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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속 치러진 변호사 시험…로스쿨생 '불만'

입력 2016-01-04 11:12

금수저 논란에, 로스쿨생 "억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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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저 논란에, 로스쿨생 "억울하다"

논란 속 치러진 변호사 시험…로스쿨생 '불만'


"법무부의 사시폐지 유예 발표로 공부할 시간만 뺏겼다."

논란속에 치러진 변호사 자격시험 첫날. 상당수 로스쿨 응시생들은 최근 빚어진 사시폐지 유예 발표이후 빚어진 파행 탓으로 시험 준비를 제대로 못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제5회 변호사 시험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고려대 ▲연세대 ▲중앙대 ▲한양대 ▲건국대 ▲충남대 등 전국 6개 대학에서 동시에 시작됐다.

고려대와 연세대 등 시험장 인근에서 직접 만난 수험생들은 두꺼운 법전이나 인쇄물을 들고 시험장을 향하고 있었다. 양 캠퍼스의 응시생은 총 945명이다.

캐리어에 책과 이불을 한가득 들고 입장하는 수험생도 있었다. 응시생들은 후배들이 나눠준 죽을 먹으며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법시험 폐지 유예'에 강한 불만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매년 낮아지면서 수험생들의 표정에는 긴장감이 묻어났다. 특히 응시생들은 법무부의 사법시험 폐지 유예 결정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응시생 이모(27·여)씨는 "졸업생이지만 저도 로스쿨 학생들에게 위임장을 제출하고 의기투합하려고 했다"며 "로스쿨생 사이에서는 결국 사시 폐지도 안 되고 시험도 강행됐다는 점에서 '우리가 진게 아닌가'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전했다.

윤모(30)씨는 "위임장을 제출하고 로스쿨 학생의 공동행동에 참여했다"며 "법조인들끼리 대립하는 상황이 안타깝다"는 심경을 밝혔다.

이어 "이번 시험에서 떨어지면 이제는 현역으로 군대를 가야 한다. 이제는 실력으로 승부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서모(29)씨는 "원래 진심으로 시험을 거부하려 했으나 교수님들 설득으로 이 자리에 오게 됐다"며 "군대를 가야하는 학생들도 있는데, 혼란만 가중되다보니 제 정신으로 공부를 하지 못했다. 다들 스트레스가 막심하다"고 답답해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태에서 치러지는 시험이 공정성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서강대 로스쿨에 재학 중인 장모(여)씨는 "사시폐지 유예를 생각하면 착잡한 심경"이라며 "발표 이후 본교 뿐 아니라 로스쿨 전체에서 반발이 매우 거셌다. 시험이 끝나면 반대 운동에 동참할지 생각해보겠다"고 밝혔다.

◇"로스쿨 제도 하루 빨리 정착돼야" 한 목소리

성균관대 로스쿨에 다니는 이모씨는 "왜 변호사시험 직전에 발표를 해야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한 달 동안 사시폐지 유예 문제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공청회나 토론회같은 여론 수렴 과정을 거친 후에 발표하면 납득하고 수긍할텐데 이건 너무 일방적으로 갑자기 한 통보였다"고 비판했다.

역시 성균관대 로스쿨에 재학중인 박모씨는 "로스쿨을 두고 사다리라든지 금수저라든지 말이 많은데 사실 사시도 배경이 뒷받침돼야 할 수 있는 것"이라며 "2000년대 중반에 사시 준비했는데 당시에도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사시든 로스쿨이든 어느 정도 경제력이 있어야 하는 건데 로스쿨만 매도하는 건 옳지 않다고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강대생 박모(여)씨는 "변호사 시험 자체도 아직 불완전하다"며 "합격률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많은데 보완은 안 해주면서 여기에 사시폐지까지 유예시키는 게 불만"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박씨는 "사시폐지기 유예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이전부터 말이 많았던 문제다. 불만이 있었지만 응시거부 위임장 제출 등은 못했다"며 "반대 움직임이 재학생들 중심으로 이뤄진다. 학교에서 토론회를 하는 등 여러 활동들이 많은데 재시 이상은 참여할 접점도 기회도 많진 않았다"고 말했다.

수험장 앞에서는 로스쿨 학생대표자들은 '사시폐지 유예는 사법개혁 포기다'라고 쓰인 현수막을 교내에 게재하고 손수건을 나눠줬다.

손수건을 나눠주던 성균관대 로스쿨 부회장 류경엽(28)씨는 사시 존치 문제에 대해 "지금과 같은 강제적인 방법이 아니라 대국민적인 합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로스쿨생에 대해 금수저다, 사다리충"이라는 편견과 오해가 있는데 "로스쿨 출신 변호사가 늘어나고 이들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많아질수록 시민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변호사 시험은 4일부터 8일까지 열리며, 6일을 제외한 4일동안 진행된다. 응시 대상자 3115명이 중 2922명이 응시해 취소율은 6.19%를 보여 예고됐던 취소 대란이 일어나지는 않았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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