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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진단] 더 격렬해진 북·미 '말의 전쟁'…어디까지 가나

입력 2017-08-10 22:33 수정 2017-08-11 01:51

'북한 문제 전문가' 김연철 인제대 교수 인터뷰
김현기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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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문제 전문가' 김연철 인제대 교수 인터뷰
김현기 워싱턴 특파원

[앵커]

브레이크가 없어 보이는 북미 간 긴장 고조 정국은 급기야 트럼프 정부가 김정은 정권의 종말이라는 거친 포화까지 쏟아내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몇 가지의 궁금증이 핵심인 것 같습니다. 우선 북한은 정말 미사일을 쏠까. 그 경우에 미국은 군사행동에 나설 것인가. 세 번째는 그것이 아니라면 갑작스러운 대화 국면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그렇다면 그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역할은 그럼 무엇인가 하는 문제들이죠.

1부에서 저희가 예고를 해드렸는데, 1부에서 워싱턴 쪽의 분위기를 전해줬던 김현기 특파원과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를 연결하겠습니다. 김연철 교수는 북한 문제 전문가이기도 하고 또 역사상 가장 극적이었던 국가 간의 협상을 다룬 책도 얼마 전에 출간한 바가 있습니다. 두 사람을 바로 동시에 연결하도록 하겠습니다.

화면에 지금 두 분이 나와계신데 우선 김현기 특파원, 북한을 향한 미국의 어떤 포문이 전방위적으로 이루어지는 그런 상황입니다. 특히 어제오늘 그렇습니다. 그런데 좀 뭐랄까, 즉흥적이라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는 점이 주목되는군요.

[기자]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거친 발언들의 즉흥성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백악관의 참모진과의 손발이 안 맞는 것도 맞고요. 문제의 '화염과 분노' 발언도 참모들 가운데 그 누구도 대통령이 기자들 앞에서 그런 표현을 할 줄 몰랐다는 겁니다.

실제 트럼프의 발언 뒤 참모들과 각료들이 수습하기 바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즉 북한에 일관된 메시지가 전달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실제 북한에 대한 군사 대응도 이런 트럼프식으로 돌발적, 즉흥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앵커]

즉흥성, 돌발성 이런 것들이 미국 반응의 특징이다… 이렇게 잠깐, 그게 다는 아니겠습니다마는 잠깐 정리를 좀 했는데. 반대로 북한은 뭐랄까요 좀 차근차근 플랜을 이렇게 따져가면서 접근하는 그런 느낌을 줍니다. 그러니까 특히 이제 괌 주변에 미사일 포격을 하겠다는 것도 어제하고 오늘로 넘어가면서 좀 더 구체성을 띠기 시작했고. 그래서 어찌 보면 오히려 미국보다 북한이 더 구체성을 가지고 접근하는 이런 느낌을 주고 있는데 과연 북한이 이런 상황을 통제할 능력이 자신들한테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 부분이 좀 궁금합니다. 김 교수님.

[김연철/인제대 통일학부 교수 : 일단 맥락을 좀 봐야 될 것 같아요. 지금 대체로 괌에 대해서 타격을 한다는 얘기는 미국의 선제타격에 대해서 자기들 나름대로 힘을 과시하겠다, 이런 맥락 속에서 나온 것 같고요. 그 다음에 대체로 보면 이게 여러 가지 여지를 남기고 있는 것도 좀 특징적인 것 같습니다. 일단 비행 궤적이라든가 탄착 지점 자체를 밝힌 것도 이례적이고요. 그다음에 8월 중순까지 어느 정도 여유를 두고 있고. 그 다음에 이 구체적인 계획을 김정은한테 자기들 나름대로 만들어서 보고를 하겠다, 아직 보고 안 했다는 얘기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여러 가지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여지를 남겨둔 건데. 중요한 것은 이게 결국 말 대 말의 싸움이 반복이 되면서 그 문턱까지 와 있다는 거고요. 남은 한 10일 정도로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한미 양국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와 관련돼서 북한의 태도가 결정되지 않겠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위협의 강도를 자기들 나름대로는 점진적으로 단계적으로 높여나가는 것이 특징적이다, 이렇게 보여집니다.]

[앵커]

이에 반해서 지금 트럼프 행정부는 뭐랄까요, 트럼프가 원맨 플레이를 한다, 이런 얘기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현기 특파원. 과거에 왜 부시 행정부에서 보면 이른바 매파하고 비둘기파가 서로 시소를 주거니 받거니 타면 부시는 가운데 앉아서 뭔가 균형추 역할을 하는 그런 느낌을 주었는데, 실제로 그랬고요. 그런데 이건 저희가 1부에서 잠깐 전해 드렸습니다마는, 지금 트럼프는 과연 그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인가. 그게 아니라 거의 혼자서 원맨 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그런 분석이잖아요. 어떻게 봅니까?

