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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담아 1년 뒤 나에게…설 연휴 '느린 우체통' 사연들

입력 2018-02-18 21:59 수정 2018-02-18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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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설 연휴 마지막 날이죠. 특별한 리포트 준비해 봤습니다. 편지를 우체통에 넣으면, 1년 뒤에 도착하는 '느린 우체통' 사연입니다. 치매인 할머니가 자신을 잊지 않길 바라는 손녀부터 남편의 사업 번성을 희망하는 여성까지 새해 희망들이 편지에 담겼습니다.

최수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공원 한 쪽에 빨간 우체통이 있습니다. 오늘(18일) 쓰면 1년 뒤에 배달되는 '느린 우체통'입니다.

16살 채영이는 치매에 걸린 할머니에게 자신의 이름을 조금만 더 기억해달라는 마음을 편지에 담았습니다.

[홍채영/16살 :  할머니가 저를 기억 못하셔서… (편지 받으시면) 제 이름 '채영아' 하고 불러주셨으면 좋겠어요.]

1년 뒤에도 자신을 지켜줄 고마운 가족에게 응원을 보내기도 합니다.

[이은숙/연남동 : 남편한테, 요새 사업이 잘 안되잖아요. 힘내라고 썼어요.]

선생님과 함께 단체로 우체통을 찾은 학생들은 장난치고 웃다가도 편지를 쓰자 이내 진지해집니다.

선생님은 기다림의 의미를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함형동/동도중학교 선생님 :  아날로그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는 편지를 쓰거나 글 쓰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손 편지를 써 본 게 난생 처음인 형제도, 손자를 끔찍이 아끼는 할아버지도 모두 행복한 1년 후를 기대했습니다.

[김희준/9살 : (손 편지) 한 적이 없어요. 핸드폰으로 카톡하죠]

[조길수/71세 : 잘 뛰어놀고 건강하면 되지. 잘 자라줘서 고맙다고.]

조금만 늦어도 조바심을 내는 세상 속에서 느린 손 편지가 더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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