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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랄레스 전 대통령, 망명 1년 만에 '화려한 귀환'|아침& 세계

입력 2020-11-11 08:43 수정 2020-11-12 09:37

임수진 대구 가톨릭대 중남미 학부 교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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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진 대구 가톨릭대 중남미 학부 교수 인터뷰


■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지난 9일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전 대통령이 대선 부정 시비로 아르헨티나로 망명한 지 1년여 만에 고국 땅을 밟았습니다. 볼리비아 남부와 아르헨티나 북부가 맞닿아 있는 국경 지역으로 볼리비아 원주민을 상징하는 깃발을 든 사람들이 뛰어옵니다. 망명 생활을 끝내고 고국으로 돌아오는 모랄레스 전 대통령을 환영하기 위해 나온 지지자들입니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으면서 아르헨티나에서 도보로 국경을 넘어 볼리비아 땅을 밟았습니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망명을 받아줬던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도 직접 나와서 배웅했습니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감사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에보 모랄레스/전 볼리비아 대통령 : 나는 (아르헨티나에서) 집에 있는 것처럼 느꼈습니다. 내 인생의 일부는 11개월을 보낸 아르헨티나에 남겨졌습니다. 아르헨티나 형제, 자매 여러분 감사합니다.]

2006년 볼리비아의 첫 원주민 대통령으로 취임해 13년 가까이 집권했던 모랄레스 전 대통령. 지난해 10월 대통령 선거에서 4선 연임을 시도했지만 부정 선거 의혹으로 퇴진 압박을 받은 뒤 사퇴했습니다. 그리고 망명길에 오른지 1년여 만인 지난 10월 새롭게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자신이 후계자로 낙점한 루이스 아르세 후보가 당선되면서 복귀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모랄레스가 화려한 귀환을 시작하기 하루 전인 지난 8일, 루이스 아르세 대통령은 공식 취임했습니다. 취임식은 볼리비아의 수도 라파스 대통령 궁에서 아르헨티나와 파라과이 콜롬비아 스페인 등 주변국의 지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치러졌습니다. 아르세 대통령의 취임 연설 잠깐 들어보시죠.

[루이스 아르세/볼리비아 신임 대통령 : 국민이 내린 명령은 국가 재건을 위해 지치지 말고 겸손하게 일하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옳은 것을 강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귀환하고 그의 후계자로 불린 아르세 대통령이 공식 취임하면서 큰 변화를 맞고 있는 볼리비아 정치권,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 보겠습니다. 임수진 대구 가톨릭대 중남미 학부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 지난달 볼리비아 대선 당시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재집권 발판이 마련됐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 이 같은 분석을 해 주셨는데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예상보다 빨리 화려하게 귀환했습니다. 어떻게 보세요?

    오늘이 그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볼리비아를 떠난 지 꼭 1년이 되는 날입니다. 그래서 이날을 맞춰서 대통령 취임식 다음 날 입국을 했다고 하고요. 10월 말에 이미 11월 11일에 입국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마는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였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봤습니다. 모랄레스는 지방에서 정치인을 양성하겠다고도 하고요. 또 이번 정부에서 화합을 위한 역할을 하고 싶다고도 했는데요. 국경에서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배웅을 받은 것을 보면 세계적인 지도자라는 것을 부각하려는 뜻으로 보입니다. 또 항공편이 아닌 육로를 선택한 것 또 지지자들과 같이 대규모로 이동한 것도 이 지지층을 다시 결집하고 본인의 세를 과시하면서 중앙정치무대로 화려하게 복귀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 그렇다면 모랄레스 전 대통령 앞으로 볼리비아 정치권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맡게 될까요?

    아르세 대통령이 모랄레스의 후계자로 선거운동을 시작한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모랄레스의 후계자가 아니라 자신은 경제대통령 아르세라는 것을 부각을 했고요. 이러한 전략이 성공을 했습니다. 그래서 아르세 대통령은 모랄레스 귀국은 개인 자격이 될 것이고 또 이번 정부는 아르세의 정부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나의 정부에서 모랄레스의 역할은 없을 것이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고요. 특히 부통령인 다비드 초케우안카가 모랄레스와 같은 아이마라 원주민인데요. 부통령이 모랄레스의 연임 시도를 반대했던 그런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랄레스가 당장에 이번 정부에서 어떤 역할을 하기보다는 이번 정부의 생각은 모랄레스의 지지층을 고려해서 모랄레스와 대립각을 세우지는 않겠지만 거리를 두면서 아르세 정부라는 것을 강조할 것으로 보입니다.


  • 그런데 모랄레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폭력시위를 부추겼다는 이유로 테러와 선동 혐의를 받고 있고요. 대선 부정 의혹도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이것들에 대한 사법처리는 어떻게 될까요?

    아르세 대통령도 모랄레스 전 대통령에게 볼리비아로 귀국해서 사법절차를 따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당장의 체포는 피했지만 본인에게 향해 있는 30건이 넘는 의혹들을 해소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여기에는 사생활 의혹도 있기 때문에 정치적 해법으로 해결한다고 하더라도 한계가 있을 것 같고요. 또 다른 한편으로 주목해야 할 것은 모랄레스가 무리한 연임 시도를 하면서 지지기반을 일부 잃었다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아르세의 당선이 모랄레스 효과다라고만 말할 수 없는 것이고요. 또 앞서 말씀드렸듯이 당내에도 반대파들이 있고 또 사법절차도 남아 있고 해서 이번 귀환으로 정치활동은 재개하겠지만 재집권의 발판으로 본다는 것은 어렵다고 봅니다.


지난 9일 고국 땅을 밟은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1000㎞에 이르는 거리를 육로로 이동하면서 지지자들을 직접 만났습니다. 그리고 볼리비아를 떠난 지 꼭 1년 째 되는 날인 오늘(11일) 망명 출발지이자 정치적 고향인 볼리비아 중부 코차 밤바 주 치모레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도망치듯 떠났지만 누구보다 화려하게 돌아온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볼리비아 정치권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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