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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동물복지 사각지대' 공혈견 사육장…충격 실태 보고

입력 2015-10-06 21:37 수정 2015-11-23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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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취재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정제윤 기자, 여기 외부 공개가 안 됐다면서요? 그러니까 못 들어가는 곳이죠? 어떻게 해서 들어가게 됐습니까?

[기자]

네, 맞습니다. 이전에는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는데요.

강원도 고성군청 담당 공무원들의 협조를 받아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공무원들은 단속을 위해 동물 관리시설에 출입할 수 있는 권한이 있기 때문에 협조를 얻은 건데요.

혈액은행 측 신고로 저희가 들어가자 경찰까지 출동하는 소동도 벌어졌습니다.

하지만 경찰도 별다른 제재를 하지 않아 사육장 내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앵커]

우선 위생상태가 엉망인 거 같던데, 실제 가 보니 어땠나요?

[기자]

우선 300마리 정도의 개가 집단으로 사육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격적이었고요.

비좁은 우리에서 모두 혈액이 채취되기만 기다리는 개들을 보니 매우 안타까웠습니다.

특히 영상에서 보신 것처럼 위생상태가 매우 심각했습니다.

또 일부 개들은 우리 안에서 제자리를 뱅글뱅글 도는 특이 현상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전문가들은 이런 행동은 운동을 제대로 못 해 스트레스를 받을 때 보이는 정신적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담당 공무원들은 뭐라고 하던가요?

[기자]

동행했던 담당 공무원들 중 한분은 수의사였는데요. 우선 개들이 섭취하는 음식물이 사람이 먹다 남긴 거라 염분이 많아 개의 혈액이 응고될 수 있어 주지 않는 게 맞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몸집에 비해 개 우리가 좁은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현행 동물보호법상 사업주가 위생관리 등을 제대로 안 해도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은 따로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변호사를 찾아가 혹시 법적으로 문제 될 소지는 없는지 한번 물어봤습니다. 들어보시죠.

[오혜림/변호사 : 침출수가 흘러내려 간다거나 하는 건 폐기물 관리법에 위반이 되고 있는 걸로 보이고, 수의사 지휘 감독 없이, 수의사가 아닌 자가 채혈하는 경우엔 수의사법 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앵커]

채혈은 어디서 합니까?

[기자]

사육장에 있던 직원들에게 물었을 땐 개 우리에서 한다고 대답했었는데요.

방송 직전 업체 측과 다시 한 번 확인해 보니 개를 우리에서 꺼내 통로 측에 장치를 마련해 눕혀놓고 채혈한다고 했습니다.

어찌 됐건 채혈할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돼 있진 않았습니다.

[앵커]

정제윤 기자가 다녀간 다음날인가요? 외부인 침입으로 방역이 필요하다, 그래서 혈액 공급을 일시 중단한다, 이렇게 혈액은행 측이 밝혔다면서요?

[기자]

네, 저희가 다녀간 다음날, 홈페이지에 "외부인 침입으로 방역을 해야 한다"며 혈액 공급을 일시 중단하겠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영상에서 보신 것처럼 실제 저희가 방문했을 땐 방역 기구는 작동도 하지 않았고, 소독약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취재진은 들어가기 전에 사육장 직원들을 밖에서 한동안 관찰했는데요.

방역복도 없이 사육장을 계속 들락거렸고, 심지어 사육장 바로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직원의 모습도 목격했습니다.

[앵커]

정제윤 기자만 오염물질을 가지고 들어간 사람이 돼버렸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앵커]

정제윤 기자, 수고했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 + +

'공혈견' 관련 반론보도문

본 방송은 지난 10월 6일 뉴스룸 프로그램에서 한국동물혈액은행의 개사육장의 위생 및 환경이 열악하여 공혈견들의 복지가 우려스럽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동물혈액은행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사육장의 크기는 미국농림부가 제정한 동물복지규약보다 1.5배가 큰 것이며, 채혈 횟수는 한 달에 3회가 아닌, 3~5주마다 채혈을 실시하고 있다. 개들의 맴돌이 현상은 정신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전문가의 견해도 있으며, 방송에 나온 음식 보관 장소는 개의 배설물과 남긴 음식을 모아 퇴비를 위해 쓰레기를 보관하는 장소이지 음식물을 보관하는 장소가 아니다. 또한 한국동물혈액은행에서는 염분 농도를 재고 염분 농도가 1% 이하가 되면 공급을 하기 때문에 공혈견의 혈액에는 문제가 없다"라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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