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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대결' 오지호 "'취권' 21세기에 먹힐까 걱정"

입력 2016-09-19 13:01 수정 2016-09-19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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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와 멜로에 주력하던 과거에서 벗어나 생애 처음으로 악역을 맡았다. 영화 '대결'(신동엽 감독)을 통해 배우로서 큰 도전을 시도한 오지호(40)는 흥행과 비중을 떠나 작품과 스스로에 대한 가능성을 시험하는데 주안점을 뒀고 최선을 다해 제 몫을 해냈다.

어쩌면 유치할 수 있는 취권이라는 소재가 21세기에 통할까 우려되는 부분도 많지만 후회는 없다. 결혼 후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지면서 과거에는 선택하지 않았을 법한 작품에 눈을 돌린 자신이 꽤 대견스럽기도 하다.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 출연은 악역을 선택하는 것 보다 힘든 결정이었지만 그 속에도 배움은 있다고. 불혹을 넘긴 나이, 할 수만 있다면 영화라는 장르에 올인하고 싶다는 오지호는 지금 새로운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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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도에 취권을 소재로 한 작품이 나올 줄은 몰랐다.

"나도 몰랐다. '이 시점, 이 시대 사람들에게 먹힐까?' 우려를 했던 것도 사실이다. '취권'이라는 영화 자체도 우리 세대들이나 알고 있는 작품이고 무술인데 10대, 20대, 더 나아가서는 30대 초반 관객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싶더라. 선택할 때 고민이 있었다."

-스토리가 유치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나.

"유치하다기 보다는 만화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처음 받았던 시나리오는 신파 느낌이 굉장히 강했다. 그래서 감독에게 '이건 아닌 것 같다'는 의사를 표했고, 현 시대에 맞게끔 수정하면 출연하겠다는 조건을 내걸기도 했다. 완성도는 꽤 좋은 것 같다."

-처음으로 악역을 연기했는데 힘든 점은 없었나.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깊이있는 악역은 의미도, 필요도 없을 것 같더라. 악역의 강도를 4단계로 나눈다면 2단계가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캐릭터 자체도 단순하게 바라봤다. 진짜 아무 생각없이 나쁜 짓을 하는, 그리고 또 당하기도 하는. 계산을 하면 안 될 것 같다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에 마음 가는데로 연기했다. 특별히 힘든 부분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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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가 만족스러운가?

"로맨틱코미디나 기존에 해 왔던 형사 역할이었다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연기와 결과물이 있을텐데 '대결'은 그런 것이 전혀 없다 보니까 시사회를 하는데 내심 떨리고 긴장됐다. 하지만 내가 생각했던 동작들, 연구했던 장면들이 잘 표현된 것 같아 흡족하다. 이 정도면 만족스럽지 않나 싶다."

-일반적인 액션과 다른 무술은 어떤 방식으로 준비했나.

"견자단 영상을 많이 찾아봤다. 기존 액션은 페이크가 강하다. 그게 통하는 작품이 있는데 '대결'은 무조건 진짜 처럼 보여야 했기 때문에 정말 위험한 두 장면 정도를 제외하고는 모두 내가 직접 대역없이 연기했다. 내 주먹과 똑같은 가짜 주먹을 만들어 스피드 높은 장면을 소화하기도 했다. 무술 감독님이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

-확실히 액션 스피드가 남다르더라.

"빈틈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특히 취권과 칼리는 무술 자체의 스피드가 달라 사전에 맞춰야 하는 것들이 많았다. 취권은 흐느적 거리면서 열을 올리는 시간이 필요한 반면 칼리는 순식간에 5~6방을 쳐야 해 합이 중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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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의 위험은 없었나.

"마지막 액션 때 조금 다친 정도? 상대방이 너무 빨리 기술을 쓰거나 내가 빨리 피하는 바람에 잔잔한 부상들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해내야 했던 연기에 비하면 부상이 없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위험에 노출되지는 않았다."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은 무엇인가?

"삭제됐다.(웃음) 원래는 주승(풍호)이가 경찰서에서 나와 바로 나를 찾아오고 옥상에서 흠씬 두들겨 맞은 후 신정근(황노인) 앞에 쓰러지는 스토리인데 영화에는 그냥 쓰러지는 장면만 나왔다. 그 신이 잠깐이라도 있어야 주승이의 감정선도 이해가 되고 취권을 배우는 확실한 계기가 되는데 사라졌다. 러닝타임 문제가 가장 크지 않나 싶은데 아쉽고 안타깝다. 내가 계속 넣어달라고 감독을 압박하고 있다."

인터뷰 ②로 이어집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ins.com
사진= 김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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