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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과정 예산 혼선…여당 지도부, 교문위 합의 '번복'

입력 2014-11-20 17:17

교문위 여당 간사 신성범 의원, 간사직 물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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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문위 여당 간사 신성범 의원, 간사직 물러나

누리과정 예산 혼선…여당 지도부, 교문위 합의 '번복'


여야가 20일 누리과정 예산편성을 놓고 극적 합의를 이루는 듯 했으나 여당 지도부가 반발하고 나서면서 오히려 갈등히 증폭되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소속 여야 간사는 이날 내년도 누리과정 예산에 5600억원 순증하기로 합의했으나 여당 지도부의 반대에 부딪혀 합의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교문위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김태년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황우여 교육부 장관, 교문위 여당 간사와의 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나 "내년도 예산안에 5600억원을 순증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부족한 지방교육재정에 대해 지방채를 발행하는 대신 중앙정부가 이를 보증하고 이자를 부담하기로 했다"며 "누리과정 예산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충당하도록 한 영유아보육법 시행령 등 상위법과 어긋나는 부분은 추후 정비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에 교문위는 이날 오후 3시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예산안 심의를 정상화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새누리당 신성범 의원이 원내 지도부에 합의 내용을 보고하면서 30여분만에 상황은 달라졌다. 새누리당 지도부가 '국고 지원은 절대 불가하다'는 방침을 내세운 것이다.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즉각 브리핑을 열고 "여야 합의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전면 부인했다.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상임위 차원에서 의견이 오갔는지는 모르겠지만 당 지도부와 협의한 사실이 없고 우리 당은 그런 (내용으로) 합의할 의사가 없다"며 "현재 영유아보육법 부칙 시행령에 근거해 지방교부금으로 해야 한다는 명백한 법적 근거가 있는데 우리 당 일각에서 착오가 있지 않았나 한다"고 반박했다.

그간 새정치연합은 내년도 누리과정 예산 2조1000억원을 국고에서 지원할 것을 주장했지만 새누리당은 국고 지원은 어렵고 지방채 발행으로 해결하자는 입장을 보이면서 팽팽하게 맞서왔다. 이러한 이유로 교문위 예산 심의는 기한을 넘긴 채 여러차례 파행을 빚었다.

새정치연합은 합의를 번복한 여당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김태년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합의가 이뤄지자마자 새누리당 지도부에서 특히 김재원 수석이 이 합의를 전면 부정했다"며 "무능하고 무책임하다"고 맹비난했다.

김 의원은 "상임위 운영과 관련해 여야 간사, 소관 부처 장관이 합의한 것 이상의 더 큰 합의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이렇게 합의됐으면 여당에서 존중해주는 게 지금까지 정치적 도의이고 그렇게 해온 것 아닌가. 상임위 운영과 관련해 매 상황마다 지도부의 허락을 받아야 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일개 수석이 자당의 대표까지 지내신 분이 책임 있는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서 합의한 것에 대해 그렇게 한 칼에 잘라버리고 뒤엎어버리는 경우는 한 번도 못 본 것 같다"며 "황당한 상황"이라고 비난했다.

서영교 원내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여야가 합의하고 정상화하려고 하는데 새누리당 원내수석이 전면 부인한다면 아이들 보육은 원내수석이 책임질 것이냐"라며 "새누리당은 김재원 수석의 당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이에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신성범 의원은 혼선을 빚은 데에 대한 책임을 지고 간사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신 의원은 "(여야 간사간 구두 합의를) 문서화하지 않은 상태에서 당 지도부의 추인을 받지 않고 언론에 보도되면서 혼선을 빚었다"며 "책임을 지고 간사직을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여야 간사간 극적 합의가 결국 파행으로 이어지면서 교문위 전체 예산에 대한 심사는 더욱 난항을 빚게 될 전망이다.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물리적으로 오늘이 마지노선이 될 것"이라며 "교문위에서 하루빨리 예산을 확정해서 예산안조정소위로 보내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정부 원안을 갖고 심사해야 할 상황"이라고 못박았다.

실제로 교문위 예결소위가 이날 가동됐지만 여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파행됐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 교문위 여야 간사 간 합의에 따라 예결소위를 열기로한 오후 3시에 맞춰 회의장에 입장했으나 여당 의원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회의는 김태년 예결소위 위원장 주재로 오후 3시20분께 개의한 후 곧바로 정회했다.

김 위원장은 "오늘 오전에 양당 간사와 교육부 장관의 합의는 많은 고민들을 가지고 서로 양보해 가면서 이끌어 낸 것인데 여당의 이런 태도는 매우 유감스럽다"며 "속히 입장을 정리해서 소위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 회의 정회를 선포한다"고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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