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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대정책 철회해야 비핵화 논의"…최용해 대미압박 가세

입력 2019-10-29 18:53 수정 2019-10-29 18:56

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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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앞서 올해 연말을 북·미 간 비핵화 협상 시한으로 제시한 바 있습니다. 그 시한이 다가오면서, 최근 연일 대미, 또 대남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데요. 오늘(29일)은 2인자 최용해 상임위원장이 "한반도 정세가 중대 기로에 놓여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또 우리 정부가 역제안한 금강산 실무회담에 대해서는 북한이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조금 전에 밝혔죠. 신 반장 발제에서 외교안보 속보 내용들을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조선중앙TV 김정은 국무위원장 시정연설 대독 (4월 13일) : (2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 미국은 전혀 실현 불가능한 방법에 대해서만 머리를 굴리고 회담장에 찾아왔습니다. 그러한 궁리로는 백 번, 천 번 우리와 다시 마주 앉는다 해도 우리를 까딱도 움직이지 못할 것이며…어쨌든 올해 말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볼 것이지만 지난번처럼 좋은 기회를 다시 얻기는 분명 힘들 것입니다.]

이제 글피면 11월, 그리고 12월도 금세 찾아올 겁니다. 눈도 펑펑 내리겠죠. 김정은 위원장이 제시한 북·미협상의 '연말 시한'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최근 북한은 미국을 향해서 연신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 16일, 첫 눈이 내린 백두산을 백마를 타고 오른 이후에 북한 내 거물급 인사들 명의의 담화문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먼저 외무성의 큰어른 격인 김계관 고문입니다. "의지가 있으면 길은 열리기 마련"이라면서 "우리는 미국이 어떻게 이번 연말을 지혜롭게 넘기는가를 보고싶다" 이렇게 포문을 열었습니다.

이어 그제죠, 북·미 실무협상을 주도했던 김영철 노동장 부위원장 명의의 담화문이 나왔습니다. 하노이 결렬 책임으로 뒤로 빠져있는 듯 하더니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온 겁니다. 김 부위원장은 수위를 조금 더 끌어올렸죠. "모든 것에는 한계가 있다", "미국이 양국 정상 간 친분을 내세워 시간을 끌며 연말을 무난히 넘겨 보려 한다면 어리석은 망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오늘은 권력서열 제 2위까지 등장시켰습니다. 최용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까지 대남, 또 대미 압박에 나섰는데요. 최 상임위원장은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18차 비동맹운동(NAM)회의 연설에서 "한반도 정세는 공고한 평화냐, 일촉즉발의 위기냐의 중대 기로에 놓여있다"라고 했습니다. 미국에 대북 적대정책 중단을 요구했습니다.

[최용해/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음성대역/제18차 비동맹국가대표자회의 연설) : 미국이 우리의 제도 안전을 불안하게 하고 발전을 방해하는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깨끗하고 의심할 여지 없이 되돌릴 수 없게 철회하기 위한 실제적인 조처를 할 때에야 미국과 비핵화 논의도 할 수 있다]

북·미 관계가 공전을 거듭하는 건 미국 탓이라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미국이 시대착오적인 대북정책에 매달리면서 정치·군사적 도발행위를 일삼고 있다"고 했고요. 또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사회 제재와 관련해서도 "특정국가의 강권과 전횡을 합리화, 또 합법화하고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반항한다면서, 피해자에게 제재를 가하는 부정의"라고 비난했습니다. 체제안전 보장과 제재 완화에 대한 미국의 실제적인 조치를 비핵화 논의의 선행 조건으로 내걸었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입니다.

또 우리를 향해서는요. '민족 공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는데요. "남측이 외세의존 정책과 사대적 근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장했습니다.

[최용해/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음성대역/제18차 비동맹국가대표자회의 연설) : 북남관계 개선은 남조선 당국이 민족공동의 이익을 침해하는 외세의존 정책에 종지부를 찍고 민족 앞에 지닌 자기의 책임을 다할 때에만 이루어질 수 있다]

이렇게 말로만 하지 않고, 실질적인 조치도 시도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금강산 현지지도를 나선 자리에서 "관광지구에 있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 싹 다 들어내라" 지시했습니다. 남측이 미국 눈치를 보느라 관광재개를 계속 보류한다면 이참에 다 빼버리겠다, 격하게 말해서 어깃장을 놓은 겁니다. 우리정부 일단 한 번 만나서 얘기하자, 금강산 실무회담을 역제안했습니다.

[이상민/통일부 대변인 (어제) : 정부는 북측이 제기한 문제를 포함해서 금강산 관광 문제 협의를 위한 당국 간 실무회담 개최를 제의를 하였으며, 관광사업자가 동행할 것임을 통지하였습니다. 현대아산은 북측이 제기한 문제와 더불어 금강산 지구의 새로운 발전방향에 대한 협의를 제의하였습니다.]

그런데 조금 전 들어온 속보죠. 북측이 오늘 오후에 통진원으로 답변을 보내왔습니다. 별도의 실무회담은 가질 필요가 없다면서 먼저 제안했던 대로 문서 교환 방식으로 합의하자,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우리가 언급한 새로운 발전 방향에 대해서는 가타부타 언급이 없이 시설 철거 계획을 거론했다고 합니다. 어찌 됐든, 우리 정부는 이 협의 과정에서 시설 '개보수 카드'를 유인책으로 들고 가겠단 입장이었습니다. "싹 드러내라"는 김 위원장 지시와 절충점을 찾아서, 철거할 건 하고, 보수할 건 보수하겠다는 거죠. 사업자 측인 현대아산도 11년간 묵혀둔 시설에 대대적인 공사가 필요하단 입장입니다. 1998년 금강산 관광 시작 당시 컨테이너나 판넬로 급하게 지은 건물도 꽤 된다고 합니다. 보수를 마치고 나면 이산가족 상설면회소를 열거나 인도적 명분의 고향방문 사업 등을 제안할 수가 있고요. 또 유엔 대북제재에 어긋나지 않는 개별관광까지도 고려해볼 수가 있다는 겁니다.

이제는 문 대통령의 오늘 일정소식을 전하려고 하는데요. 문 대통령은 현재 부산에 머물고 있습니다. 모친인 강한옥 여사가 매우 위중하다는 소식이 전해졌고요. 오후에 수원에서 있던 일정을 마치자마자 곧장 부산으로 이동한 겁니다. 올해 아흔두 살인 강한옥 사는 노환에 따른 신체기능 저하 등으로 최근 입원했는데요. 2남 3녀 중에서 장남인 문 대통령은 모친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16일 부마항쟁 기념식을 마치고도, 또 지난 토요일 주말에도 시간을 쪼개서 강 여사를 찾았습니다. 올해는 순방 일정을 피해서 추석을 보낼 수 있게 돼서 모친을 찾아뵐 수 있게 됐다며 기뻐하기도 했었습니다.

[MBC 라디오 '여성시대 양희은, 서경석입니다' 전화 인터뷰 (지난달 11일) : 작년 추석에는 제가 유엔총회 참석하느라고 국민들과 함께 추석을 보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쉬웠는데요. 올해는 국민 여러분과 함께 한가위 보름달을 볼 수 있어서. 그럴 것 같습니다. 참 좋습니다. 저도 고향에 노모가 계시고, 또 제사도 모셔야 하기 때문에. 고향에 다녀오려고 합니다.]

현재 청와대는 "모든 상황에 대해서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말씀드린다"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오늘 발제는 외교안보 이슈로 정리하겠습니다. < 김계관, 김영철 이어 '넘버2'까지…최용해 "미, 적대정책 철회해야 비핵화 논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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