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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쏘는 정치] 일본 자민당 '실언 방지 매뉴얼' 배포

입력 2019-05-16 18:33 수정 2019-05-16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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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영 아나운서]

안녕하세요, 톡쏘는 정치의 강지영입니다. 일본 정치인들의 망언은 두말하면 입 아플정도로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이번에는 전쟁으로 영토를 회복해야 한다는 말까지 등장했습니다.

지난 11일, 일본 이름으로는 북방 4개섬, 러시아에서는 쿠릴 4개 섬이라고 불리는 곳 중에 한 섬을 일본 의원들이 방문했는데, 한 의원이 '전쟁을 해서라도 이곳을 돌려받아야 한다'라고 말을 한 것입니다.

[마루야마 호다카/일본유신회 의원 (14일 탈당 (지난 11일)) : 전쟁으로 이 섬을 돌려받는 것은 찬성합니까? 반대합니까? 안 그러면 돌려받을 수가 없잖습니까. (아니, 전쟁은 해서는 안 됩니다.) 전쟁을 안 하면 방법이 없지 않습니까. (아니요, 전쟁은 필요 없다고요.)]

이 발언이 논란이 되자 마루야마 호다카 의원은 과음때문이었다고 사과하고 탈당했습니다. 러시아 반응 싸늘할 수밖에 없겠죠. 코사체프 러시아 상원 국제문제위원장은 "양국 관계의 흐름 속에서 가장 나쁜 일"이라고 말하면서 불쾌감을 표시했습니다. 스가 일본 관방장관은 "정부의 입장과 전혀 다르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습니다.

이에 앞서 일본 국민들마저 분노하게 만든 망언들도 있었습니다. 사쿠라다 요시타카 올림픽 담당상은 자민당 소속 다카하시 히나코 의원 후원 모임에서 "부흥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다카하시 의원"이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부흥은 동일본 대지진 피해지역 복구를 의미하는데, 말하자면 지진복구보다 다카하시 의원이 더 중요하다고 말을 한 것이죠. 아베 총리는 당장 이 올림픽상을 경질하고 사과했습니다.

[아베 신조/일본 총리 (지난달 10일) : 장관의 임명 책임은 내각총리대신인 나에게 있습니다. 이런 실태에 이른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사쿠라다 요시타카/전 일본 올림픽 담당상 (지난달 10일) : 아베 총리를 만나서 사표를 제출했습니다.]

알고보니 사쿠라다 요시타카, 망언 제조기로 불리는 사람입니다. 2016년에는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 "직업적 매춘부였다"라고 발언해 우리정부의 항의를 받았고, 또 지난 2월에는 수영 유망주가 백혈병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 "기대하던 선수라서 실망이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쓰카다 이치로 국토교통 부대신은 '아베총리와 아소부총리의 지역구 도로사업을 손타쿠했다'라고 자랑했다 경질당했는데요. 손타쿠는 '윗사람이 원하는대로 알아서 행동한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이러다보니 일본 자민당, 이른바 실언방지 매뉴얼까지 만들었습니다. 이런 내용들이 들어가있습니다.

[(음성대역) : 실언과 오해를 막기 위해서는 발언이 끊겨 전달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해야 한다. 사적인 회합에서도 누군가가 스마트폰으로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해 공개할 수 있다. 기사의 제목에 사용될 '강한 표현'에 주의해야 한다.]

자민당이 이런 매뉴얼을 만드는 이유는 오는 7월에 있을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입단속을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중진의원들부터 역사의식이나 소수자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 상황에서 이런 움직임은 눈가리고 아웅이라는 자조섞인 목소리도 나옵니다.

막말 논란으로 시끄러운 것은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막말을 하면 할수록 지지층이 결집하기 때문에 일부러 막말을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비록 눈가리고 아웅일지언정 우리도 막말방지 매뉴얼이라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닐까 이런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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