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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장훈, 대한민국에서 가장 특별한 가수인 이유

입력 2012-06-06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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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장훈, 대한민국에서 가장 특별한 가수인 이유


연평도는 2010년 11월 23일을 잊지 못한다. 이날 북한은 연평도에 100여발의 포격을 가했다. 해병대원 2명이 사망했고, 연평도 주민 2명이 목숨을 잃었다. 수십여명의 군인이 중경상을 입었고 연평도 주민은 한동안 집을 떠나 외지 생활을 했다. 6.25 전쟁 이후 처음으로북한군이 대한민국 민간인 거주지역에 행한 공격이었다. 연평도 주민들은 아직도 이날의 악몽을 생생히 기억한다.

가수 김장훈이 2012년 6월 5일 대학생 자원 봉사단 V 원정대와 연평도를 찾았다. 2011년 6월 연평도 주민을 위로하기 위해 개최한 '평화 음악회' 이후 두 번째. 지난해 공연을 끝내고 선착장을 떠나는 배를 향해 손을 흔든 아이들에게 "내년에도 다시 올게"라고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김장훈은 연평도 내 종합운동장에서 주민 1000여명과 2년 전 아픔을 씻기 위한 마을 잔치를 열었다. 900인분의 바비큐 음식과 술을 준비해 함께 어우러졌다. LG전자에서 공연 전날 직접 협찬 받은 47인치 스마트 3D TV를 노인정에 전달했고, 노래자랑 상품으로 내놓았다. 2010년 11월의 아픔과 상처는 김장훈의 공연으로 치유돼 갔다. 정부도 하기 힘든 일을 '딴따라' 김장훈은 척척해냈다.

▶연평도는 김장훈이 지킨다.

연평도는 이날 '김장훈'으로 하나가 됐다. 5일 연평도 종합운동장에서 연평도 평화지역 선언 프로젝트 '연평아리랑'이란 이름의 축제를 열었다. 시작은 연평도 학생 김규진 군이 열었다. 그는 웅변에서 "아직 연평도 주민은 사격 훈련 소리만 들어도, 헬기 소리만 들어도 불안에 떨고 있다. 하지만 손에 손을 잡고 한 핏줄이 하나가 되는 그 날까지 평화의 함성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 날의 아픔이 생생히 전해졌다.

이어 무대에 오른 김장훈은 "오늘은 여러분을 위해 가수 김장훈이 아닌 트로트 가수 김장훈으로 왔다. 형·삼촌·친구처럼 맘껏 즐기고 싶다"며 분위기를 띄웠다. 주민 15팀의 노래자랑이 이어졌다. 음정·박자는 중요하지 않았다. 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부터, 이장·부녀회장에 다음 달 연평도로 이사 오는 주부까지 총 출동한 무대가 이어졌다. 김장훈은 노래 자랑 틈틈이 무대에 올라 주민과 술잔을 기울이는 등 분위기를 이끌었다. 김장훈과 친분이 있는 MC 용춘브라더스가 사회를 맡았고, 트로트 가수 금잔디도 히트곡 메들리로 분위기를 후끈 달궜다. 김장훈은 마지막 무대에 올라 대형 공연 이상의 감동을 선사했다. '붉은 노을' '난 남자다' 등을 이어 부르며 연평도 주민의 가장 큰 박수를 받았다. 이날 종합운동장을 찾은 주민 최동훈(38)씨는 "이제 2010년 연평도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기억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김장훈만 잊지 않고 연평도를 찾아준다. 연평도 최고의 스타는 조용필, 소녀시대도 아닌 김장훈이다"라고 밝혔다.

▶'독도 지킴이'의 노력은 계속된다.

김장훈은 이날 공연을 위해 세금 납부 연기 신청을 했다. 그는 "현재 내 통장 잔고가 4300만원이다. 세금을 내면 1300만원 남지만 이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 세무서에 납부 연기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공연 후에도 기자를 만나, 금전적인 어려움을 다시 호소했다. 그는 "여러 가지 일을 하다 보니 금전적으로 힘든 것이 사실이다. 가끔은 내게 수천억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최근에는 돈을 벌기 위해 밤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그 일도 사실 내가 먼저 알렸다. 창피하지 않고 당당하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김장훈은 '연평 아리랑'이 끝나기 무섭게 또 하나의 대형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한강 독도 박물관' 건립이 그 것. 그는 "국민이 모은 성금으로 한국의 랜드마크가 될 '한강 독도 박물관'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박물관 건립을 위해 '독도 사단 법인'을 출범할 계획이다. 그는 "성금을 모으기 위해 '독도 사단 법인'이 필요하다. 원래 다른 사람 돈은 10원도 받지 않지만 이번에는 국민들의 도움을 받으려고 한다"고 전했다.

'한강 독도 박물관'이 필요한 이유도 역설했다. 그는 "(한강에 독도 박물관을 지으면) 한강 르네상스가 올 수 있다. 1년이면 1000만명의 외국인이 서울에 방문한다고 하는데, 박물관이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처럼 랜드마크가 될 것이다. 독도 아일랜드·독도 키즈랜드·독도 3D랜드·독도 자료랜드·독도 퍼즐랜드 등 하나씩 숫자를 늘려갈 생각"이라고 전했다.

연평도=엄동진 기자 kjseven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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