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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사이버사 자료삭제 뒤 압수수색…쪽지 메모 수시로 받아"

입력 2017-10-10 21:34 수정 2017-10-11 02:54

당시 사이버사 관계자 "윗선,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람이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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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사이버사 관계자 "윗선,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람이라 해"

[앵커]

삭제하지 않으면 다 죽는다… 오늘 다 죽는다는 단어가 벌써 2부에만 두 번째 나오고 있는데요. 지금부터는 앞서 1부에서 보도한 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공작에 대한 수사 은폐 의혹에 대해 한 걸음 더 들어가겠습니다. 오늘 어렵게 마련한 인터뷰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국방부 조사본부가 2013년~2014년에 약 1년 동안 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공작에 대해 수사를 벌였습니다. 이른바 셀프수사였는데, 수사 결과는 실무자급만 처벌하는 데 그쳤습니다. 오늘(10일) 인터뷰할 분은 당시 조사본부의 수사를 받은 군 사이버사 소속 핵심 관계자입니다. 전화로 연결하겠습니다. 신분은 밝혀드리지 않고 목소리도 약간 변조하도록 하겠습니다. 나와계시죠? 어렵게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군 댓글수사' 당시 사이버사 관계자 : 반갑습니다.]

[앵커]

2013년에서 2014년 상반기 국방부 조사본부의 조사를 직접 받으셨던 거죠?

['군 댓글수사' 당시 사이버사 관계자 : 당시 참고인과 피의자로 조사를 받았습니다.]

[앵커]

참고인과 피의자로서 조사를 받았다… 군 조사본부의 수사가 시작된 이후에 내부에서 증거인멸 시도가 있었다는 내용, 이것을 JTBC가 보도한 바가 있는데요. 증거인멸 내용을 직접 확인하셨다고요.

['군 댓글수사' 당시 사이버사 관계자 : 여러 차례 언론에 보도되었던 내용이고요. 이태하 단장 지시로 해서 서버 문서, 동영상, 포스터 등 모든 자료를 삭제, 증거인멸을 했습니다. 특히 김관진 장관이 530단에 방문하고 심의 대상으로 선정한 동영상을 먼저 삭제하라고 지시하기도 했고요. 당시 저는 증거인멸은 옳지 않다고 중단을 요청했는데 묵살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렇습니까? 저희가 보도한 이태하 단장과 옥도경 사이버사령관의 대화 녹취, 지난번에 보도해 드렸습니다. 상세하게 다 전해 드린 바가 있는데 그 녹취를 보면 이태하 단장이 군의 조사단이 압수수색 계획을 이틀 전에 알려줬다,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혹시 이 내용도 확인할 수 있습니까?

['군 댓글수사' 당시 사이버사 관계자 : 당시 저는 직감으로 그 사실을 알고 있었고요. 조사본부 압수 전에 조사국 관계자가 몇 차례 잇따라 방문했었습니다. 이후에 모든 자료를 삭제하라는 지시가 있었고요. 바로 2~3일 뒤에 조사본부에서 압수수색이 있어서 모종의 약속이 있었구나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앵커]

사전에 자료를 삭제하라고 해서 삭제를 하고 그 작업을 완료한 뒤에 실제로 한 2~3일 뒤에 조사본부에서 압수수색이 나왔더라, 그런 말씀 아니겠습니까?

['군 댓글수사' 당시 사이버사 관계자 : 시나리오대로 진행된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럼 당시에 삭제한 자료 중에 뭐가 있었는지 혹시 구체적으로 기억나시는 게 있으십니까?

['군 댓글수사' 당시 사이버사 관계자 : 앞서 말씀을 드린 대로요. 서버에 있는 모든 내용들과 그다음에 문서, 동영상, 포스터, 웹툰. 하여튼 저희들이 작성했던 모든 2011년도, 2012년도, 2013년도 자료를 모두 삭제했습니다.]

[앵커]

그렇습니까? 그중에서 삭제한 내용 중에 혹시 기억나시는 게 있으면 무엇이 있는지 질문을 드렸습니다.

['군 댓글수사' 당시 사이버사 관계자 : 내용이 많아서 다 기억은 못하는데요. 주로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김관진 장관 관련된 동영상이라든지 포스터, 동영상 뭐 이런 하여튼 저희들이 작성했던 모든 자료가 포함되겠습니다.]