[기자]

지금 말하신 대로 부시 정권에서는 체니 부통령과 럼즈펠트 국방장관 그리고 여기에 CIA로 이어지는 매파 라인이 있었습니다.

반대 쪽에는 콜린 파월 국무장관을 중심으로 한 비둘기파가 대립했던 것인데요.

이때는 결국 매파가 득세하면서 북한에 대한 "악의 축" 발언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지금 트럼프 현 정권도 겉으로 보면 당시와 비슷합니다.

펜스 부통령과 폼페오 CIA 국장이 매파로 불리고 있고요. 틸러슨 국무장관이 비둘기파로 분류됩니다.

하지만 큰 차이는 현 트럼프 정권에서 이들 매파, 비둘기파의 목소리는 극히 보조적인 역할, 변방의 목소리에 그치고 있고 실제적으로는 트럼프의 원맨 플레이로 모든 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군통수권자인 트럼프하고 주요 참모진, 특히 국방부 쪽 라인과의 대화 채널은 어떻게 작동하고 있다고 봐야 할까요, 김 교수님?

[김연철/인제대 통일학부 교수 : 대통령이기 때문에 국방부나 또는 CIA를 비롯한 정보부서의 보고서들을 계속해서 보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대체로 지금 우려되고 있는 부분은 미국의 정책 결정 과정 자체가 조금 조율되지 않은 측면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국무부 장관이 나름대로 북한에 대한 대북 정책의 기조를 밝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트위터로 즉흥적이고 감정적인 대응을 한다는 것은 좀 우려할 만한 일인 것 같고요. 국방부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한반도에서의 전쟁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러 번 검토를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트럼프 정부 초기에도 대북정책을 최대의 압박과 관여했을 때 군사적인 해법을 제외했거든요. 그 제외한 이유는 국방부 나름대로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났을 때 여러 가지 피해 결과에 대해서는 충분히 알고 있다, 이런 생각이 들고요. 오히려 군인들은 이게 칼을 뽑으면 피를 본다는 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신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서 강경한 발언들을 하면서 매티스 국방부 장관도 대통령과 다른 얘기를 할 수가 없으니까 거기에 대해서 약간 동조하는 건데요. 분명한 건 미국 국방부도 한반도의 전쟁 가능성과 그 결과에 대해서는 충분히 알고 있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습니다. ]

[앵커]

김현기 특파원도 그렇게 판단을 합니까? 왜냐하면 매티스 같은 경우에 지금 말씀하신 대로 군사적 행동이 일어났을 때 어떤 리스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신중해 왔다고는 하지만, 오늘 김정은 정권 종말 얘기까지 한 걸 보면 뭔가 입장 변화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김 교수님 말씀대로 트럼프에게 반대하기 어려워서 그렇게 얘기를 한 것인지, 어떻게 봐야 됩니까?

[기자]

백악관 권력 구도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가 사실상 유일하게 신뢰를 주고 있는 참모는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입니다.

부시 정권 때와 달리 국방부 장관이지만 대화 노선의 입장에서 트럼프가 궤도를 이탈하지 않도록 주의를 주고 경고를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매티스 장관은 왜 국방장관이면서 온건파로 분류됐냐라고 한다면, 그는 군인이면서 별명이 수도승으로 불리고 중국 철학 그 다음에 군사서적을 탐독하는 등 군인이기 전에 철학자로 불릴 정도의 내공을 갖고 있는 인물입니다.

따라서 전쟁이 몰고 올 리스크와 결과에 대해서 트럼프에 자문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나마 지금 정도 선에서 막고 있다는 것이 백악관 전체의 분위기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오늘 나온 이른바 강경 기조의 발언은 아까 김 교수님 말씀마따나 트럼프의 반대 쪽으로 얘기하기는 좀 어려운 상황 속에서 나온 정도의 발언, 이 정도로 이해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사실 북미가 서로 끝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걸 무력 충돌 상황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데. 그러나 동시에 뭐랄까, 전혀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누구나 배제하지는 않고 있고요. 그런데 그렇다면 만일에 이것이 대화나 협상의 국면으로 돌아설 수 있다면 그 모멘텀은 뭐가 될 거라고 생각을 하십니까, 김 교수님?

[김연철/인제대 통일학부 교수 : 지금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도발과 제재의 악순환에서 어떻게 출구를 마련할 것인가라는 문제인 것 같고요. 지금 사실은 말 대 말에서 주먹 대 주먹으로 넘어가기 직전인데요. 여기서 멈춰야 됩니다. 나름대로의 어떤 대안들을 여러 가지 방도에서 찾아봐야 될 것 같은데요. 일단은 가장 중요하게는 8월 21일부터 하는 한미군사훈련이 일종의 전환점으로 보여집니다. 북한도 그런 것을 의식해서 괌에 타격하는 날짜를 8월 중순으로 얘기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우리가 나름대로 한미 군사훈련이 일종의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도록 적절한 수준에서, 군사훈련이 과거에 보면 좀 과도하게 자극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조정할 필요성이 있을 것 같고요. 더 중요한 건 결국 이 북핵 문제의 해법과 관련된 것입니다. 이 해법을 근본적으로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이런 게 우리의 과제라고 보여집니다. ]

