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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누군 화낼줄 모르나" vs 박영선 "협박 말라"

입력 2014-08-07 13:13

이완구 "8월13일 본회의 안 열리면 국회 마비"

박영선 "지금까지 참아왔다. 매번 당할 순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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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8월13일 본회의 안 열리면 국회 마비"

박영선 "지금까지 참아왔다. 매번 당할 순 없어"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7일 7·30 재보궐선거 이후 첫 주례회동을 갖고 세월호 특별법과 국정조사특위 청문회 관련 현안 논의에 나섰지만 거친 설전을 이어가며 충돌했다.

이 원내대표와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만나 주례 회동을 가졌다.

이 원내대표는 첫 발언에서 새정치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을 맡은 박 원내대표를 향해 "나도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본 경험이 있다. 원내대표도 힘든데 당 전체를 총괄하니 대단히 복잡하실 것"이라며 "오늘 박 원내대표와 좋은 말씀 나누겠다"고 훈훈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박 원내대표도 "먼저 7·30 재보궐선거에서 압승하신 것을 축하드린다"고 말했지만 이내 "이 말씀은 우리 당 의원들이 꼭 들려달라고 했던 말이어서 안 드릴 수가 없다. 듣기 언짢더라도 들어달라"고 준비한 문건을 꺼내들었다.

해당 문건은 새정치연합 전해철 의원이 발의한 세월호특별법 원안에 새누리당이 지적한 내용을 첨부한 것으로,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유포됐다.

박 원내대표는 "이런 문건을 만들어 카카오톡으로 유포시키고 광고까지 내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분노하는 상황이다.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며 새누리당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이 원내대표는 "오늘은 제가 박 대표를 모시고 큰 얘기를 하려고 나왔다. 우리가 싸우려 나온 게 아니다. 일단 그 부분은 사실 확인을 해서 사과할 게 있으면 사과하고 오해가 있으면 풀도록 하겠다"고 제지에 나섰지만 박 원내대표는 "이것도 굉장히 큰 이야기다. 이런 것은 차단돼야 하는 공작 정치"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와 함께 "김무성 대표는 전화를 안 받고,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공개적으로 '모든 일은 제가 결정한다'고 했다"고 하자 이 원내대표는 "개인 일은 삼가자"며 제지했다.

이 원내대표는 "김재원 얘기든 전해철 얘기든 그것은 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주장인데 우리는 국회 전체를 운영하는 입장이다. 의원들 개개인이 판단해 제출한 법안이 원내대표의 엄중한 주례회동에 영향을 줘선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

이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국정감사가 8월26일부터 시작해 25일까지 결산이 처리돼야 한다.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도 30일까지 증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무산된다"며 "유병언법, 김영란법, 기타 정부조직법 등이 시급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특히 "박영선과 이완구가 이 문제에 대해 합의하지 않으면 국회는 마비가 된다"며 국회 일정표도 들어보이고 "이것부터 해결하자"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하기 전 13일 본회의를 열어 각종 현안을 처리하자는 입장이다.

이에 박 원내대표는 '협박하지 말라'고 대응했다.

박 원내대표는 "거대 여당은 야당을 포용할 줄 알아야 한다 이 같은 말은 야당에 대한 협박"이라며 "현안 법안들에 대해선 야당이 이를 통과시키자고 지난 5월부터 TF를 꾸려 준비해왔는데 지금까지 새누리당이 여기에 응하지 않았다"며 "지금까진 우리가 참아왔지만 이젠 소상하게 모든 것을 밝히고 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그 동안 가능하면 다 들어줬다. 우리가 존중하면 우리도 같이 존중 받아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며 "야당에게 협박조의 말을 하는 것에 섭섭함도 있다. 남이 힘들 땐 도와줘야 하는데 새정치연합이 힘들다고 해서 그것을 말하며 협박하는 듯한 이야기는 안 하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국회 일정은 우리도 다 알고 걱정하는 마음은 마찬가지다. 그러나 기본을 바로잡지 않고 일하다 보면 우리가 힘 약한 정당이기에 매번 당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의 '협박' 발언에 이 원내대표는 "말씀 삼가셨으면 좋겠다. 난 협박한 적 없다. 난 예의를 갖춰 박 원내대표를 모셨다"면서 "내가 야당을 협박했는지 아니면 예의를 갖췄는지는 국민들과 언론이 판단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지난달 29일 새정치연합 박범계 원내대변인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변사체 발견과 관련, 유 전 회장이 아닐 수도 있다는 취지의 브리핑을 한 데 대해 "굉장히 중대한 문제다. 선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지만 내 입으론 말한 적 없다. 의원 한 분 한 분이 오판할 수도 있고 그 분의 소신일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감정이 격해진 이 원내대표는 "말하지 않으려다가 한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특별법 제정과 청문회,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증인 출석을 약속했다고 박 원내대표가 말했다며 "대통령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 원내대표는 "이는 트집 잡기 용이다. 문장이 끊어져 있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특별법을 하기로 약속한 것이고, 김 비서실장의 출석은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이 약속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45분 간의 회동 중 감정이 격해진 이 원내대표는 비공개로 회동을 전환할 것을 요청하는 새정치연합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에게 "수석은 협상에 자꾸 방해되지 않나. 참 수석이라는 게 대표님 부족함 메워줄 생각은 안 하고 참…"이라며 "수석은 빠져달라. 나는 화낼 줄 모르는 줄 아냐"고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어 지난달 28일 이 원내대표의 요청으로 주례회동이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 "참 섭섭했다. 몸도 아프고 마음도 아팠다. 피곤하니 건너뛰자고 한 것을 언론에 공개했다"며 "미안하다. 내가 아파서 미안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원내대표는 끝으로 "정치를 하다 보면 이렇게 어려운 문제가 많고 하지 못 할 이야기가 많다. 그래서 비공개를 하는 것"이라면서 "우리가 보여선 안 될 대목을 보인 것"이라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공개 회동 직후, 동석했던 새정치연합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와 유은혜 원내대변인 등에게 거친 설전을 한 데 대해 "미안하다"며 사과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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