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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연설서 "미국이 돌아왔다"…동맹관계 복원 강조

입력 2021-02-05 19:35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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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간으로 어제(4일) 국무부 청사를 찾아 연설했습니다. '미국이 돌아왔다'고 강조하면서 "오늘, 내일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에 관여할 것"이라고 했는데요. 전임 트럼프 행정부의 고립주의 외교를 뒤집겠다고 선언한 겁니다. 동맹 관계 복원도 강조했는데요. 관련 소식 윤샘이나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모든 힘을 지배하는 악의 군주 '사우론'의 절대 반지가 깨어나고 세상은 혼란에 빠집니다. 인간의 힘 만으론 부족해 호빗에 엘프, 마법사까지 모두 힘을 똘똘 뭉쳐 이 절대 반지를 파괴하기 위한 동맹, 반지 원정대를 꾸리는데요. 점점 세력을 넓히는 악의 세력과 피할 수 없는 전쟁을 앞둔 반지 원정대 최후의 전쟁을 시작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아라곤 : 제군들의 눈에서 나와 똑같은 공포를 보았다. 인간의 용기가 무너지고 친구를 버리고 동맹이 깨질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게 오늘은 아니다.]

세계의 평화를 위해 절대반지의 존재를 없애야만 하는 임무를 맡은 반지 원정대, 빛나는 반지 앞에서 서로 의심하고 싸우고 오해하길 반복하지만 결국 친구에 대한 믿음과 의리 답은 여기에 있었습니다.

[보물은 우리가 차지할 거야 (우릴 노려요) 아니에요. (나는 그를 안 버려. 같이 가자)]

반지 원정대의 정신적 지주였던 마법사 간달프를 조금 닮은 것도 같은데요. 바이든 미국 대통령, '미국의 귀환, 외교의 귀환'을 선언하며 세계 평화를 위한 원정대, 동맹들과 다시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4일) : 미국이 돌아왔습니다. 미국이 돌아왔어요. 외교가 우리 외교정책의 중심에 다시 서게 된 것입니다. 미국의 동맹은 우리의 가장 큰 자산이며, 외교로 이끄는 것은 동맹국 및 주요 파트너들과 다시 한번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메리카 이즈 백', '미국이 돌아왔다'는 걸 두 번이나 힘주어 말했는데요. 트럼프 행정부 시절 동맹이 '무시와 학대를 통해 위축됐다'고 표현하며 동맹' 국가들과의 관계 회복에도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곧바로 이 말을 실행에 옮겼습니다. 전 세계의 미군 태세를 재검토하겠다며 이 검토를 진행하는 동안 독일 주둔 미군을 재배치하겠단 계획은 중단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4일) : 오스틴 국방장관은 우리의 군사력이 외교 정책과 국가 안보 우선순위에 적절히 부합하도록 우리 군에 대한 글로벌 태세 검토를 이끌 것입니다. 그리고 이 검토가 진행되는 동안 독일로부터 어떤 (미국) 군대의 철수 계획도 중단될 것입니다.]

지난해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독일의 방위비 분담금 지출이 적다는 이유로 주독미군 3만 6000명 가운데 3분의 1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는데요. 5천여 명은 벨기에나 이탈리아 등 다른 유럽국가로 보내고, 6천여 명은 미국으로 복귀시키겠다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밝혔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당시 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해 9월 3일) : 그들은 무역에 있어서, 그리고 우리의 군대를 매우 나쁘게 이용했어요. 그래서 우리는 독일에서 많은 군인들을 철수시켰습니다. 그들은 우리를 제대로 대접해주지 않고 그들이 내야 할 청구서도 내지 않았어요. 연체자예요. 연체자가 뭔지 아세요? 채무불이행이에요. 우리는 그들을 보호해줬는데 그들은 합당한 돈을 내지 않았어요.]

채무불이행이라는 말까지 써가며 "돈 더 내라"고 노골적인 요구를 했던 트럼프. 이렇게 '방위비 인상'과 '미군 철수'를 연계시키고 나오면서 안 그래도 방위비 분담금 협상 장기화 되고 있는 한국에도 똑같은 압박 가해질 수 있단 우려 나왔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에 주독미군 감축을 '일단 정지' 시키면서 주한미군 감축에 대한 우려도 일정 부분 불식시킨 것 아니냐, 이런 분석 나오면서 우리 정부로선 한숨 돌리게 됐죠.

