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손연재, 아쉽게 놓친 메달…높았던 러시아·동유럽의 벽

입력 2016-08-21 17:39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아쉽게 4위에 머물면서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2·연세대)의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의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손연재는 21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 아레나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선에서 후프 18.216점(3위), 볼 18.266점(4위), 곤봉 18.300점(3위), 리본 18.116점(4위)을 받아 합계 72.898점을 기록해 4위에 올랐다.

4위에 오른 것도 러시아와 유럽 국가들이 득세하는 리듬체조에서 선전했다.

그만큼 러시아와 동유럽의 벽이 높다. 손연재는 러시아와 동유럽이 형성하고 있는 높은 벽을 다시 한 번 체감했다.

리듬체조는 러시아와 유럽이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초강세'를 보이는 종목이다.

리듬체조가 올림픽 정식종목이 된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부터 2012년 런던올림픽까지 유럽이 아닌 다른 대륙의 국가 선수가 개인종합 메달을 딴 것은 단 한 번 뿐이다.

소련을 비롯한 대부분의 동유럽 국가가 올림픽에 참가하지 않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에서 캐나다의 로리 펑이 금메달을 따낸 것이 유일하다.

1996년부터 올림픽에서 치러진 리듬체조 단체전에서도 유럽이 아닌 대륙의 국가에 메달이 돌아간 것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중국이 딴 은메달 뿐이다.

역대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종합 메달리스트를 살펴봐도 유럽이 아닌 국가의 선수를 찾아보기 힘들다. 2011년 프랑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중동 아시아에 속하는 아제르바이잔의 알리야 가라예바가 동메달을 딴 것이 전부다.

러시아와 동유럽은 신체조건이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월등히 좋을 뿐 아니라 전통있는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을 앞세워 이 종목에서 초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이런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결선에 나선 10명 가운데 아시아 선수는 아제르바이잔의 마리나 두룬다(19)와 손연재 뿐이었다. 그나마 두룬다는 9위에 머물렀다.

메달은 모두 러시아·동유럽에 돌아갔다.

세계랭킹 공동 1위에 올라있는 마르가리타 마문(21), 야나 쿠드랍체바(19·이상 러시아)가 금메달과 은메달을 나눠가졌다.

마문과 쿠드랍체바 둘 중에 한 명이 금메달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일 정도로, 이들이 이루는 양강 체제는 견고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둘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이 남은 1개의 메달을 두고 경쟁을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마지막 남은 하나의 메달마저 동유럽 국가인 우크라이나의 차지가 됐다. 주인공은 간나 리자트디노바(23·우크라이나).

리자트디노바는 손연재가 메달 획득을 위해 넘어야할 산으로 꼽혔다.

올해 월드컵에서도 리자트디노바가 손연재의 앞을 막아서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2월 에스포월드컵 개인종합에서는 손연재가 리자트디노바를 3위로 밀어내고 은메달을 땄다.

그러나 4월 페사로 월드컵에서 쿠드랍체바와 마문이 개인종합 금메달과 은메달을 나눠가진 가운데 리자트디노바가 3위를 차지해 손연재는 4위에 만족해야했다.

손연재가 동메달을 딴 5월 말 소피아월드컵 개인종합에서도 2위는 리자트디노바였다.

마문과 알렉산드라 솔다토바가 금메달과 은메달을 나눠가진 6월초 과달라하라 월드컵에서도 손연재는 3위 자리를 리자트디노바에 내주고 4위를 차지했다.

올림픽에서도 손연재는 리자트디노바를 제치지 못했다. 손연재는 후프에서 18.200점에 그친 리자트디노바를 넘어 3위에 올랐지만, 볼에서 3위 자리를 내어준 후 순위를 뒤집지 못했다.

긴 전통 속에 체계적인 교육까지 받는 러시아, 동유럽 국가 선수들에게 밀렸지만 리듬체조 불모지인 한국에서 손연재가 피운 꽃은 충분히 박수를 받을만하다.

(뉴시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