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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견검사도 반대한 'NLL 대화록 공개'…그 뒤엔 남재준

입력 2017-11-08 21:21 수정 2017-11-08 21:24

책상 6개 '가짜 사무실' 논란도…"남 전 원장 개입"
'가짜 사무실' 감찰실장조차 대화록 공개는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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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6개 '가짜 사무실' 논란도…"남 전 원장 개입"
'가짜 사무실' 감찰실장조차 대화록 공개는 반대

[앵커]

남재준 전 국정원장은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로도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특히 댓글 수사 때 '가짜 사무실'을 꾸린 파견 검사조차 대화록 공개만은 반대했지만 남 전 원장은 강행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좀 들여다봐야 될 부분들이 좀 더 있습니다. 서복현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남 전 원장은 박근혜 정부 초대 국정원장이잖아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2013년 3월 취임했는데요. 남 전 원장, 인사청문회에선 이런 각오를 밝혔습니다. 한번 들어보시죠.

[남재준/전 국정원장 (2013년 3월) : 공직자는 조국에 충성하는 겁니다. 조국에 충성하는 것이지 정권에 충성하는 것이 아니다…]

이런 남 전 원장이 취임 한 달여 만에 맞닥뜨린 인물이 바로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윤석열 검사였습니다.

[앵커]

당시 국정원 댓글 수사팀장이었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2013년 4월 30일 당시 윤석열 팀장은 20여 명을 이끌고 직접 국정원을 압수수색합니다. 한참 실랑이가 있었고 국정원은 양보하는 척 한 사무실 한 곳을 안내했습니다.

[앵커]

그게 바로 가짜 사무실이었지요?

[기자]

당시 수사팀 말은 사무실에 책상이 6개 정도밖에 없어서 "여기가 뭐냐. 심리전단이 몇 명인데 이것밖에 없냐?"고 묻자 국정원은 "다들 외근 나가서 그렇다"고 했답니다.

자료는 정상적인 대북심리전 자료거나 오래된 것이었고 일부는 지워져 있었고요.

가짜 사무실이었던 거죠. 검찰은 남 전 원장 지시가 있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그것이 조국에 충성이냐…하는 되물음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여기 지금 구속된 장호중 당시 감찰실장 등이 개입한 것이고요. 이 가짜 사무실이나 이런 것들에 대해서…

[기자]

장호중 검사장 등 파견 검사들은 검찰이 이렇게 진술 했다고 합니다. '반대한다고 달라질 것이 없었다. 휩쓸릴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합니다.

물론 변명이 안됩니다만 국정원 지휘부가 댓글 수사를 얼마나 막으려 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앵커]

그 뒤에 바로 청와대 특수활동비 상납이 시작됐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바로 한 달만 입니다. 5월부터 국정원은 특수활동비, 정확히 특수공작비에서 매달 5000만 원씩 빼 청와대에 상납합니다. 남 전 원장 지시라는게 검찰 결론이고요.

특수공작비는 국민이 테러단체에 납치되거나하면 구출 등에 쓰는 자금이라고 합니다.

[앵커]

통치자금이라고 하는 말도 사실 이게 말이 안되는 그런 단어인데. 그나마 오늘 검찰은 그게 통치 자금도 아니요. 비자금이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지 않습니까? (비밀리에 관리하는 자금이요.) 그게 비자금이죠. 한 달 거쳐 불법을 자행하는 건데 그 다음 달에는 대화록 공개가 있었잖아요? 참 여러가지 일이 있었네요.

[기자]

2013년 6월 24일 오후 국정원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의 전문을 국회에 공개합니다.

그런데 오전에 회의가 있었습니다. 취재해보니 참석자 중에 장호중 감찰실장 등 파견 검사 일부, 또 보안처장이 있었는데 이들은 "향후 회담에 문제가 있다"며 반대했다고 합니다.

가짜 사무실에 개입한 파견 검사조차 대화록 공개만은 반대했던 겁니다.

하지만 남 전 원장은 소신이라며 강행했습니다.

대화록 공개는 대선 때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 포기 발언을 했다고 주장한 새누리당이 요구했던 겁니다.

검찰은 대화록 공개도 곧 수사할 예정입니다.

[앵커]

그 뒤로도 남 전 원장의 국정원은 이례적인 행보를 보인다면서요?

[기자]

2013년 11월 검찰이 트위터를 추가 발견해 원세훈 전 원장 공소장을 변경하자 국정원은 이제 검찰을 대놓고 공격합니다.

그것도 공식적인 보도자료를 통해서요.

같은 국가기관끼리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내용은 "여론몰이에 치중하는 비이성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 "정치 검찰의 극단적인 모습으로 준법의식이 의심된다"는 거였습니다.

[앵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 사건. 유우성 씨. 그 조작 사건도 결정적이지 않았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것 역시 남 전 원장 시절에 일어났죠. 2014년 4월 14일 국정원이 간첩 사건의 증거를 조작했다는 검찰 발표가 나오자 다음 날 남 전 원장은 '3분 사과'를 합니다. 들어보시죠.

[남재준/전 국정원장 (2014년 4월) : 일부 직원들이 증거 위조로 기소되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원장으로서 참담하고 책임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뼈를 깎는 개혁을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잘 들어보면요. 개혁하겠다 이건 바로 당시에 사퇴 주장을 일축하는 거였습니다.

버티던 남 전 원장은 세월호 사고로 악화된 여론을 수습하려는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결국 사과 한 달여 만에 경질됩니다.

정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지난 정부 초대 국정원장은 이렇게 정반대 모습을 보였고 이제 취임 직후 맞닥뜨린 윤석열 중앙지검장 지휘 아래 피의자로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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