[앵커]

그런데 근본적으로 마련해야 될 해법이라는 게 지금 당장 떠오르지를 않잖아요. 이미 북한은 핵개발에 상당 부분 진척을 이루었고 어제 워싱턴포스트지나 CNN 쪽의 보도도 보면 이미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미국의 언론은. 물론 지금 미국은 공식적으로 그걸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마는, 그래서 관련해서 김현기 특파원한테 질문하죠. 미국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공식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거의 그에 준하는, 그러니까 그런 상황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이른바 플랜B까지도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지금 말하신 대로 공식적으로 여전히 인정을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게 되면 아시아 전체의 핵무장 경쟁 가능성이 급격하게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또 북한이 원하는 것도 파키스탄이나 인도처럼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는 거죠.

따라서 핵보유국 지위를 가지고서 이익을 극대화하겠다는 겁니다.

미국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인 겁니다.

다만 미 정보당국은 아까 말씀하신 대로 북한이 핵보유국 직전 단계에 진입을 했다고 분석은 했지만 인정하는 건 또 별개의 문제입니다.

[앵커]

그러면 핵보유국 직전 단계다, 직전 단계라 하더라도 실제로 그 직전 단계에서 실제로 핵보유국 단계로 넘어가게 되면 아까 말한 대로 모든 것이 바뀌는 상황이 돼버리는데 그건 뭘 예상할 수 있습니까?

[기자]

말씀하신 대로 대북정책 기조를 한 번에 모두 바꾸는 게 쉽지가 않습니다.

사실 미국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많지 않기 때문인데요, 결국. 북한의 생명줄은 결국 중국이 쥐고 있는 것으로 보는 게 맞겠습니다.

김정은 정권이 핵개발을 스스로 포기할 가능성은 없는 상황이고 결국 중국이 어떻게 나오느냐가 관건인 겁니다.

이런 측면에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의 '화염과 분노' 발언도 중국에게 보내는 메시지다, 이렇게 분석을 했습니다.

"선제 공격을 막으려면 북한으로 가는 원유를 막든지 해라" 이런 요구라는 것이죠.

CNN도 "진정한 변화는 중국이 현재 노선을 수정할 때 생길 것"이라면서 "그렇지 않으면 북한 체제가 스스로 붕괴하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보도했습니다.

따라서 미국으로서는 대북전략의 전환이 사실상 힘들다는 걸 인정하는 분석으로 보입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김연철 교수께 질문 드리겠습니다. 한국 정부의 역할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사실 운전석에 앉겠다라는 것이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이기도 했는데 또 신베를린 선언도 있었고요. 그러나 지금 상황을 보면 그 모든 것이 다 어려워 보이기도 합니다. 어떻게 해 나가야 됩니까?

저희 순화동 스튜디오의 상황이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은데, 조금만 좀 기다려볼까요? 제가 기다려봐도 됩니까? 끊겼다고 하는군요. 사실은 중요한 질문이었는데. 그러면 이 얘기는 순화동 현장에서 김연철 교수의 발언을 정리해서 저한테 전해 주시면 제가 그 얘기를 시청자 여러분께 전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김현기 특파원 수고했습니다.

+++

[앵커]

저희가 조금 아까 김연철 교수와 마지막 질문 및 답변을 하다가 끊겨버린 바람에 말씀을 채 못 들었는데 저한테 그래서 현장에 있던 기자가 김 교수님의 발언을 정리해서 보내줬는데요. 마지막 발언의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그러니까 북핵 문제는 사실 관계의 산물이기 때문에 관계를 지금 적대 관계에서 협력 관계로 바꿔야 되는 것이 아니냐. 이것은 물론 문재인 정부가 처음부터 추구해 왔던 바이기는 한데, 다만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라는 얘기를 해 왔습니다.

그러니까 혹시 뭐랄까요. 지금 문재인 정부가 이 상황을, 어제도 그 얘기가 나왔습니다마는, 위기는 아니다라는 얘기를 하는 것으로 보도가 됐는데 위기 국면은 아니다, 그런데 이것을 위기로 인식하는 것이 우선은 중요한 거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북한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데 다만 이 문제는 여러분께서 아시는 것처럼 지난 10년 동안 북한과의 채널이 완전히 끊겨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의도 파악이 그렇게 쉽지는 않아 보이는데요.

김 교수가 제기한 문제는 예를 들어서 쿠바 미사일 위기, 그때 탈출하지 않았습니까, 미국의 입장에서? 그것을 교훈삼아야 되는데 오해, 오판이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상대 의도 파악이 가장 중요한데 정부로서는 어떻게든 채널을 만들어서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려고 하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나 하는 진단을 해 주신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만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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