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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값 인상 5개월…정부는 물론 담배사·편의점 '함박웃음'

입력 2015-06-01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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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대학에 재학 중인 김모(24)씨는 연초 담배값 인상(2500원→4500원)에 금연을 하려고 전자담배를 손에 쥐었다가 지난 3월부터 흡연을 다시 시작했다.

김씨는 "다시 담배 피우기 시작할 때는 3일에 한 갑 정도로 줄었는데 지금은 원래 피던 정도까지 늘었다"며 "이제 4500원이라는 가격에 무뎌진 것 같고 주변 흡연자들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한 편의점에서 6개월 넘게 일하고 있는 박모(32·여)씨는 "확실히 연초보다 담배를 찾는 사람이 늘었다"며 "담뱃값이 막 올랐을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종류와 무관하게 담배 손님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정부의 담뱃값 인상 조치 이후 다소 주춤했던 흡연 심리가 되살아나면서 세수증가 혜택을 보고 있는 정부만이 아니라 담배 제조 및 유통 업체도 짭짤한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의 실적과 주가도 연초부터 최근까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KT&G의 지난 1분기 잠정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에 비해 폭증했다. 매출은 18% 오른 1조1369억원이었고, 영업이익은 무려 64.7%가 뛴 4285억 3500만원이었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2013년 1분기는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6.4%였고, 지난해에도 4.5% 증가에 그쳤던데 비해 올해는 담뱃값 인상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이를 반영하듯 KT&G 주가는 종가 기준 연초 7만8200원에서 지난 29일 9만6400원까지 올랐다.

담배를 판매하는 편의점도 담뱃값 인상 수혜의 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27일 발표한 '4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년 대비 편의점의 담배 등 기타 부문의 매출 증가율은 담뱃값 인상 직후인 지난 1월 5.3%에 불과했다. 하지만 2월 7.7%, 3월 46.4%로 오른 데 이어 지난 4월에는 53.5%까지 점차 증가율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BGF리테일은 지난 1월2일 종가 기준 7만4400원에서 29일 15만2500원으로 104.97% 올랐다. GS리테일 역시 같은 기간 2만4650원에서 3만9450원으로 60.04% 상승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담뱃값 인상에도 불구하고 담배에 대한 수요 변동 폭이 예상보다 적다며 담배 제조, 편의점 업종에 대한 실적과 주가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특히 편의점 업종이 담뱃값 인상 효과와 수요 증가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현대증권 박애란 연구원은 "올 초 내수 담배가격 인상 이후 시장 점유율 흐름과 일회성 이익 반영 여부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다소 사라졌다"며 "담배 회사 이익이 예상보다 빨리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대투증권 박찬휘 연구원은 "담뱃값 인상에 따른 소비량 감소가 예상보다 낮아 편의점 매출 성장률이 확대하고 있다"며 "이 같은 심리가 주가에 이미 반영된 부분도 있지만 앞으로 실적과 주가가 오를 여력이 충분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연초에 담뱃값이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오른 지 넉달 만에 6100억원의 세금이 더 걷힌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1~4월 담배로 걷힌 세금은 2조6200억원으로 지난해(2조100억원)보다 6100억원 늘었다.

정부는 지난해 담뱃값 인상을 추진하면서 담배 판매로 인한 세수 증가가 올해만 2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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