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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 '자세 낮춘' 김부겸…"회초리 무겁게 받아들여"

입력 2021-05-06 19:00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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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지금 이시각 국회에선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김 후보자는 "재보궐 선거의 준엄한 회초리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 야당의 공세에도 자세를 낮췄는데요. 오늘(6일) 청문회 소식, 신혜원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청문회에 나선 후보자들에겐 몇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건 역시 '사과형'이죠. 청문회란게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한번 믿고 시켜달라"하는 자리니만큼 자세를 바짝 낮추는 겁니다.

[임혜숙/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지난 4일) : 사려 깊지 못한 부분이 있습니다.]

[박준영/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지난 4일) :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그런가하면 '적극 반박형'도 있습니다. 사실과 다르다, 법적 책임도 지겠다, 조목조목 반박하는 유형이죠.

[금태섭/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 (2019년 9월) : 후보자가 지금까지 해온 말과 실제 살아온 삶이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면서 충격을 받은 겁니다.]

[조국/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 (2019년 9월) : 제 처가 그걸(위조) 했다고 그러면 법적인 책임을 져야 되고 누구나 법 앞에 평등하다고 생각합니다.]

조 전 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는 자녀 입시비리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물론 항소심에서도 "난 위조한 적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죠.

다음은 '노련형'입니다. 실체적 의혹보다는, 주로 정치적인 공격이 오갈 때 등장하는 유형인데요. 4선 청문위원과 6선 후보자의 노련한 기싸움, 잠깐 보겠습니다.

[주호영/당시 자유한국당 의원 (지난해 1월 8일) : 언론 인터뷰에서 '문재인 상임고문은 좋은 분이지만 한 국가를 책임지기에는 부족한 부분도 있다' 이렇게 주장을 했고요.]

[정세균/당시 국무총리 후보자 (지난해 1월 8일) : (2012년 당시 대선후보 경선) 경쟁자로서 상당히 점잖게 상대방을 평가했다고 할까요?]

[주호영/당시 자유한국당 의원 (지난해 1월 8일) : 문재인 대통령이 아주 잘하고 있습니까?]

[정세균/당시 국무총리 후보자 (지난해 1월 8일) : 더 잘하기 위해서 제가 필요합니다.]

마지막은 '역공형'입니다. 공격하면 역시 추다르크, 추미애 전 장관이 딱 떠오르는데요. 아들이 군 생활 중 휴가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고, 자료 제출도 부실하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역으로 "신상털기"라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김도읍/당시 자유한국당 의원 (2019년 12월) : 추 후보자는 (국회의 요구 자료를) 거짓 제출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는 법안까지 대표 발의한 사람입니다.]

[추미애/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 (2019년 12월) : 군에 안 갈 수도 있었는데 엄마가 공인이기 때문에 군대를 자원해서 간 아이입니다. 가족의 신상 털기 바람직하지 않아 보입니다.]

지금 국회에선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의 청문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김 후보자쯤 되면 반박이든 역공이든 다 가능할법도 한데, 되려 초심자에게서 많이 보이는 1번 '사과형'을 택했습니다. 4.7 재보궐 선거의 패인으로 정부여당의 '일방통행식 국정 운영'이 꼽히는 만큼,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자세를 낮추는 모습이었습니다.

[김부겸/국무총리 후보자 : 재·보궐선거의 준엄한 회초리를 아프게 받아들입니다. 국민 여러분의 꾸짖음을 명심하겠습니다.]

청문회 시작 30분만에 '부끄럽다', '반성한다'는 자성 발언이 쏟아졌습니다. 몇가지 쟁점이 있었는데요. 먼저, 김 후보자 부부가 자동차세와 과태료를 체납해 차량이 32차례 압류된 것과 관련해섭니다.

[김부겸/국무총리 후보자 : 공직후보자로서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간에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이번의 지적 때문에 저를 되돌아보는 기회가 됐습니다. 부끄럽습니다.]

또 행안부 장관 시절인 2019년 각종 재해 현장에서 기념촬영을 한 것도 사려 깊지 못했다"며 고개 숙였고, 유년 시절 자신이 '왕따' 가해자였다고 저서에 쓴 데 대해선 "반성과 참회의 심정"이라고 했습니다. 반대로 공세를 벼르는 야당에 대해선, 비판성 발언을 최대한 자제했는데요.

