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상에 자리잡은 성폭력, 또 미투 운동에 대한 2차 가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으려면 학교 차원에서 올바른 성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할 겁니다. 하지만 학교의 성교육은 피해자에게 책임을 묻거나 남녀를 이분법으로 나누고만 있습니다.
이슈플러스, 신진 기자입니다.
[기자]
미투 운동으로 올바른 성교육에 대한 문제 의식이 커지고 있습니다.
[김모 씨/초등학생, 중학생 학부모 : 바로 교육하지 않으면 내 아이도 저기 있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사실은 해요.]
교육부의 '성교육 표준안'을 바탕으로 한 교사용 수업 자료입니다.
수용하기 어려운 성적 요구에 대한 대처 방법이라며 '거절의 기술'을 다루고 있습니다.
거절 의지를 상대방에게 설명하고, 주제를 바꾸거나 자리를 떠나라고 조언합니다.
중학교 지도서에서는 '성적 의사 결정의 책무성이 약할 때 성폭력이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박현이/아하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부장 :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 조심해야 한다는 피해자 유발론으로 갈 수 있는 상당히 후퇴된 성폭력에 대한 관점들이 좀 심각했고요.]
일부 학교들은 가정통신문에서 성폭력 예방법을 다루며 남성과 여성을 각각 잠재적 가해자와 피해자로 규정해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대부분 학부모들은 성교육이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장모 씨/초등학생 학부모 : 방법적인 성교육을 원하는 게 아니에요, 엄마들은. 한두 시간 성교육을 어렸을 때부터 한다, 그런 건 정말 무의미하다고 생각해요.]
학교 성교육은 감수성이나 사회적 관계를 외면하고 생리학적 보건 교육에만 치중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김성애/전국교직원노동조합 여성위원장 : 지금 사회에서 현재 문제 되는 것은 건강과 보건의 문제가 아니잖아요. 감수성의 문제인 거고 관계의 문제인 거고. 입시나 이런 문제 때문에 부차화되는 문제도…]
사정이 이렇다보니 일부 학부모들은 외부 성교육 기관을 찾습니다.
[박현이/아하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부장 : 교직을 이수하는 사범대학이나 교대에서 성교육이나 성평등 교육에 대한 이수를 하고 있지 않아요. 한계들이 있다는 거죠.]
교육부는 지난 13일 미투 운동을 계기로 학교의 성교육 시스템을 바꾸고 종합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