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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와 육아는 여성의 몫?…정부기관 발간 책자 논란

입력 2020-09-18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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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같은 시대에도 아이들에게 아빠는 회사에 가고, 엄마는 집안일을 한다고 가르칠 수 있을까요? 정부 기관이 펴낸 한 교육책자에 비슷한 비유가 담겨 있어 논란이 예상됩니다. "아내가 없으면 파출부를 써야 하고", "직장 다니는 남편이 살림하는 건 쉽지 않다"와 같은 언급입니다.

류정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소책자 제목은 '통일비용보다 더 큰 통일편익'입니다.

통일부 산하 통일교육원에서 발간했습니다.

통일이 됐을 때 부담해야 할 '통일비용'의 필요성을 예를 들어 설명하는 대목이 나옵니다.

병에 걸린 아내를 구하는 데 드는 비용을 통일 비용에 빗댔습니다.

"아내가 큰 병에 걸렸을 때 수술비용이 들더라도 비용을 치러 살리면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겁니다.

"아내가 없으면 가사일을 위해 파출부를 써야" 하고, "돈이 더 많이 드는 외식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남편이 살림을 할 수도 있겠지만 직장을 가진 상태에선 쉽지 않다"거나 "아이들의 입장에서도 엄마가 늘 곁에 있다는 것이 도움 된다"고도 했습니다.

통일을 해야 한다는 취지로 비유를 든 것이지만, 쉽게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가사일과 육아가 여성의 몫인양 성역할에 대한 편견을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양이현경/한국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 : 아내, 즉 여성을 남편과 동등한 주체로서 인정하지 않고 남성 가부장적 가족을 유지하기 위해 도구로 취급했다는 것을…]

지난 2011년, 1500여만 원의 예산을 들여 발간된 이 책은 일선 학교와 공공기관, 도서관 등에 2천 여부가 배포됐습니다.

통일교육원 홈페이지에도 게시돼 있습니다.

집필자인 조동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원장은 "이해하기 쉽게 예를 든 것"이라면서도 "지금 시각으로 문제가 된다면 사용을 제한해야 할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자료제공 :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김홍걸 의원실)
(영상디자인 : 김윤나·송민지 / 영상그래픽 : 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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