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그런데 광주의 또 다른 재건축 현장에서도 이번 참사 현장과 비슷한 방식으로 철거가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위에서부터 차례로 철거하겠다고 해놓고, 실제로는 아래를 부숴서 건물을 넘어뜨리고 있었습니다.
정영재 기자입니다.
[기자]
굴착기가 아파트 아래쪽을 부숩니다.
한 쪽만 동그랗게 파냅니다.
계속 부숴나가자 아파트는 중심을 잃고 풀썩 쓰러집니다.
먼지로 자욱해집니다.
광주광역시 북구의 또 다른 재개발 공사 현장입니다.
이날 이렇게 쓰러뜨린 아파트는 3동입니다.
사람들이 거주하는 아파트와 20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주민 : 진동이 지진처럼 발생하고 소음과 분진이 올라와서 제가 8층인데 여기까지 뿌옇게 올라오더라고요. 비가 오는 날인데도…]
이틀 전 버스를 덮친 사고 건물과 공사 과정이 닮았습니다.
5층 짜리 아파트 63동과 창고 등 11동을 지난달부터 부수기 시작했습니다.
구청에 낸 해체계획서를 살펴봤습니다.
계획서에는 5층에서부터 차례대로 부순다고 적혀있습니다.
이곳도 허가를 받을 때와 실제 공사 모습이 달랐습니다.
이 재개발 현장 주변 인도에는 안전펜스가 둘러쳐 있습니다.
이 펜스 안쪽에 보이는 아파트가 앞으로 부숴야 할 곳들인데요.
지난 참사 현장과 비슷하게 이 앞에는 버스정류장도 있습니다.
[주민 : (참사 이후에) 아이들이 학교 갈 때 저기로 건너지 말고 건너편 도로로 다니라고 다시 한번 아이들한테 주의를 주고 있거든요.]
오늘(11일) 찾은 공사장은 조용했습니다.
가까운 곳에서 참사가 벌어지자 공사를 멈춘 겁니다.
담당 구청도 민원을 받고 조사중입니다.
철거 업체는 아랫 부분을 쳐서 건물을 무너뜨리는 작업은 딱 한 번만 이뤄졌다고 밝혔습니다.
주민들은 이 업체를 고발할 계획입니다.
이 업체에 하도급을 준 시행사는 이번 참사의 시행사인 현대산업개발을 포함해 한화건설, gs개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