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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 수녀 "다시 신발 신을 수 있는 것 자체가 희망"

입력 2012-03-26 22:55 수정 2012-03-26 23:08

JTBC 단독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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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단독취재

[앵커]

일상을 노래하는 맑은 시로 심금을 울리는 이해인 수녀. 2008년 대장암 3기 진단을 받은 뒤로는 외부와의 만남을 절제하고 있습니다. JTBC가 4년째 암 투병중인 이해인 수녀를 단독으로 만났습니다.

김은하 기자입니다.


[기자]

부산 광안리. 바다가 멀지 않은 수녀원이 이해인 수녀가 수도하고 시를 쓰는 공간입니다.

지난 1976년 첫 시집을 낸 후 이해인 수녀가 발표한 시와 산문집은 15권.

세상과 한 발 떨어진 수도자의 삶을 살면서도 시를 통해 독자를 위로하고 세상과 소통합니다.

4년전 대장암 수술 후에는 삶과 죽음. 암환자의 고통을 진솔하게 담은 시로 암환자를 비롯한 많은 이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이해인/수녀 시인 : 나에게 온 시련이나 고통을 그냥 놓치지 말고 그것을 역이용해서 유익이 되게 해라. 그말이 나한테 참 다가오고 해서 유익이 될 뿐만 아니라 나는 행복하게 해야되겠다. 글도 더 열심히 쓰고 더 많이 감사하고 더 사람도 정성껏 대하고 몸 상태를 생각하면 한숨쉬고 우울해 해야하는데… 어 더 어떤 기쁨같은게 생기네, 기쁨과 행복도 노력의 결과일수가 있네. 노력의 열매일수가 있네. 그런 묵상을 하게 됐죠.]

항암 치료와 투병의 고통은 시인도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이해인/수녀 시인 : 항암치료하고 방사선 치료하고 항상 힘들 때 나도 목표를 세워야 겠더라고 내가 어떤 자세로 투병을 해야하는지 결심을 해서 오늘이 내 전생애라고 생각하고 마지막인것 같은 마음으로 살면 참 그래도 내가 긍정적으로 투병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생각을 했고]

박완서 작가, 장영희 교수 등 함께 투병하던 친구들을 먼저 보내며 아름다운 이별을 연습하기도 합니다.

작가 죽음에 한 발 더 다가선 순간, 시인은 새로운 희망을 봤습니다.

[이해인/수녀 시인 : 사실 수녀님이 살아있는 것 자체가 (어떻게) 희망이라고 하느냐 이렇게 항의하는 글도 누가 올렸더라구요. 그래서 내가 병원에서 주사를 주렁주렁 달고 있으니까 퇴원해서 왔을 때 내가 신발을 신을 수 있는 것 자체도 희망이더라.]

암은 시인에게 고통을 남겼지만 고통은 다시 시가 됐습니다.

[이해인/수녀 시인 : 어떤 결심. 맘이 많이 아플때 꼭 하루씩만 살기로 했다. 몸이 많이 아플 때 꼭 한순간씩만 살기로 했다. 고마운 것만 기억하고 사랑한 일만 떠올리며 어떤 경우에도 남의 탓을 안하기로 했다. 고요히 나 자신만 들여다 보기로 했다. 내게 주어진 하루만이 전 생애라고 생각하니 저만치서 행복이 웃으며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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