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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승철 "앨범 사서 눈으로 보는 '음악' 사라졌다"

입력 2015-05-27 22:06 수정 2015-05-27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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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수생활 30년을 맞은 이승철 씨가 지금 제 옆에 나와 계십니다. 이번에 12번째 앨범을 내셨습니다. 요즘 가수들은 사실 서너 개 앨범 내기도 쉽지 않은데, 이렇게 12개씩이나 내셨는데요. 더 설명이 필요 없는 분이기도 하죠.

[이승철/가수 : 안녕하세요.]

[앵커]

다른 게스트보다 저하고 더 굉장히 가까이 앉아계십니다.

[이승철/가수 : 그런가요, 좀 떨어질까요?]

[앵커]

그 정도 대개 앉아계시는데… 멀리 가니까 또 서운한데요.

[이승철/가수 : 그렇죠. 이게 나은 것 같은데요.]

[앵커]

알겠습니다. 반갑습니다. 지난번에 전화로 한번 다른 이슈가 있어서 통화했던 적이 있었고요, 뉴스룸에서는. 이렇게 직접 뵀던 건 처음인 것 같습니다. 과거에 물론 공연을 갔던 적이 있습니다.

[이승철/가수 : 잘생기셨어요. 너무 멋있으세요.]

[앵커]

인터뷰 계속하죠. 아무튼 고맙습니다. 12번째 앨범. 이거 보통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제가 이걸 낮에 받았는데요. 다 들어봤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승철/가수 : 어떠셨어요?]

[앵커]

역시 이승철이라는 생각은 당연히 드는 거고요. 제목이 앨범 타이틀이 '시간 참 빠르다' 이렇게 돼 있어서 우리 나이로 쉰이, 지천명이 되셨다고 하고 또 데뷔하신 지 30년 되셨다고 해서 그래서 시간이 참 빠르다라는 제목을 붙이신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라 연가더군요. 헤어진 그 연인과의 헤어진 시간이 참 빨리 갔다.

[이승철/가수 : 그렇죠. 내용은 사랑의 테마인데 제가 이번에 30주년 앨범을 내면서 신사동 호랑이라는 핫한 작곡가한테 곡을 받았는데.]

[앵커]

그분 요즘 굉장히 위아래 작곡한 분이죠.

[이승철/가수 : 우연하게도 시간이 참 빠르다라는 곡을 주셨어요. 너무 우연치고는 특이하고 재미있다. 곡도 아주 좋아서 타이틀곡으로 선정이 됐죠.]

[앵커]

그래서 혹시 어떤 중의적인 뜻이 있지 않나. 그러니까 본인한테서 시간이 참 빨리 간 것 같은 느낌.

[이승철/가수 : 실제로 뮤직비디오는 일러스트 석정현 작가님이 한 소녀에서부터 할머니가 되기까지의 일러스트를 아주 빠르게 4분 안에 그린 그림이 있습니다.]

[앵커]

지금 화면에 나오고 있습니다.

[이승철/가수 : 그래서 뮤직비디오는 실제로 우리가 정말 시간 참 빠른 인생의 흐름 등을 표현한 뮤직비디오죠.]

[앵커]

그렇군요. 무료 콘서트를 진행하셨다면서요?

[이승철/가수 : 어저께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에서. 이제 2년 전에 11집을 발매했을 때 광화문 세종대왕님 뒤에서 무료콘서트 쇼케이스를 했었고요.]

[앵커]

늘 그렇게 해 오셨던 거군요.

[이승철/가수 : 그리고 23년차, 28년차 이렇게 되니까 공연을 지금까지 2000번 정도 했었는데.]

[앵커]

많이 하셨네요.

[이승철/가수 : 아직도 이승철 콘서트를 못 보신 분들이 있거든요. 그런데 여러 가지 사정 때문에 못 오신 분들을 위해서 이제는 쇼케이스만큼은 무료로 아주 많은 분들을 모시고 공연을 해 보고 싶다를.]

[앵커]

관중이 한 1만명이 몰리셨다고요. 요즘 같은 경우에 1만명을 이렇게 모을 수 있는 가수가 공히 없을 것 같은데 안 계실 것 같은데. 자기 자신이 이렇게 공연을 하는. 물론 무료기는 하지만. 했을 때 앞에 쫙 1만명이 모여 있으면 가수는 어떤 느낌이 들까요?

[이승철/가수 : 적은 것보다는 훨씬 기분이 좋고요. 많았을 때 그 벅찬 감동이 저의 모든 안에 있는 느낌을 끌어낼 수가 있는 힘이 되는 거죠.]

[앵커]

그럴 것 같습니다. 정말 고마울 것 같습니다.

[이승철/가수 : 감사하죠.]

[앵커]

무엇보다도 30년씩이나 이렇게 해 오셨는데도 끊임없이 이렇게 청중들이 모일 수 있다는 사실이 참 감사할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도. 앨범 속집 프롤로그를 제가 이렇게 봤더니 여기 뭐라고 써 있냐 하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지막일지도 모르기 때문에. 마지막을 계속 강조를 하셔서요.

[이승철/가수 :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 제가 앨범을 작업하면서 처음 느껴본 기분이었는데 이제 시대가 좀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10곡의 정성 어린 곡을 한 장에 담기에는 현실적으로 너무 많이 알리기가 힘들어지고 제작비 여건도 그렇고.]

[앵커]

요즘은 그냥 파일로 그냥 내놓는 그런…

[이승철/가수 : 가수 입장에서는 가장 중요한 건 10곡이 전부 다 소중하다는 거죠.]

[앵커]

그렇겠죠.

