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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②] SG워너비 이석훈 "온실 속 화초처럼 성장…팀합류 후 독해졌죠"

입력 2016-12-02 10:01 수정 2016-12-02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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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②] SG워너비 이석훈 "온실 속 화초처럼 성장…팀합류 후 독해졌죠"

SG워너비는 2004년 데뷔 후 13년 동안 '노래' 하나로 승부를 봤다.

시간이 흐르면 가수는 잊혀지겠지만, 노래는 남는다. SG워너비는 누구나 한 번 쯤 흥얼거렸을 법한 노래들을 갖고 있다. '노래'로 대중에게 각인이 됐다. 그 결과 SG워너비는 골든디스크에서 3회 연속으로 대상을 받았다. 음원 대상의 최초 수상자이기도 하다. 2005년과 2007년엔 각각 '살다가'와 '아리랑'으로 음반 대상을, 2006년엔 '내사람:Partner For Life'으로 음원 대상을 차지했다.

화려한 이력을 갖고 있던 SG워너비였지만 4년의 공백기 때문에 해체설이 돌기도 했다. SG워너비는 "우리는 해체라는 말을 한 적이 없어요. 입대로 인해 공백기가 길었을 뿐인데 그런 말이 돌아서 난감했죠"라며 해체설에 대해 황당함을 표했다.

SG워너비는 20대 초반에 데뷔해 어느덧 30대 중반을 바라보고 있다. 멤버 교체라는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그들의 우정은 13년 간 SG워너비를 지속하게 만든 원동력이었다. 중간에 SG워너비에 투입 된 이석훈은 SG워너비를 '작은 사회'라고 말했다. "합류 후 너무 어색해서 '가요계에서는 친구가 될 수 없구나'라고 생각했어요. 그때 서운했던 감정들을 제대 후 털어놨는데 멤버들이 이해해줘서 고마웠어요. 더 강해질 수 있었던 계기예요."

앞으로 SG워너비는 12월 10, 11일 양일간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콘서트 갖는다. 서울 공연을 마친 뒤엔 전국 투어를 이어간다. "우리가 가장 잘하는 노래 선보여드릴게요."

- 골든디스크에서 음반과 음원에서 3회연속 대상을 타기도 했죠.
진호 "큰 상이기에 기분이 좋았지만 수상 이후에 기억은 결혼식처럼 찰나같이 지나갔어요. 결혼한 친구 대부분이 그 순간의 기억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사람들이 우리 음악을 사랑해줬다는 사실을 확인한 순간이었지만, 한 편으로 '정말 우리의 상일까' 의심했던 마음도 있었어요."
[취중토크②] SG워너비 이석훈 "온실 속 화초처럼 성장…팀합류 후 독해졌죠"




- 음반과 음원 대상 중 어느 상이 더 마음에 드나요.
진호 "음반과 음원은 모두 음악을 들었다는 행위에서 비롯된 결실이에요. 음반은 아티스트의 시간과 생각을 가치있게 여겨 소중히 간직하고 싶은 마음이고, 음원은 아티스트의 한 곡 자체만으로 들려지는 부분이죠. 한 사람을 옆에 두고 오랜 순간을 나누는 사랑도, 스치는 인연과 나눈 찰나의 사랑도 다 가치가 있듯 음반과 음원도 그렇지 않을까요. 두 개 다 사랑입니다."

- 2016년까지 앨범 판매량이 280만장을 넘었어요. 음반세대의 마지막 주자라는 말도 있어요.
진호 "예전보다 결혼을 추구하지 않는 시대잖아요. 시대와 음악은 닮아있는 것 같아요. 진지함이란 단어는 어느새 진지충 허세충 설명충 등이라고 서로를 낮춰 불러요. 그만큼 진한 앨범을 들을 마음의 여유가 없어졌어요. 정작 힘들 때 찾는 친구는 마음의 이야기를 계산없이 할 수 있는 친구예요. 당시엔 그 진지함을 사랑했던 시절이었기에 '살다가'가 잘 된 것 같아요. 판매량이 아닌 진심의 양으로 마음에 닿을 수 있는 타자가 되고 싶어요."