[앵커]

김관진 당시 국방장관과 관련된 동영상이라든가 이런 것들, 그런 것들이 모두 삭제됐다. 당시 군 조사본부가 이런 사실, 그러니까 증거인멸이 있었던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보십니까?

['군 댓글수사' 당시 사이버사 관계자 : 저는 처음에는 몰랐는데 아마 나중에 내용이 나와야 되겠지만 그 후에는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압수수색 전에는 일부 지휘부 라인만 알고 있었던 것 같고요. 그 이후에는 조사 단계에 조사관들이 일부 인지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앵커]

이태하 단장이 댓글공작을 벌이고 증거인멸을 지시했다는 것이 당시 국방부 조사본부의 결론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당시 조사 때 그 윗선, 그러니까 아까 말씀하실 때 김관진 장관과 관련된 동영상을 삭제했다, 이런 작업도 했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그러니까 그 윗선인 김관진 장관 등이 개입한 것에 대한 진술은 없었습니까?

['군 댓글수사' 당시 사이버사 관계자 : 다른 사람들은 들은 바가 없고요. 이태하 단장이 저희들한테 얘기한 내용이 있습니다. 국방부에서 주기적으로 댓글 관련 쪽지 메모를 2012년도에 받았고 모든 자료 삭제 지시 지휘부… 삭제하라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앵커]

그것이 김관진 당시 장관과 관련돼 있었다라는 것을 직감으로든 아니면 사실로든 인지할 수 있었다, 그런 말씀일까요.

['군 댓글수사' 당시 사이버사 관계자 : 지휘부가 어디까지 라인인지 모르겠는데요. 조사본부에서 조사 단계 중에 정확한 얘기는 아닌데 윗선이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람이다라고 얘기하는 건 들었습니다.]

[앵커]

윗선은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람이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윗선이다, 이런 얘기였을까요?

['군 댓글수사' 당시 사이버사 관계자 : 아마 제가 판단할 때는 그런 의도로 받았는데 명확한 얘기는 안 해서. 그 내용은 제가 팩트대로 말씀을 드려야 되기 때문에.]

[앵커]

물론 그렇습니다.

['군 댓글수사' 당시 사이버사 관계자 : 들은 바대로 말씀드린 겁니다.]

[앵커]

그러면 수사관들이나 조사본부에서 이와 관련해서 직접 들은 얘기, 그게 방금 말씀하신 그 내용입니까? 아니면 또 다른 내용이 있습니까?

['군 댓글수사' 당시 사이버사 관계자 : 좀 다른 내용이 있는데요. 수사관들이 사이버사 댓글사건을 사이버사 내부의 문제보다는 지휘부의 지시가 있었다고 그런 식으로 얘기를 했었고. 그다음에 김관진 장관과 두 사령관들이 혐의 내용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다고 좀 말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앵커]

그 수사관들이나 조사본부에서 그런 얘기가 나왔다 하는 말씀이십니까?

['군 댓글수사' 당시 사이버사 관계자 : 그렇습니다. 그렇게 얘기를 했는데 뒤에서 얘기할 기회가 있겠지만 하여튼 지휘부, 그러니까 조사본부 이상의 지휘부 라인에서 정확한 수사 지침과 이런 게 있었기 때문에 조사관들이 어떤 조사 결과대로 진행이 안 됐다고 말했던 기억이 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잠깐 좀 정리하겠습니다. 지금 말씀하신 걸 종합해 보면 사이버사령부에서 자체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그보다 윗선의 지시가 있었고 그보다 윗선이란 것은 다시 말하면 국방부가 아니겠느냐라는 것을 누구나 상식적으로 합리적으로 추론해 볼 수 있는 그런 상황인데. 그것을 그 당시에 군 조사본부라든가 이런 쪽에서 오가는 얘기로 들었다는 것이고 또 한 가지는 국방부에서, 즉 윗선인 국방부에서도 사이버사령부에서 하고 있는 일, 다시 말하면 댓글작업이 되겠죠. 그런 것에 대해서 인지하고 있었다라는 얘기를 지금 방금 말씀하신 건데 맞습니까?