이런 메시지는 즉각 행동으로도 이어졌습니다. 우리 외교부는 오늘 미국 국무부와 방위비 분담금 체결을 위한 화상 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는데요. 지난해 3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회의 이후 11개월 만입니다. 지난해 3월 분담금을 13% 인상하는 방안에 잠정 합의하고도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거부로 최종합의에는 실패했었는데, 바이든 행정부에선 비교적 빠른 시일 내에 협상이 타결될 것이란 희망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어제 국무부 연설 이후 하루 만에 방위비 분담 협정을 위한 회의까지. 물론 미리 준비된 일정이었겠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일하는 스타일. 시원시원 속전속결이라는 걸 어느 정도 알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도 저와 비슷한 분석을 내놨습니다.

백악관에 들어온 지 2주째가 된 바이든 대통령, 기자실에 불쑥 나타나거나 참모들의 방을 깜짝 방문해 정책에 대한 대화를 나누면서 의사결정을 한다는 겁니다.

tv를 보며 시간을 보내거나 밤늦은 시간에 불쑥 트위터를 날리던 전임 트럼프 대통령과는 다른 스타일이라며 에둘러 트럼프를 '디스'한 겁니다.

트위터 계정만 삭제되지 않았어도 이 기사를 향해 '가짜뉴스'라며 한 마디 날렸을 것 같은 트럼프, 트윗을 못 날리니 손이 근질근질 할 것 같은데요. 대신 나흘 앞으로 다가온 미국 상원의 탄핵 심판을 앞두고 불편한 심기 팍팍 드러내고 있습니다. 민주당 측이 지난달 발생한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건에 관해 의회에 나와서 증언해 달라고 하자, 즉각 거부 의사를 날린 건데요. 앞서 민주당 탄핵소추위원단은 상원에 무려 80쪽 분량의 서면을 내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사기를 주장해 지지자들을 광란으로 몰아넣는 등 의회 난입 사태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 바 있죠.

[제이미 래스킨/미국 하원의원 (현지시간 지난 4일) : '도널드 존 트럼프'는 법이 성실하게 집행되도록 해야 할 헌법상 의무를 위반해 미국 정부에 폭력을 선동하는 등 높은 범죄와 경범죄를 저질렀습니다.]

트럼프는 변호인들을 통해 보낸 답장에서 "증언 요구는 국민의 시선을 끌기 위한 홍보용 쇼"라고 반박했습니다. 변호인들은 14장짜리 서면으로 맞서면서 탄핵 심판이 위헌이기 때문에 증언을 하러 나갈 필요조차 없다고 하기도 했죠.

'탄핵은 쇼'라고 주장한 트럼프, 아무래도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이번엔 자신이 무려 32년간 회원으로 몸 담았던 '미국배우조합'을 향해 독설을 퍼부었습니다. 배우조합이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태에 책임을 물어 트럼프의 회원 지위 박탈을 논의하자 "누가 당신들의 그 일에 관심이나 있겠냐"면서 먼저 탈퇴하겠다고 선수 친 건데요.

[트럼프 : 넌 해고야! 해고야 해고…]

잘리기 전에 '안 그래도 나가려고 했다'면서 배우조합 측을 먼저 '해고'한 건데요. 트럼프는 배우조합 측에 보낸 편지에서 "'나홀로 집에2'. '쥬랜더', '어프렌티스', 'SNL' 등등 본인이 출연한 TV쇼와 영화들을 줄줄이 열거하면서 자신의 역할이 매우 자랑스러웠다며 깨알 같은 자기 자랑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영화 '나 홀로 집에 2' : (로비가 어디죠?) 홀을 따라가면 왼편에 있어요]

뉴욕 한복판에 혼자 남겨진 캐빈에게 자상하게 길을 가르쳐주던 호텔 주인아저씨 트럼프, 그때의 친절함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인 것 같죠. 트럼프의 이 서한에 대해 배우조합 측은 "땡큐"라는 짤막한 답변만 내놨다고 합니다.

오늘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바이든, "미국·외교의 귀환" 선언…"탄핵심판은 쇼" 증언 거부한 트럼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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