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속 폐달을 밟지 않아도 시속 80㎞ 가까이 속도가 붙는 '급경사 도로'가 부산에 있습니다. 법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는 도로라지만 '마의 도로'로 불릴 정도로 사고가 자주 납니다. 얼마 전에도 여기서 한 레미콘 기사가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는데요.
이 도로, 이대로 괜찮은 건지 구석찬 기자가 직접 운전해 봤습니다.
[기자]
경사로에서 경적을 울리며 내려오는 레미콘 차량, 속도를 줄이지 못한 채 교차로 아래 교각을 들이 받습니다.
운전자 62살 이모 씨는 숨지고 말았습니다.
지난해 3월에도 비슷한 사고가 났습니다.
[아저씨, 문 좀 열어주세요!]
통학버스를 화물차가 그대로 들이받아 중학생 5명이 다쳤습니다.
경사도 9.65도에 이르는 도로의 길이는 930m.
2014년부터 지금까지 난 사고만 30건에 이릅니다.
백양터널에서 시작되는 이 내리막길 구간은 시시때때로 사고가 나는 곳이어서 마의 도로로 불립니다.
실제 얼마나 위험한 지 제가 직접 운전을 하면서 실험해 보겠습니다.
기어를 중립에 놓고 내려가봤습니다.
안전을 생각해 브레이크를 잠깐 밟았지만 20초도 안 돼 78km를 찍습니다.
규정속도 50km를 지키기 위해 결국 급제동했습니다.
운전자들은 이런 상황이 매우 위험하다고 걱정합니다.
무거운 짐을 실은 화물차의 제동 기능이 갑작스레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권용일/화물차 기사 : 많이 밟아야 하는데 열 받아서 파열된다고 봐야죠.]
부산시와 경찰은 제한 속도를 시속 40km로 낮추고 감시카메라를 추가로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중입니다.
(화면제공 : 시청자 이희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