[박재호/더불어민주당 의원 : 지금 전 세계가 백신을 구하기 위한 전쟁을 하고 있죠. 우리 정부만 손 놓고 있을 리는 없잖아요. 또 야당이 일부 유언비어성 문제를 더 국민들에게 불안을 조장시키는 일도 맞겠죠?]

[김부겸/국무총리 후보자 : 야당의 문제는 아닌 것 같고요. 정당의 문제로 보기는 좀 어렵지 않겠나 싶습니다.]

[조수진/국민의힘 의원 : 지금 더불어민주당은 의석수를 앞세워서 임대차법, 공수처법 일방 처리합니다. 기립 표결합니다. 이거 어떻게 보세요?]

[김부겸/국무총리 후보자 : 여야가 대화를 해서 했더라면 국민들도 좀 더 납득시키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은 저는 가지고 있습니다마는. (잘못됐다는 말씀이시군요.) 위원님, 그렇게 단정 짓지 마시고요.]

그런가하면 민주당의 '열성 지지층'에 대한 입장도 에둘러 피력했습니다. 소위 문자폭탄 공세는 "제가 지금까지 알고 있는 방식은 아니"라면서, "국민의 삶과 높이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조국 오래만에 조국 전 장관도 소환이 됐죠. 김 후보는 과거 "문 대통령이 조 전 장관을 감싸 국민에게 상처를 줬다"고 했었다가 다섯달 뒤 민주당 당 대표 선거에서는 "조 전 장관이 검찰에게 이루 말하지 못할 고초를 당했다"고 입장을 바꿨습니다. 둘 중 어떤 게 소신이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는데요.

[김부겸/국무총리 후보자 : 짐작하시다시피 아무래도 당의 주요 지지자들을 상대로 또 거기에 말하자면 메시지를 내야 되기 때문에 저렇게 말씀을 드렸던 것 같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야당의 공세도 예상보다는 거세지 않았습니다. 핵심 쟁점으로 꼽히던 라임 VIP 펀드 의혹 등은 간단히 훑고 넘어간 수준이었고요. 김 후보자는 "1주택 고령·은퇴자의 종부세 부담을 낮추겠다", "백신 부작용은 반드시 보상하겠다" 등등 정책 관련 답변도 내놨습니다. 들어가서 더 이야기해보죠.

[JTBC '정치부회의'/(지난 4일) : '슈퍼 화요일'로 불리는 오늘, 5명의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일제히 오전 10시에 시작됐습니다.]

그제였죠. 안 반장이 챙긴 5명의 장관 후보자 청문회 후속 상황도 짚어봅니다. 국민의힘은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박준영 해양수산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3명에 대해 부적격 판정을 내렸습니다. 보고서 채택에 '절대' 응할 수 없으니 자진사퇴하거나 청와대가 지명을 철회하란 겁니다. 정의당도 '데스노트'를 확정했는데요. 임혜숙, 박준영 두 후보자에 대해 지명 철회를 공식 요구했습니다.

[강민국/국민의힘 원내대변인 : 이번 '부적격 3인방'은 위장전입부터 탈세까지 죄목명도 다양한 '비리 백화점'입니다. 이것이 공정과 정의를 외치던 촛불 정권의 진면목입니까?]

[이동영/정의당 수석대변인 (지난 4일) :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따져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민주당은 "부적절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결격 사유까진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조율이 안 되면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보고서 단독 채택이 가능하지만, 그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져야 하는데요. 현 정부 들어 야당 동의 없이 임명된 장관급 인사는 29명에 이릅니다. 한준호 원내대변인은 "전례로 봤을 때 큰 문제는 아니다. 청와대의 재송부 요청 기한(10일)까지 포함해 최대한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내부에선 "정권 말 낙마는 안 된다", "30번째 야당 패싱은 부담"이라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는 중인데요. 일단 오늘 2시반 열리기로 했던 임혜숙 후보자 보고서 채택 논의는 미뤄졌는데요. 민주당이 내부 의견 조율을 거친 뒤 협상을 재개하기로 하면서 다음 주 중에나 결론이 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 정리합니다. < "부끄럽다" 자세 낮춘 김부겸 야 "임혜숙·박준영·노형욱 부적격" 여 "단독 채택 최대한 지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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