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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간호사가 본 코로나 선별진료소 상황은?

입력 2020-12-17 20:47 수정 2020-12-17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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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뉴스룸'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뉴스룸 / 진행 : 안나경


[앵커]

의료진 한 분을 바로 연결해 보겠습니다. 앞서 보신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간호사입니다. 이름은 밝히지 않겠습니다. 나와 계시죠?

[선별진료소 간호사 : 안녕하십니까.]

[앵커]

안녕하십니까? 지금 병원 주차장에 있는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에 근무를 하고 계신데요. 얼마나 많은 분들이 검사를 받으러 오시나요?
 
  • 검사받으러 오는 사람 얼마나 많나


[선별진료소 간호사 : 저는 현재 아침 8시부터 4~5시간 정도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 시간 동안 2~3명이 160명 정도 검체 채취를 하는데요. 1명 검사할 때마다 비닐 가운이랑 장갑을 교체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은 꽤 걸리는 편이에요. 일손은 없는데 검사받을 사람은 많아서 화장실을 갈 시간이 없어요. 화장실을 가게 되면 일도 밀리고 동료들에게 피해가 가기 때문에 일하는 동안 물도 일부러 안 먹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갈증이나 화장실보다도 추위가 더 힘들어요. 방호복이 따뜻해 보여도 그냥 비닐이고 또 그 안쪽에 환복용 반팔만 입고 있습니다. 영하 추위에 반팔만 입고 계신다고 생각하면 돼요.]

[앵커]

저희가 아까 빨갛게 언 손도 봤는데 이렇게 어렵게 사투를 벌이는 상황인데, 그 직접 쓰신 글에도 나오듯이 오래 기다리게 한다고 언성을 높이는 분들이 많습니까?
 
  • '오래 기다리게 한다'고 화도 낸다던데


[선별진료소 간호사 : 네, 맞습니다. 기다리는 분들이 많아서 당연히 줄을 설 수밖에 없는데 아픈 환자를 추위 속에 기다리게 하냐면서 욕을 하는 분도 계시고 자비로 검사하시는 분 중에서는 멀쩡한 사람 돈 들게 하고 추위에 기다리게 만든다고 화내시는 분도 계셨어요. 그럴 때마다 그분들 눈에는 추위에 떨고 있는 저희가 보이지 않는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번 주만 해도 고생한다는 소리를 일주일 동안 딱 한 번 들었는데, 인사를 받고 싶은 게 아니라 무례한 행동만 안 해 주시면 좋겠어요.]

[앵커]

또 그런 것도 그렇지만 힘을 빠지게 하는 순간들이 또 따로 있다고 하셨죠?
 
  • '힘 빠지게 하는 순간' 또 있다면


[선별진료소 간호사 : 힘든 순간이 참 많은데 가장 힘 빠졌던 건 검사를 받으러 오는 이유가 확진자랑 동선이 겹쳤는데 장소가 호텔, 수영장, 피트니스, 종교시설이라고 말씀하실 때 참 허탈해요. 이 시국에 굳이 어린아이를 데리고 호텔, 수영장에 다녀오시고 술집 다녀오시는 분들 그런 분들을 검사할 때마다 정말 맥이 빠졌습니다. 병원에 소속된 선별진료소 간호사들은 원래 일하던 곳에서 차출된 분들이 많으실 거예요. 저희도 원래 일하던 부서, 따뜻한 환경에서 일하고 싶지만 코로나 상황이기 때문에 아무 말 않고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좋은 시간, 즐거운 연말 보내고 싶은 마음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마음 조금만 참아주시면 저희가 원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역시 각자 좀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 게 고생하는 의료진들을 돕는 거겠죠.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선별진료소 간호사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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