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같은 시대에, 그것도 서울에서 전화 신호가 안 잡혀 불편을 겪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북위례에 있는 새 아파트에 입주한 주민들입니다. 명절을 앞두고 어른들께 안부 전화하기도 어려운데다가 혹시 응급상황에 닥칠까봐 걱정이라는데요.
무슨 일인지, 서준석 기자가 직접 가봤습니다.
[기자]
바로 옆 핸드폰에 전화를 걸어도 반응이 없습니다.
스피커폰으로 소리를 들어보니 아무런 신호도 가지 않습니다.
전화 신호가 안잡히는 이곳은 서울 송파구 북위례의 한 새 아파트입니다.
아파트 주민들은 지난 8월 입주를 코 앞에 두고 이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아파트 입주민 : '여보세요'는 되지만 상대방 목소리가 안 들리거나 아니면 어~ 이렇게 들리거나. 백신 맞고 크게 안 좋고 하면 119 불러야 하는데…우린 아파도 119 못 불러요.]
추석인데 어른들께 연락을 드리기도 어렵습니다.
[아파트 입주민 : 보이스톡 이런 거 하면 되는데 어른분들은 그것을 어떻게 받는지 모르시더라고요.]
전화 신호가 잡히지 않는 것은 이곳 지상에 중계기가 없기 때문입니다.
현행법상 500세대 미만인 곳에서는 중계기 설치가 의무가 아닙니다.
때문에 시행사인 서울주택도시공사, SH는 390여 세대 뿐인 이 아파트 설계 시점에 중계기를 넣지 않았습니다.
SH는 전화가 안된다는 사실을 완공 전에 알고는 있었지만, 입주민이 직접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입장입니다.
시행사는 현행법상 중계기를 설치할 의무도, 권한도 없다는 겁니다.
입주자들은 직접 나섰지만, 설치 위치 등을 놓고 주민들 간에 갈등이 생겨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신중철/입주예정자협의회 회장 : 국토부에서는 구청의 승인을 받아서 진행해라…근데 이제 구청에서는 (반대) 민원이 계속 접수가 되니 승인을 못 해준다 그러니 국토부에서 답변을 해줘라…]
앞으로 지어지는 신도시 중에서도 500세대 미만 아파트 단지는 비슷한 갈등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