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얼마 전 JTBC는 아픈 개들에게 수혈용 혈액을 공급하는 공혈견들의 열악한 사육 실태를 보도해드린 바 있지요. 개들이 잔인하게 이용되는 또 다른 현장이 있습니다. 거액의 판돈이 오가며, 아직도 버젓이 성행하고 있는 투견 도박 현장을 단독으로 입수했습니다.
정제윤 기자입니다.
[기자]
수십 명의 사람들이 비닐하우스에 모여 있습니다.
잠시 뒤 개들이 목덜미를 잡힌 채 끌려옵니다.
개 두 마리가 링 안에서 싸움을 시작합니다.
물고, 뜯기며 5분 넘게 사투를 벌입니다.
[일어나! 일어나!]
먼저 쓰러진 개는 못 일어나고 숨만 헐떡입니다.
더 이상 싸움이 진행되지 않자 개들이 교체됩니다.
판이 바뀔 때마다 도박꾼들 사이에선 지폐들이 오고갑니다.
싸움다가 몸이 뒤집힌 개는 죽기 직전에 이르렀고, 흥분한 견주가 소리칩니다.
[떼어 놔! 떼어놓으라니까!]
판돈은 한번에 많게는 수천 만 원까지 오갑니다.
[과거 투견 도박 참가자 : 500이면 500(만원.) 1000이면 1000(만원.) 이게 출발이에요. 출발.]
투견에는 어떤 개들이 이용되는 걸까.
[박소연 대표/동물보호단체 케어 : 유기견들이 투견에 이용되거나 유기견들이 투견에 스파링 상대로 이용되기도 합니다.]
실제 투견장에 유기견보호센터 소속 직원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유기견보호센터 관계자 : 도박한 사실도 없고, 돈 받으러 한번 갔는데 어디인지 모르겠는데요]
현행법상 투견 도박은 도박죄와 동물학대죄에 해당되지만 단속이 쉽지 않아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정이수/변호사 : 현장을 포착하지 못하면 실제로 추후에 증거를 확보해야 하는데 처벌하기가 상당히 어렵죠. 투견을 목적으로 개를 기르는 행위 자체를 처벌하는 법률은 현재 없습니다.]
투견 도박에 대한 단속과 함께 관련 법률에 대한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