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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나는 누구, 여긴 어디?'

입력 2015-10-06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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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뉴스룸. 앵커브리핑으로 이어갑니다.

그는 누군가의 부축을 받으며 한발 한발 계단을 힘겹게 올랐습니다.

"내가 왜 여기 있는지 모르겠다"

곤혹스러움의 표현으로 출두의 이유를 부정했습니다.

그러나 카메라가 사라진 곳에서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꼿꼿한 자세와 날카로운 눈빛. 적어도 검찰이 전한 바로는 그렇습니다.

물론 검찰이 왜 이례적으로 조사받은 자의 태도까지 언론에 전했는지는 추론할 수밖에 없지만 말입니다.

아무튼 검찰청 안과 밖에서의 태도가 달라지는 것은 재벌도 권력자도 마찬가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뒤, 그는 또 한 번 달라졌습니다. "어디에 비자금이 있다는 거냐" 취재기자에게 역정을 내기도 했습니다.

"내가 왜 여기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한 그는 '萬事亨通'을 '萬事兄通'으로 바꿔 부르게 한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이미 전직 대통령이 남겨놓은 4대강과 자원외교와 관련된 의혹이 눈덩이만큼 불었고 전 재산을 내놓았다는 재단 역시 구실을 못하는 가운데 그 형님이 남긴 유산 역시 만만치는 않아 보입니다.

사실 익숙한 풍경들이죠. 대통령의 가족이, 수족이, 지인이, 인척의 인척이. 그리고 관계를 사칭한 사기꾼까지…

지난 2011년. 당시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인간이 추구하는 욕망은 3P. 재물욕 Property 명예욕 Position 지위욕 Power 3가지다. 그러나 이 모두를 탐하게 되면 결국 감옥 Prison에 간다. 이것이 4P의 원리다.

이 4P의 원리를 강조하며 청렴을 당부한 그 역시 7억 원 수수혐의로 감옥에 갔습니다.

그리고 임기 초 자신 있게 청렴을 강조했던 MB정부.

"우리는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조그마한 흑점도 남기면 안 된다"

그 많은 호언장담들이 지금은 어느 별인가에 흑점이 되어 날아가고 남은 것은 공허한 되뇌임…

"나는 누구? 여기는 어디?"

오늘(6일)의 앵커브리핑이 주목한 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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