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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빙빙 처벌은 최후통첩"…중국 당국, 전면적 세무조사 시사

입력 2018-10-04 15:38

당 최고 사법기구 "판빙빙 개인 문제 아냐…연예계 전반에 난맥상"
탈세 혐의 외 불법대출 의혹 등엔 '면죄부'…당국, 판빙빙 영향력 고려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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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최고 사법기구 "판빙빙 개인 문제 아냐…연예계 전반에 난맥상"
탈세 혐의 외 불법대출 의혹 등엔 '면죄부'…당국, 판빙빙 영향력 고려한 듯

중국 세무당국이 탈세 혐의로 조사를 받던 중국 톱스타 판빙빙(范氷氷)에게 1천400억원이 넘는 세금과 벌금을 부과하며 사건이 일단락한 가운데 중국 매체들이 이번 사건은 중국 연예계의 상징적 사건으로 '최후통첩'의 의미가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4일 사평(社評)을 통해 "판빙빙에 대한 처벌은 상징적인 사건"이라며 "이는 중국 연예계뿐 아니라 중국 사회에도 상징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환구시보는 "이번 사건을 통해 중국의 법망과 과세망이 점점 촘촘해지고 있다는 것이 잘 드러났다"며 "누구든 요행을 바라다가는 언제 큰 대가를 치르게 될지 모른다는 것을 잘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이어 "당국은 세금문제가 있는 연예업계 관계자들에게 연말까지 문제를 자발적으로 해결할 것을 이미 권고한 상태"라며 "세금 문제를 안고 있는 영화·방송 업계 관계자들은 이를 엄숙한 최후통첩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민일보의 소셜미디어 계정인 '협객도'(俠客島)도 이날 논평을 통해 판빙빙 사건이 중국 연예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협객도는 "중국 연예계 최대의 탈세 사건 이면에는 혼란한 업계 정황이 자리하고 있다"면서 "이면계약, 탈세 등 문제는 중국 연예계 스타들의 천문학적인 몸값이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이어 "중국 톱스타들의 출연료는 영화, 드라마, 웹드라마 등 제작 예산의 3분의 2에 달한다"면서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이면계약을 비롯해 탈세를 위한 온갖 수법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협객도는 '2017년 중국 스타 수입 순위표'를 근거로 들면서 "상위 10위 스타들의 지난해 수입을 합치면 22억위안(3천500억원)에 달한다"면서 "상위 100위까지 합산하면 70억위안(1조1천400억원)이 넘는다"고 밝혔다.

중국 세무당국의 조사결과 발표와 판빙빙의 반성문이 공개되면서 3개월여 동안 자취를 감췄던 '판빙빙 실종 사건'은 일단락되는 양상이다.

사건 초기 판빙빙은 탈세 혐의 외에도 불법 대출 관여, 불법적인 사무실 운영 등 여러 혐의가 제기됐지만, 탈세 문제와 관련해 미납 세금과 벌금 납부를 조건으로 사실상 면죄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판빙빙의 매니저가 탈세 조사 방해(각종 자료 폐기 등) 혐의로 구속 조사를 받는 점을 고려하면 판빙빙으로서는 최선의 결과가 됐다.

중국 영화업계 관계자는 "사건 초기 판빙빙 구속설, 망명설 등 각종 루머가 돌았지만, 이번 사건의 핵심은 중국 연예계의 탈세 관행을 바로잡는 데 있었다"면서 "업계에서는 판빙빙의 매니저가 대부분 혐의를 시인하면서 판빙빙에게 활동을 재개할 명분을 만들어 줄 것이라는 소문이 있다"고 말했다.

판빙빙 사건의 종결에도 불구하고 당국의 탈세 조사는 중국 연예계 전만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중국 중앙정법위원회 웨이신(微信·위챗) 계정인 '장안검'(長安劍)은 판빙빙 사건에 대한 논평에서 "판빙빙에 대한 처벌은 판빙빙 개인을 겨냥한 것이 아닌, 그 배후의 난맥상을 겨냥한 것"이라며 이중계약, 천문학적 출연료, 불법행위 등이 그 난맥상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공산당 최고 사법기구인 중앙정법위원회의 이 같은 입장은 앞으로 당국이 판빙빙에 그치지 않고 중국 연예계 전반의 탈세와 불법행위를 조사할 것임을 시사한다.

국영 매체인 중국중앙(CC)TV도 "우리는 이번 세금 추징이 판빙빙 개인이 아닌, 모든 유명 연예인에 대한 공평한 법 적용이 되길 원한다"며 "다른 연예인의 행동은 판빙빙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는 소문이 들려오는데, 우리는 다음 사건을 기다리고 있다"고 의미심장한 논평을 내놓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판빙빙의 탈세 혐의를 처음 제기한 CCTV 토크쇼 진행자 추이융위안(崔永元)은 전날 소셜미디어에 "영화 '대공습'(大轟炸)은 거대한 사기임이 드러났으며, 거대한 사기에 참가했던 한 사람이 처벌을 받았다"는 글을 올렸다.

대공습은 판빙빙이 할리우드 스타 멜 깁슨 등과 주연해 이달 말 개봉을 앞둔 영화로, 추이융위안의 이 같은 지적은 대공습과 관련해 추가적인 탈세 혐의를 제시한 것일 수 있다고 SCMP는 전했다.

SCMP에 따르면 이번 판빙빙 사건으로 인해 독일 몽블랑, 프랑스 루이뷔통, 영국 드 비어스, 프랑스 겔랑 등 판빙빙과 광고 계약을 체결했거나 그를 홍보에 활용한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타격을 입게 됐다.

SCMP는 "판빙빙 사건은 1980년대 최고의 인기를 누리다가 2002년 탈세 혐의로 14개월의 감옥 생활과 2천680만 위안의 세금을 납부한 여배우 류샤오칭(劉曉慶) 사건과 유사하다"며 이번 사건이 중국 연예계 전반에 경종을 울릴 것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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