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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샌더스 첫 양자토론 …'진보주의' 놓고 설전

입력 2016-02-05 14:25

샌더스 "월가로부터 선거자금 지원받는 클린턴 진보주의자 아니다"

클린턴 "샌더스가 내세운 주요 공약 현실성 결여" 일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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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더스 "월가로부터 선거자금 지원받는 클린턴 진보주의자 아니다"

클린턴 "샌더스가 내세운 주요 공약 현실성 결여" 일축

힐러리·샌더스 첫 양자토론 …'진보주의' 놓고 설전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 상원의원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경선·9일)를 앞두고 4일(현지시간) MSNBC가 중계한 TV토론에서 의료보험 및 교육 체계 개선 등 진보주의적인 과제를 어떻게 실현할지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두 후보의 TV토론은 더럼에 있는 뉴햄프셔 대학에서 진행됐다. 앞서 또 다른 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인 마틴 오말리 전 메릴랜드 주지사는 지난 1일 치러진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의 낮은 지지율로 인해 경선을 포기했다.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샌더스가 내놓은 공약은 달성할 수 없는 것"이라고 일축한 반면 샌더스 상원의원은 클린턴 후보가 미국인들이 누릴 권리들을 부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샌더스 의원은 모두 발언에서 "미국 경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고 부패한 미국 금융 시스템은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있다"며 "대통령이 되면 이를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라고 변화를 예고했다.

이에 대해 클린턴 후보는 "나는 지킬 수 없는 약속은 하지 않는다"며 샌더스 의원이 약속한 보편적 의료보험과 국·공립대학 등록금 무료 공약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클린턴 후보는 "다수의 미국인은 경제 성장의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며 변화의 필요성은 인정했다.

샌더스 후보는 "(국립) 대학 등록금 면제와 보편적 의료보험은 충분히 현실화될 수 있다. 현재의 미 의료제도는 제약회사들이 만들어 낸 것 "이라며 "월스트리트가 대학 등록금 인하에 기여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샌더스 후보는 "오바마케어는 맹점을 갖고 있다"며 "집권하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시스템을 해체하고 새로운 의료제도를 도입하겠다"고 전했다.

클린턴은 "샌더스 의원의 목표 자체가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어디에서 출발하고 어디에서 끝낼지 이 부분에서 이견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클린턴 후보는 한때 지지율에서 상당한 격차로 샌더스 후보에 앞섰지만, 클린턴의 개인 이메일 파동으로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두 후보 간 대결은 초접전으로 전개됐다.

클린턴은 또 "샌더스가 자신이 진보주의자가 아니라고 말한 것은 공정하지 않다"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어 "샌더스의 말에 따르자면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민주당 지도자들도 진보주의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클린턴은 진보가 아니라 중도로 분류할 수 있다고 주장한 샌더스는 "오바마 대통령은 진보에 속한다고 평가할 수는 있지만, 그가 추진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은 막대한 피해를 안길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샌더스 후보는 "무소속으로 정치 활동을 계속 해왔지만 내가 갖춘 진보적인 가치관으로 볼 때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될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샌더스는 "의정 활동을 할 때 민주당 의원들과 늘 가까웠다"며 "민주당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갔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클린턴은 "샌더스의 지역구인 버몬트주에서 많은 민주당 지지자들이 나에 대해 지지 표명을 했다"며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 대해 자신감을 표출했다.

샌더스는 자신은 슈퍼팩(super PAC)으로부터 선거자금을 조달하는 클린턴과 달리 개인들의 자발적 후원금으로 선거 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클린턴을 겨냥했다. 샌더스는 클린턴이 슈퍼팩의 지원을 받으면서도 월가의 자금을 받고 있다며 그는 진보주의자가 아니라고 말했다.

클린턴은 "이제 그만 할 때도 됐다"며 격양된 반응을 보였다. 클린턴은 선거자금과 관련해 샌더스가 진실을 호도하고 있다며 이런 발언은 샌더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맞섰다.

이어 클린턴은 "미국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민주당은 단합해야 한다"며 "이런 미국의 숙제들을 풀기 위해서는 더 많은 기회와 공직자로서의 경력이 있는 내가 샌더스보다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월가와의 유착 관계를 의식한 클린턴은 "2008년 금융위기 이전에 월가 금융업체들에 위기 가능성을 사전에 경고했다"며 "대통령이 되면 또 다시 이런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샌더스는 "일반 미국인들을 보호할 목적의 금융 규제는 내가 클린턴보다 더 적합하다"라고 견해를 밝혔다. 샌더스는 "미국 기업의 행태에 대해 좋은 견해를 갖고 있지 않지만, 만약 백악관에 입성한다면 미국 기업들과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샌더스는 "그렇지 않은 미국 기업들도 있지만 적지 않은 기업들은 노동자의 처우를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클린턴 후보가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가까스로 승리했지만, 일반 유권자도 참여할 수 있는 뉴햄프셔에서는 샌더스 후보가 상당한 격차로 앞서 있는 것으로 드러나 귀추가 주목된다. 클린턴은 지난 1월 1500만 달러의 선거자금을 확보했다고 밝혀 2000만 달러를 획득한 샌더스에 처음으로 뒤졌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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