['군 댓글수사' 당시 사이버사 관계자 : 어느 정도 이태하 단장 말을 들으면 댓글 관련 쪽지 메모를 수시로 받았고 그 관련돼서 사이버사 댓글사건이 터진 이후에 국방부하고 모종에 어떤 계속해서 얘기를 했다고 얘기를 들었습니다.]

[앵커]

군 조사본부가 조사할 당시에 어떤 윗선의 지시도 받지 않고 조사를 하고 있다, 이렇게 밝힌 바가 있었는데 동의하실 수 있습니까?

['군 댓글수사' 당시 사이버사 관계자 : 사실이 아니고요. 저하고 조사를 하면서 조사관들의 말에 의하면 조사본부장이 주기적으로 수사상황을 지휘부에 보고를 했고 수사관들이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판단 결과에 무관하게 진행이 되었다고 하면서 무척 힘들어했던 기억이 납니다.]

[앵커]

조사본부장이 수시로 조사 결과를 보고했다면 그 보고 대상이 누구인지 말씀해 주실 수 있습니까?

['군 댓글수사' 당시 사이버사 관계자 :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윗선이라고 얘기했고요. 그 윗선은 다 알고 있는 사람이다라고 얘기를 해서 우리가 통상적으로 알고 있는 그 사람이 아닌가 저는 개인적으로 추측을 합니다.]

[앵커]

통상적으로 알고 있는 윗선 그 사람에 대해서는 저희가 이 인터뷰를 통해서 몇 차례 얘기했기 때문에 더 이상 언급은 안 하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직접 군 조사본부 혹은 검찰 수사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신 적이 있으십니까?

['군 댓글수사' 당시 사이버사 관계자 : 제가 조사본부하고 군검찰 수사관에게 김관진 장관과 사령관들을 왜 조사하지 않고 지시대로 수행하는 전우들만 피의자가 돼야 하느냐라고 강하게 얘기를 했었어요. 수사관들은 대답해 줄 수 없다고만 대답을 하고 그 이후에 김관진 장관이 두 사령관에 대한 어떤 질문도 했어야 되는데 우리 대원들한테는 어떠한 질문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앵커]

김관진 당시 장관과 옥도경 사이버사령부 사령관에 대한 조사는 왜 하지 않느냐라는 질문을, 즉 문제제기를 저하고 인터뷰하고 계신 분께서 하셨고, 그에 대해서 속시원한 답을 들을 수 없었다 이런 말씀으로 정리를 하겠습니다. 맞습니까?

['군 댓글수사' 당시 사이버사 관계자 : 네, 맞습니다.]

[앵커]

국방부에서 지금 다시 조사가 시작이 됐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당시 조사를 받은 분으로서 꼭 이 말은 하고 싶다 하는 게 혹시 있으십니까?

['군 댓글수사' 당시 사이버사 관계자 : 좀 얘기를 30초 정도 길어질 것 같은데요. 가능합니까?]

[앵커]

괜찮습니다.

['군 댓글수사' 당시 사이버사 관계자 : 제 생각에 이번 군 사이버 댓글사건은 대선 개입에서 정치댓글사건으로 축소가 되고 또 지휘부의 지시를 묵묵히 수행한 사이버사 대원들에게 개인 일탈이라는 책임을 전가해서 사건을 은폐하려고 했던 비겁하고 명예스럽지 못한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군 사이버사 댓글사건이 재수사를 통해서 진실이 밝혀지고 관련자들이 합당한 조치를 받아야 하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도 입은 있으나 말하지 못하고 억울함에 고통을 겪고 있는 사이버사 대원들의 명예가 반드시 회복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상입니다.]

[앵커]

어떤 말씀인지 그 뜻을 알겠습니다. 이것이 단지 정치댓글 정도로 축소돼서는 안 된다, 그리고 사이버사령부의 요원들만이 이것을 책임질 일은 아니다, 명확한 재조사가 있어야 된다, 그럼으로 해서 어찌 보면 억울한 사람도 있을 법한데, 사이버사령부 내에서는.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 일을 했다면. 그 명예도 회복돼야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오늘.

['군 댓글수사' 당시 사이버사 관계자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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