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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모든 사람 얘기 다 들어야 하느냐" 역정 낸 대통령

입력 2016-12-27 18:36 수정 2016-12-27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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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이 하루 종일 화제입니다. 그야말로 박근혜 대통령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에 대한 '작심 인터뷰' 때문인데요. 특검이 '문화계 블랙리스트' 수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직후라 그의 발언이 더더욱 큰 파장을 낳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유 전 장관의 입을 통해 공개된 박근혜 정부의 작동방식은 이해할 수 없는 일 투성이였습니다.

오늘(27일) 국회 발제는 유 전 장관의 인터뷰 내용을 중심으로 풀어보겠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유진룡 전 장관, 박근혜 정부 초대 내각 멤버였다가 2014년 7월 16일 물러났습니다. 명백한 경질이었습니다. 보통 장관 바꿀 땐, 후임자 발표하면서 자연스럽게 교체해주는데, 유 전 장관은, 후임자 발표도 않고, 그냥 면부터 시켰습니다. 당시 관가에선 '대통령한테 얼마나 찍혔길래, 저런 모욕을 당할까' 하는 얘기가 돌았죠.

자, 그런 유 전 장관이 어제 CBS 라디오 출연해서 그간 묵혀놨던 얘기들 좍 풀어놨습니다. 그걸 듣고 나니까, '정말 싫어할 만했구나'싶더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유 전 장관은 시키는대로 하지 않았고, 고분고분하지 않았던 겁니다.

먼저 박근혜 대통령입니다. 2014년 4월 29일, 세월호 참사 이후 처음 열린 국무회의 때입니다. 박 대통령이 세월호 구조 실패 책임을 물어 해양경찰 해체 방침을 내놓자 유 전 장관은 "정부조직을 바꾸면서, 어떻게 국무위원들과 상의 한번 않고 결정하시냐"라고 제동을 걸었다는 겁니다. 과연, 박 대통령! 어떤 반응이었을까요?

[유진룡/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음석대역) : 굉장히 화를 내시더군요. 그러면서 '내가 대한민국 모든 사람의 얘기를 다 들어줘야하는 거냐?'면서 역정을 내셨어요.]

유 전 장관, 한발 더 나아갑니다. 세월호 참사 책임 지자며 '내각 총사퇴'를 건의했던 겁니다. 이건 제 짐작이지만 아마 박 대통령은 이날 '유진룡은 어떻게든 손을 좀 봐야겠구나'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김기춘 씨와의 악연도 소개했습니다. 바로 방송인 자니 윤 씨를 한국관광공사에 낙하산으로 내려보냈던 일과 관련해서였죠. 그때가 마침 2014년 5월 19일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대국민담화가 있던 때였다는데, 박 대통령, 당시 이런 얘기했었죠.

[세월호 참사 관련 대국민담화 (2014년 5월 19일) : 저는 관피아의 폐해를 끊고 공직사회를 근본적으로 개혁하기 위해 개방성과 전문성을 갖춘 공직사회로 혁신하려고 합니다.]

자, 담화 바로 다음날인 5월 20일이었습니다.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던 김기춘 씨가 전화를 걸어서 "박근혜 캠프에서 활동했던 자니 윤을 관광공사 상임감사로 임명하라"고 했다는 겁니다.

유 전 장관, 매우 혼란스러웠습니다. 아니 바로 어제 대통령이 눈물까지 흘리면서 '공직사회 혁신하겠다'고 했는데, 낙하산이라니…이건 무슨 시츄에이션이지 한 거죠.

[유진룡/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음성대역) : 이게 그분의 뜻이었는지 아니면 김기춘의 장난이었는진 몰라도 자니 윤을 임명하라고 지시가 왔습니다. 저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죠.]

그렇습니다, 유 전 장관은 직접 자니윤을 만나서, "상임감사는 절대 안된다. 대신 홍보대사를 하라"고 역제의를 해서 그러겠노라는 답을 받았답니다.

보통 이러면 '잘했다'고 칭찬할 법도 한데, 청와대 반응은 180도 달랐다는 겁니다. "시키는대로 할 것이지 왜 자꾸 쓸데없는 짓을 하냐"면서, 김기춘씨가 역정을 내더라는 겁니다.

유 전 장관은 즉각 사의를 표했고, 곧바로 경질됐습니다. 그리고 한 달도 채 안돼, 자니 윤씨는 관광공사 상임감사에 임명됐습니다.

오늘 국회 기사 제목은 < "대한민국 사람 얘기 다 들어줘야 하느냐" 역정 낸 대통령 > 이렇게 정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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