- SG워너비 '라라라'는 어머니 노래교실에서도 인기곡이에요.
용준 "이야기 많이 들었어요. 덕분에 팬층이 두터워졌죠. 사실 '라라라'를 가이드로 듣고 모험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약간 '뽕끼'가 들어있는데 당시 저와 석훈이는 25세였고, 진호는 23세였어요. 근데 이렇게 사랑 받을 줄 몰랐어요. 어른부터 아이까지 좋아할 수 있는 진짜 대중적인 노래같아요."
진호 "석훈이 형이 처음 SG워너비에 들어와 활동한 곡이라 의미도 깊죠."

- 석훈 씨를 처음 봤을 때 두 분은 마음에 들었나요
진호 "SG워너비 새 멤버 뽑는 오디션 자체에 공을 많이 들였어요. 그래서 석훈이 형 목소리 듣고 너무 좋았어요."
용준 "기억의 조각이 다른 것 같아요.(웃음) 그냥 사장님이 결정해서 통보해주셨고, 나중에 데모를 들었어요. 그렇게 석훈이를 처음 봤죠. 석훈이 챙길 겨를이 없어서 미안했어요."

- 많이 어색했겠어요.
용준 "한 달은 어색했어요. 녹음실에서 만나도 그냥 '왔어요' 라고 인사하는 수준이었으니까요. 차츰 같이 밥 먹고 하다보니 친해졌어요. 사실 채동하 형이 나가기 전이라 더 어색했죠."
석훈 "처음 합류했을 때 원래 분위기가 이런가보다했어요. 환영식도 없었으니까요. '가요계는 친구처럼 안 되는 곳이구나. 내가 적응해야겠다'라고 생각했죠."
[취중토크②] SG워너비 이석훈 "온실 속 화초처럼 성장…팀합류 후 독해졌죠"


- 친해진 후에 이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나요.
용준 "제대하고 딱 한 번 '그때 서운했다'라고 말하더라고요. 근데 충분히 이해해요."
석훈 "SG워너비에 합류하고 성격적으로 독해졌어요.(웃음)"

- 석훈 씨를 힘들게 만든 건 무엇이었나요.
석훈 "철이 없었어요. 엄마와 누나 사이에서 '예쁘다, 예쁘다'를 들으며 온실 속의 화초처럼 자랐어요. 사회라는 곳에 나오니까 많이 힘들었지만, 힘들다고 말하긴 싫었어요. 지금 돌아보니 그런 과정들이 쌓이면서 사람으로 진화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 군대가 오히려 편했어요.(웃음)"

- 근데 해체설도 돌았어요.
용준 "해체한다는 말을 한 적이 없는데 4년 정도 활동을 안해서 들렸던 것 같아요. 입대 전 마지막 콘서트하면서 '제대하고 시간이 걸리겠지만 다시 만나요'라고 이야기 했는데, 그 이후에도 해체설이 돌더라고요.(웃음)"

- '소몰이 창법'에 대해 트라우마가 있나요.
진호 "트라우마가 있긴 했죠. 근데 확실한 건 트라우마가 되기 이전에 국민들이 선택해줬던 목소리예요. 이젠 '소몰이'라는 단어가 귀여워졌어요."

- 그래서 창법을 바꿨나요.
진호 "소몰이 창법을 그리워하더라도 나에게 변화는 자연스러운 일이에요. 예전처럼 웃고 싶어도 웃을 수 없듯 예전처럼 노래를 못 하는 게 사실이고요. 변한 시간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게 지금껏 나를 봐준 사람들에 대한 예의이자 용기죠."

- 예전 곡을 부를 때 '소몰이 창법'을 구사할 것 같아요.
진호 "저도 '소몰이 창법'을 모창할 때가 있어요. 근데 말하는 느낌이 달라졌죠. 좋게 말하면 성숙이고 나쁘게 말하면 순수함이 없어졌어요. 오히려 과거에 노래를 더 잘 했다고 생각해요."

이미현·황지영 기자
사진=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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