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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위성·슈퍼컴도 '무용지물'…기상청 오보, 이유는?

입력 2017-08-23 09:57 수정 2017-08-23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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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기상청 날씨 예보가 틀려도 너무 많이 틀린다, 이런 생각 많이 했었는데 이유가 다 있었군요. 취재 기자와 함께 한 걸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이수정 기자, 날씨 예보를 보고 하루나 일주일 계획을 세우는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불만이 클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실제로 우리나라 기상청 예보가 많이 틀립니까?

[기자]

네, 선진국에서는 기상 예보의 정확도를 평가하기 위해 '적중률'이라는 개념을 사용합니다.

적중률은 쉽게 말해서, 맑은 날은 빼버리고 비가 왔거나, 비가 온다고 예보한 날만 따져서 평가하는 건데요.

감사원 감사 결과, 지난 5년간 기상청의 비 예보 적중률이 46%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시민들의 불만이 단순한 불만이 아니라, 실제 기상청 예보가 맞는 비율이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쳤던 겁니다.

[앵커]

기상청이 오보를 낼 때마다 위성까지 쏘아 올렸는데 도대체 뭘 하는 거냐, 이런 지적들이 나옵니다. 비싼 돈을 들였는데도 예보가 틀린 이유, 다시 한번 짚어보죠.

[기자]

네, 감사 결과 기상청은 지난 2010년 쏘아 올린 천리안 1호가 관측한 위성 자료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천리안 1호가 보내는 기초 관측 자료를 실제 일기 예보에 활용하려면 수치예보모델이라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에 자료를 입력해야 합니다.

기상청이 운영 중인 수치예보모델은 전지구예보모델, 지역예보모델, 국지예보모델 이렇게 3종류인데요.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기상청은 천리안 1호가 보내주는 자료를 전지구예보모델과 일부 지역예보모델에만 사용하고 있을 뿐, 국지예보모델에는 활용하지 못했습니다.

[앵커]

국지 예보 모델에 천리안 1호가 보내온 자료를 쓰지 못한 건 이유가 뭐죠? 모델별로 차이가 큽니까?

[기자]

네, 모델 별로 예측 범위와 해상도에 차이가 있습니다.

전지구예보모델은 지구를 동서남북 17km 반경으로 나누어 예측 데이터값을 만들어 내는데요, 지역예보모델은 동아시아지역을 12km, 국지예보모델은 한반도와 그 주변을 1.5km 간격으로 예측합니다.

전지구예보모델에서 국지예보모델로 갈수록 우리나라와 직접적으로 관련있고, 세밀한 예보를 할 수 있는 겁니다.

그런데, 천리안 위성이 보내는 기초 자료는 동서남북 반경 100km를 관측한 자료여서 세 가지 모델별로 자료를 맞춰 입력해줘야 하는 기술이 필요한 건데요, 정작 가장 필요한 국지예보모델에 활용할 기술을 개발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겁니다.

[앵커]

그리고 또 하나 문제, 이 수치 예보 모델 자체도 영국에서 들여온 것이라고 하던데,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수치 예보 모델을 개발하는 것은 현재 어떤 상태입니까?

[기자]

네, 우리나라와 영국은 기상 환경 매우 달라서 영국의 수치예보모델을 그대로 쓰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2011년부터 한국형 수치예보모델을 개발해오고 있는데요. 문제는 이 수치예보모델 역시 전지구예보모델만 개발하고 있어서 개발 후에도 동네예보 등을 하기 위해서는 영국수치예보모델을 계속 써야 한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기상청은 작년 말부터 한국형 국지예보모델 개발 팀을 꾸렸고 내년부터는 실제 개발에 들어가서, 한국형 국지예보모델을 빠르면 4년 안에 개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천리안 1호는 결국 제대로 쓰지도 못한 채 올해 수명을 다할 예정이고, 천리안 2호는 내년 5월에야 쏘아올릴 예정인데 이 천리안 2호는 어떻게 운영될 전망입니까?

[기자]

네, 기상청은 발사 예정이 채 1년도 남지 않은 천리안 위성 2호에 탑재될 기상관측 장비에 대해서도 현재까지 관측 자료를 어떻게 활용할지 기술 개발 계획을 내놓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에 대해 기상청은 천리안 2호가 올라 가면, 1호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받게 되고, 수치모델에서 풍부한 자료 조합이 가능할 거라고 본다며 활용 기술 개발은 올해부터 체계적으로 계획을 세워서 진행할 거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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