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불판토크]②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 "가장 기억남는 어록은..."

입력 2016-02-25 06:01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기사 이미지


V리그 현대캐피탈의 돌풍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4~5라운드 전승(12연승)의 기세가 6라운드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21일 홈에서 한국전력을 제압하며 2005~2006시즌 이후 10년 만에 팀 최다 15연승 타이기록을 달성했다. 남은 건 우승 뿐이다. 오는 25일 OK저축은행에게 세트스코어 3-0 또는 3-1 승리를 거둘 경우 잔여 경기에 관계없이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현대캐피탈 돌풍의 중심에는 이번 시즌 지휘봉을 잡은 최태웅(40) 감독이 있다. 그는 현대캐피탈의 팀 컬러를 이전과 180도 다르게 바꿔놓았다.

'스피드배구'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앞세워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고 있다.

팀 최다 연승 타이기록을 달성한 21일 '캐슬 오브 스카이워커(현대캐피탈 숙소 )'에서 최 감독을 만나 '스피드배구'의 실체와 감독 첫 시즌에 대한 소감을 들었다.




- 주장 문성민의 변화가 큰 역할을 한 것 같은데.

"문성민이 많이 변했다. 선수들이 후반기 연승을 하면서 자신감을 많이 얻었는데, 중심에 문성민이 있다. 후배들에게 좋은 말을 많이 해주고 팀 분위기를 잘 이끌고 있다. 많이 성숙됐다. 주장으로서 역할을 잘 하고 있다."


기사 이미지


- 세터 노재욱의 성장이 눈에 띈다.

"기존에 가지고 있는 버릇을 많이 바꿨다. 노재욱에게 경기 작전타임 중 '오레올과 문성민에게 공을 주지마'라고 지시한 적이 있다. 토스 분배가 어려울 때 외국인 선수에게 의존하는 것이 길들여져 있더라. 당시 오레올과 문성민에게 주지 않아서 세트를 내줬다. '괜히 이야기를 했나'하며 후회를 많이 했다. 그러나 이후 노재욱의 토스가 더욱 다양해졌다. 위험한 발상일 수 있지만 지금의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창의력이 많이 생겼다. 물론 이후에는 더 이야기하지 않았다(웃음)."


- 현역시절 현대캐피탈은 '배구 빼고 다 잘한다'는 오명을 들었다.

"알고 있다. 원인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결과를 얻지 않았겠나. 분명한 건 최선을 다한 건 맞다. 운이 없었다고 봐야 하나(웃음). 현장과 프런트가 좋은 균형을 이루고 있다. 서로를 믿고 좋은 팀워크를 발휘하면서 이런 결과를 얻었다. 선수끼리 신뢰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현장과 프런트의 신뢰도 매우 중요하다."


- 현역시절 신치용·김호철 감독과 함께 했다. 감독을 하면서 두 분의 지도력에 영향을 받았나.

"두 분에게 영향을 받은 건 분명하다. 내 롤모델이다. 신치용·김호철 감독님의 배구에서 배울 것이 아직 많다. 지도자에 대한 철학이 처음부터 구축된 건 아니다. 나는 감독 경험이 전무하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겪을 수 밖에 없었다. 두루뭉술하게 보이는 걸 하나씩 해결하면서 조금씩 어떤 지도자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부딪혀보면서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생각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었다."


- 연승을 하면서 '최태웅 어록'이 화제가 됐다.

"작전 타임에서 한 말은 준비한 것이 아니다. 선수들과 같이 생활을 하면 바이오리듬을 느낄 수 있다. 그런 리듬의 느낌이랄까. 경기에서 받은 느낌을 즉흥적인 말로 전달한 것이다. 연승을 하면서 상황이 맞아떨어진 것이지 생각을 하면서 멘트를 한 건 아니다(웃음). (가장 기억에 남은 멘트는 무엇인가) OK저축은행전에서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이 너희를 응원하고 있다. 한 번 뒤집어 보자'고 말했다. 그런데 선수들이 역전을 시키더라. 정말 신기했다. 당시 현장 열기가 정말 대단했다. 져서 연패가 끊어져도 후회없이 경기를 했을 것 같다."



현대캐피탈이 15연승에 성공한 날, 안양에서 프로농구 KCC가 16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추승균 KCC 감독은 부임 첫 해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최태웅 감독은 "추승균 감독은 한양대 2년 선배로 잘 아는 사이"라며 웃었다.

기사 이미지


- 25일 OK저축은행 경기를 이기면 정규리그 우승이다.

"욕심이 아닌 부담을 느끼고 있다. 내가 선수들에게 부담을 갖지 말라고 하는데, 내가 더 부담이 돼 죽겠다(웃음). 물론 우승을 하면 좋을 것이다. 표현하지 않으려니까 힘들다."


기사 이미지


- 정규리그를 넘어 더 큰 목표를 이뤄야 하는데.

"향후 스케줄 고민을 시작했다. 잔여 경기에서 주전 선수를 어떻게 기용할 지 고민이다. 만약 우승을 확정짓는다면 2주 정도 시간 있는데, 연습 상대가 마땅치 않다. 우승을 하고 나면 긴장감이 풀린다. 그럴 경우 부상이 올 확률이 높다. 일단 OK저축은행을 이기고 생각해보겠다(웃음)."


천안=유병민 기자
사진제공 =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