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브랜드아파트 특화, 층간소음에는 '예외'

입력 2012-01-26 07:15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톱 5' 브랜드도 규정대로만 시공
현대산업개발, 기술 개발해 놓고도 적용 안해
"브랜드 아파트는 다를 줄 알았는데‥"


서울 용산구 도원동 A아파트 주민 최모(42)씨는 엊저녁에도 층간소음으로 잠을 설쳤다. 한밤중에 벌어진 윗집 부부싸움이 아파트 벽을 타고 아랫집에 사는 최씨의 단잠을 깨운 것이다.

"서로 소리 지르고 욕하고 물건 던지는 소리까지 너무 잘 들려요. 옆 동에 전세 살 때는 윗집 애들이 뛰어서 힘들었는데 이제 생각하면 아파트 공사 자체가 잘못된 것 같아요. 브랜드 아파트라면서 왜 이런지 몰라."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는 소위 '브랜드 아파트'라도 별다른 층간소음 방지책이 없기 때문이다. 특화된 조경과 커뮤니티 시설 등을 내세우는 대형 건설사들이 정작 기본적인 사안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부동산114는 최근 실시한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인지도 조사에서 '래미안(삼성물산), 아이파크(현대산업개발), 자이(GS건설), 푸르지오(대우건설), 힐스테이트(현대건설), e편한세상(대림건설)' 등이 유명 브랜드로 꼽혔다고 밝혔다.

그러나 연합뉴스가 취재한 결과 이들 브랜드 아파트의 층간소음 시공 기준은 딱 '법대로'에 그쳤다.

층간소음 차단을 위한 규정은 지난 2003년에 마련됐고 실제 시공 기준이 강화된 것은 2005년의 일이다. 이후 건설사들은 바닥두께(슬라브) 201㎜ 이상, 소음완충재 20㎜ 이상의 표준바닥구조 방식을 적용해 아파트를 시공해왔다.

이는 공공아파트나 민간 브랜드 아파트나 다를 바 없다. 또 2005년 이후 준공된 아파트라고 해서 무조건 층간소음으로부터 자유로운 것도 아니다.

대형 A건설사 관계자는 "두께만 맞추면 그만이고 내부 구조에 대해서는 아무런 제재가 없기 때문에 똑같은 기준으로 지어도 어디는 방음이 잘 되고 어디는 안 되는 등 믿을 수가 없는 게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또 다른 대형 B사 관계자도 "고층 아파트가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자재 무게를 줄이려다 보니까 콘크리트도 얇아진다"면서 "최근 준공된 고층 주상복합아파트 등은 층간소음에 더 취약한 측면이 있다"고 인정했다.

기술을 개발하고도 적용하지 않는 업체도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2008년 화장실 소음을 획기적으로 줄인다는 '화장실 층간소음 저감기'를 개발해 특허도 출원했지만 현재까지 시공한 적은 없고,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시공비가 비싸기 때문에 분양가상한제 아래서는 적용이 어렵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