같은 볼턴 보좌관 보다 저는 폼페이오 장관이 조금 더 무섭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합니다. 원래 폼페이오 장관은 셋 중에서 그나마 협상파로 분류돼왔지만, 최근 "자신의 정치적 야심을 이루는데 있어, 북한과 안이한 타협은 도움이 안 될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전직 백악관 인사의 전언까지 있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방미 직전에 한 발언들은 그 온도차가 너무 커 갈피를 잡기 힘들 정도인데요. 미국 상원 세출위 청문회와 외교위 청문회에서 한 이야기 들어보시죠.

[마이크 폼페이오/미 국무장관 (현지시간 지난 9일) : 목표는 완전하고 검증된 한반도의 비핵화와 더욱 큰 평화,
그리고 재래식 위협의 감소입니다.]

[패트릭 리히/미 민주당 상원의원 (현지시간 지난 9일 / 화면출처 : 미 폭스뉴스) : 장관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독재자라 불렀던 것처럼 김정은 위원장도 독재자라 부르겠습니까?]

[마이크 폼페이오/미 국무장관 (현지시간 지난 9일 / 화면출처 : 미 폭스뉴스) : 네. 제가 분명히 그렇게 말한 바 있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미 국무장관 (현지시간 지난 10일 / 음성대역) : 대북제재에 약간의 공간을 남겨 두기를 원합니다. 때때로 특별한 경우가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실질적인 진전을 이뤄내고 그 진전이 목표를 성취하는데 옳은 것이라면, 예를 들어 비자 문제 같은… 그래서 나는 대북제재에 약간의 여지를 남겨 두기를 원합니다.]

이 두 발언 불과 하루 차이로 나왔습니다. 하루는 독재자랬다가, 하루는 제재에 약간의 여지를 두겠다고 하고. 진의 파악 필요해 보입니다만, 일단 오늘 표현 자체만 놓고보면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일부 실행할 경우, 미국도 어느 정도 유연성을 보일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이 됩니다. 또 이 발언이 한·미정상회담 직전에 나왔다는 점을 주목해 봐야 합니다.

문 대통령은 북·미 대화를 재개할 복안으로 이른바 '굿이너프딜'이란 중재안을 들고 트럼프 대통령을 만납니다. 빅딜과 단계적 해법 사이 그 어딘가를 의미하죠. '포괄적 비핵화 합의에 기반을 둔 단계적 보상'을 골자로 해서 중간중간 열매를 미리 맛보게 하는 '연속적 조기 수확'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결국 이것은 제재 완화라는 형태로 나타날 수 밖에 없는데 이것이 폼페이오 장관이 언급한 '약간의 여지'와 맞물릴 수가 있습니다. 즉, 폼페이오 장관,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까지 우리정부의 중재안을 다뤄볼 의사가 있다는 의미인 것입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달 29일) : 나는 김정은 위원장과 아주 좋은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그는 나와 아주 잘 지내는 사람입니다. 우린 서로를 이해합니다. 북한 주민들은 큰 고통과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추가적인 대북제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한·미 정상간의 회담은 우리 시간으로 내일 새벽 1시부터 두 시간 가량 진행됩니다. 부부 환담에 이어 두 정상의 단독 회담이 이뤄지고, 이후 양국의 핵심 참모진이 배석하는 소규모 회담이 진행됩니다. 우리 측에선 정의용 실장과 강경화 장관, 조윤제 주미 대사가 들어가고 미국 측에서는 볼턴 보좌관과 폼페이오 장관 또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가 참석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북한도 중요한 일정이 있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집권 2기 출범을 공식화하는 최고인민회의가 열렸습니다. 여기에서 나온 발언들은 아마 오늘 밤 늦게 또는 내일 전해질 것 같고요. 이에 앞서서 어제 열린 당 중앙위 4차 전원회의에서 김 위원장 발언을 보겠습니다. 키워드는 자력갱생. 이 자력갱생이라는 단어를 27번이나 언급했습니다.

[조선중앙TV : 최근에 진행된 조·미(북·미) 수뇌회담의 기본 취지와 우리 당의 입장에 대하여 밝히시면서 자력갱생의 기치높이 사회주의 건설을 더욱 줄기차게 전진시켜나감으로써 제재로 우리를 굴복시킬 수 있다고 혈안이 되어 오판하는 적대세력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주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하노이 결렬 이후 북·미정상회담을 거론한 것은 처음입니다. 발언에 적대세력이니 타격이니 하는 단어가 있기는 하지만, 미국을 직접적으로 저격하거나, 핵과 관련된 언급은 일절 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의 빅딜요구는 받아들일 수가 없고, 이 가운데 자력갱생을 바탕으로 한 경제노선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입니다. 설령 협상이 길어지더라도 '전략적인 인내'로 밀어붙이겠다는 것이죠.

어제 회의 주목할만한 장면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위상인데요. 지난해 사진을 보시면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국 상무위원이 함께 단상에 올랐지만 올해는 오직 김정은 위원장만 단상위에 올랐습니다. 이 사진을 보고 통일부는 "지난해보다 위상이 더 강화된 측면이 있다"면서 "오늘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김 위원장 직책에 대한 결정도 이뤄질 것으로 보고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 문 대통령, 내일 새벽 '한반도 비핵화' 걸린 한·미 정상회담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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