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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외적으로 태영호 비난하면서 내부에는 안 알려

입력 2016-08-21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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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영국 주재 태영호 공사 가족의 한국행에 대해 사흘 만인 20일 오후 조선중앙통신 논평으로 "국가자금을 횡령하고 국가기밀을 팔아먹은 범죄자"라고 비난했으나, 21일 오전까지 노동신문과 방송 등 대내 매체에선 일절 보도하지 않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21일자는 '200일 전투' 내용과 청년들에 대한 사상교양에 관한 기사들을 집중적으로 게재했으며, 대남 비난 논평 등도 1개 면을 할애했으나, 전날(20일) 발표한 태영호 공사 관련 조선중앙통신 논평은 보도하지 않았다.

통일부에 따르면, 조선중앙TV와 중앙방송·평양방송 등 방송 매체에서도 21일 오전까지 태영호 공사를 범죄자로 비난하고 우리 정부가 태 공사를 반공화국 모략선전에 이용하려 한다고 비난한 조선중앙통신사 논평을 내보내지 않고 있다.

이에 앞서 북한은 지난 4월 중국의 북한식당 종업원 13명이 집단탈북해 한국에 들어왔을 때, 처음에는 조선중앙통신이나 우리민족끼리 등 대외 선전매체를 통해 "남조선 당국의 유인납치"라고 주장하고 이들의 송환을 요구했었으나, 곧 바로 대내 매체에서도 이를 다뤘었다.

북한은 조선중앙TV 등에 가족들이나 평양시 주민들을 내세워 우리 정부를 비난하고 종업원들의 송환을 요구하는 내용들을 연일 내보냈다. 또한 같은 식당에서 일했던 다른 종업원들을 모아서 외신들을 상대로 인터뷰까지 시키는 등 보다 적극적인 공세를 펼쳤기도 했었다.

그러나 북한이 태 공사의 망명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내부에는 알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이 사건이 알려질 경우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해외 주재원들의 탈북 사례들까지 함께 퍼져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자칫, 주민들의 동요를 일으킬 수 도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북한이 태 공사를 심지어 '미성년자를 강간한 파렴치한 범죄자'로 몰고 가는 것도 앞으로 북한 내부에 알려질 경우 파장을 최소화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시 말해, 만에 하나 내부에 알려져도 태 공사에 대한 주민들의 공분을 일으켜 동요를 막아보려는 것이란 지적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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