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SK 최태원 회장 재판의 핵심인물로 지목된 김원홍씨가 대만에서 체포될 당시에 최재원 SK 부회장이 함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기획체포 의혹이 일고 있는데요, 검찰과 SK 사이에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서복현 기자입니다.
[기자]
최태원 SK 회장 횡령 사건의 핵심 인물인 SK해운 고문 출신 김원홍씨. 지난달 대만에서 붙잡히면서 최 회장 재판의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김 씨 체포 당시 최태원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SK 부회장도 현장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만 현지 호텔에서 함께 저녁식사를 한 뒤 차를 타고 이동하다 김 씨와 최 부회장, 그리고 운전기사까지 3명이 동시에 연행됐고 김 씨를 제외한 두 사람은 풀려났다는 겁니다.
이를 두고 SK가 김 씨의 체포에 개입했다는 이른바 '기획체포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증인으로 법정에 나와 달라는 요청을 김 씨가 거부하자 체포 단서를 흘린 것 아니냐는 겁니다.
450여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최 회장은 항소심 재판에서 김 씨가 횡령을 주도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검찰은 재판에는 영향이 없다면서도 SK 개입 의혹에 내심 불쾌해하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SK 측은 "수차례 증인 출석을 거부했던 김원홍 씨가 법정에 나와도 최태원 회장에 유리한 진술을 할 리가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김 씨는 현재 국내 송환을 강하게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 회장 등의 선고가 다음달로 연기되면서 비리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준홍 전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는 구속 만기가 돼 오늘 보석으로 풀려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