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프로배구 선수들의 학교폭력 논란은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남자배구 선수 두 명도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됐습니다. 여자 선수들에 대한 징계가 늦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온 겁니다.
온누리 기자입니다.
[기자]
[박미희/흥국생명 감독 (지난 11일) : 선수들도 많이 힘들어하고 있는 부분이 있지만.]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이재영과 이다영을 감싸는 듯한 감독의 발언.
소속팀 흥국생명 역시 "두 선수는 심신의 안정이 필요하다"며 "처벌보다 선수 보호가 우선"이라 밝혔습니다.
학교 폭력에 대한 구단의 미지근한 대처는 결국 추가 피해자를 불러냈습니다.
자신을 또 다른 피해자라 밝힌 한 네티즌은 "초등학교 6학년 때 그 둘을 만난 게 불행의 시작이었다"면서 "1년 반 만에 옆 산을 통해 도망을 갔다"고 적었습니다.
이어 구단을 향해 "이런 식으로 조용히 잠잠해지는 걸 기다리는 거라면 그때의 일들이 하나씩 더 올라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남자 배구에서도 폭력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한 피해자는 온라인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고등학교 시절, 두 명의 프로배구 선수에게 수차례 폭력을 당했고, 급소를 강하게 맞은 뒤 고환 봉합 수술을 받는 등 고통 속에 살았다"고 털어놨습니다.
글이 올라온 지 몇 시간 만에 OK저축은행의 송명근과 심경섭은 자신들이 가해자임을 인정하고 사과 성명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피해자와 부적절한 충돌이 있었다"는 식으로, 수위를 훨씬 낮춘 구단의 해명은 또 다른 분노를 불렀습니다.
피해자는 다시 글을 올려 "말도 안 되는 입장문과 사과는 인정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다"면서 더 오래, 깊이 생각한 뒤 제대로 사과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이제 팬들의 관심은 해당 선수들의 징계 수위에 쏠립니다.
때문에 구단과 연맹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지만, 징계가 너무 가볍거나 늦어진다면 배구계 전체가 신뢰를 잃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