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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무더위에 악취까지 심각…'여름 이중고'

입력 2016-08-11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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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날도 더워서 안그래도 힘든데 각종 악취로 더 큰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주로 축사 주변이나 하수처리시설 인근에 사는 주민들인데요, 오늘(11일) 밀착카메라는 악취를 둘러싼 혼란과 갈등을 취재했습니다.

고석승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용인시 포곡읍은 몇 년째 악취에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전정영/경기 용인시 포곡읍 : 냄새가 정화조 냄새인데 되게 심하게 나요. 창문도 못 열고 밤에도 에어컨 켰다 껐다 하면서 자거든요.]

주민들은 근처 분뇨처리시설과 주변의 축사를 악취의 주범으로 지목합니다.

분뇨처리장 앞에는 '악취 때문에 살기가 힘들다'는 내용의 현수막까지 붙어있는데요. 실제로 냄새가 얼마나 심각한지 안에 들어가서 직접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주민들이 문제 삼는 인근 축사 오물은 밀폐된 공간 안에서 정화 시설을 거칩니다.

하지만 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용인시청은 이 냄새가 심하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이택호 과장/경기 용인시청 하수운영과 : 탈취를 해가지고 배출을 하고 있는 상태고요. 주 냄새는 이 하수장 냄새는 아니다. 그건 제가 장담을 합니다.]

축사 주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김재경 위원장/포곡양돈 현안대책위원회 : 돼지를 기르는 사람 입장에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복합적으로 나는 냄새를 다 돼지 농장 냄새인 양하는 건 요즘에 좀 억울합니다.]

악취 때문에 인접한 지자체들끼리 신경전을 벌이는 일도 있습니다.

경기도 양주시와 동두천시에서는 하천을 경계로 10년 넘게 악취 갈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 동두천시 쪽 하천 주위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양주시 쪽에 위치한 축사의 냄새가 논란이 되기 시작한 겁니다.

[경기 동두천시청 관계자 : 올해 (민원이) 더 심해요. 훨씬 심해요. 작년에 비해서 민원이 엄청 폭주하고 있기 때문에 다 어려운 상황이거든요.]

하천을 따라 나무가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축사에서 나오는 악취를 조금이라도 막아보기 위해서 고육지책으로 심어놓은 건데요. 아직까지 큰 효과는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축사를 이전시키는 것도 예산 등의 문제로 쉽지 않습니다.

[축산 농민 : 여기에 대한 어떤 지원이나 혜택을 주는 부분이 전혀 없어요. 목숨하고 거의 아주 바꾸다시피 한 이 농장에서 내 심정이 아주 속상하죠.]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면서 주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아파트 내 가정 집 한 곳에 직접 들어와봤는데요. 보시는 것처럼 열대야가 심한 상황인데도 창문을 모두 닫아놨습니다. 바로 악취때문인데요.

그렇다보니 에어컨이나 공기 청정기 등을 계속 켜놔야해서 많은 집들이 전기 요금까지 걱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유정준/경기 동두천시 생연동 : 음식물 썩는 냄새라고 그럴까요. 그 냄새가 올라올 정도로 악취가 심합니다.]

악취방지법이 있기는 하지만 공장 등 대규모 사업장 중심으로 만들어져 축사 등에 적용하긴 어렵습니다.

게다가 그나마 기준도 느슨합니다.

[경기 OO시청 관계자 : 악취를 포집하는 기준이 사업장 부지 경계에서 하는 게 있어요. 부지 경계는 바람의 영향도 많고 멀리 날아가는 게 있거든요. 냄새 많이 나는 곳에서 찍어도 기준치를 초과하는 게 거의 드물더라고요.]

일찍부터 악취방지법을 도입한 일본의 경우 국가 공인 냄새판정사를 둬 악취를 관리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바람을 타고 다니는 냄새를 100% 잡아내는 건 불가능할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기에는 주민들의 고통과 갈등이 너무 심각합니다.

명확한 악취 기준과 함께 관련 기관들의 더욱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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