[이승철/가수 : 그 소중한 곡이 타이틀곡 하나에 의해서 좌지우지되고 그냥 사장돼버리는 음원차트에서 저희는 분명히 다른 장르를 가지고 있는데 아이돌과 똑같은 차트에서 나란히 줄서기를 하고 있다는 모습 자체가 좀 회의적이고요. 이건 차라리 시즌별로 바꿔서 봄에 어울리는 3곡, 여름에 3곡 이렇게 해서 발표한 뒤에 그걸 모아서 한 앨범으로 내는 것이 괜찮지 않을까.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처음으로 해 봤어요.]

[앵커]

여기 보니까 그래서 10여 곡이 들어가 있는데 1월, 2월, 3월 이렇게 다 부제가 붙어 있더라고요.

[이승철/가수 : 시간 참 빠르다는 걸 의미한 거죠.]

[앵커]

그런 뜻이군요. 말씀 들으면서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생겼는데요. 여기 가령 10곡이 들어가잖아요. 10곡이 하나같이 다 중요하다고 하셨잖아요. 정말 그런가요?

[이승철/가수 : 그럼요]

[앵커]

그러니까 제 얘기는 타이틀곡을 이렇게 밀면 가수 본인한테도 좀 잊혀지거나 그러지는 않나요?

[이승철/가수 : 그렇지는 않고요. 공연 때 많이 불려지기도 하고요. 일단 그 부분은 뒤의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녹음을 하고 만들어낼 당시는 전부 다 소중하게 되는 것이고 많은 분들이 찾아주시는 건 그다음 문제고.]

[앵커]

음악을 가슴으로 듣는 마지막 세대를 위해서 이 앨범을 바친다라는 글이 눈에 띄었습니다. 저를 위해서 내신 글처럼 보이기도 하고.

[이승철/가수 : 낭만에 대한 얘기죠.]

[앵커]

왜냐하면 요즘 젊은 세대들이 너무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거 아닐까요. 그런 분들도 음악을 가슴으로 느끼는 분들일 텐데.

[이승철/가수 : 저는 그런 뜻보다, 저는 그런 거죠, 가슴 설렘 앨범을 사서 대학 때 그러셨잖아요. 앨범을 사서 속지를 보고 누가 연주를 했고 어떤 가사가 담겨져 있고 이런 음악을 들으면서 그런 낭만들이 없어졌다는 거죠. 이제는 음원화가 너무 돼서 파일로 날아다니는 그런 모습이 있기 때문에 눈으로 보는 음원이 없어졌죠. 그런 뜻을 말씀드린 거예요.]

[앵커]

그러다 보니까 이제 바로 그 얘기지만 옛날에 LP든 CD든 사서 안에 들어 있는 이런 건 이미 다 옛날얘기가…

[이승철/가수 : 한두 번만 지나서 마음에 안 들면 바로 넘겨버리니까요. (그렇겠죠.) 그런 부분은 안타깝더라고요.]

[앵커]

목소리가 뭐랄까요. 제가 아까 다 들어봤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첫 곡 그러니까 처음의 인트로덕션 다음에 '시련이 와도'라는 곡이 있는데요. 약간 종교적 어떤 의미도 담겨져 있는 가사처럼 느껴지기도 했는데.

[이승철/가수 : 맞습니다.]

[앵커]

그렇습니까? 그런데 그 가사보다도 목소리를 일부러 그렇게 내신 건지 약간 좀 더 쉬었다는 표현은 좀 그렇고 일부러 갈라지는 소리.

[이승철/가수 : 일부러 갈라진 소리를 넣었고요. 그 노래는…]

[앵커]

일부러 갈라진 겁니까? 어쩔 수 없이 갈라진 겁니까?

[이승철/가수 : 90%가 가이드 보컬을 했을 거예요.]

[앵커]

가이드 보컬은 뭐죠?

[이승철/가수 : 데모에 들어 있는 거. 제가 연주를 하기 위해서 연주인들한테 일단 대충 불러주는 첫번째 그냥 불러주는 곡. OK 사인이 된 노래가 아니고 연습용으로 불러놓고 다시 새로 불러서 바꿔야 되는데 새로 다시 불렀을 때 그때의 느낌이 안 나오죠. 마이크에 처음에 섰을 때 이 노래를 불렀을 때 그 기분, 설렘, 긴장감, 흥분 특히 이런 CCM적인 노래들은 굉장히 그런 마음적인 게 중요하잖아요. 영적인 게 중요한데 그 느낌이 다시 안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그대로 가이드를 썼어요. 그러다 보니까 갈라진 소리도 들어가 있고 음이 틀린 것도 있고 하지만 그대로 넣었죠.]

[앵커]

음이 틀렸는데 그냥 낸다는 건 용기 때로는 무모한 용기.

[이승철/가수 : 거기서 맛이 있거든요.]

[앵커]

그런가요?

[이승철/가수 : 요새는 너무 디지털적인 기술이 많이 발달해서.]

[앵커]

정확하기만 하니까.

[이승철/가수 : 튜닝을 하는데 튜닝을 어느 정도 좀 많이 안 하고 조금 덜하면 더 매력이 있을 때가 있어요. 그걸 그대로 살리는 것도 묘미죠.]

[앵커]

타이틀곡 시간 참 빠르다라는 곡도 물론 들어봤는데 뭐랄까, 지금 들어온다고 합니다. 좀 줄여주셔도 됩니다. 너무 오래 틀어드리면 너무 선전시간이 되니까요. 가볍게 부르신 것 같습니다, 힘 빼고. 그런데 이번 앨범은 전반적으로 힘을 좀 빼신 듯한 느낌인데요.

[이승철/가수 : 이번에 제가 한번 시도를 했던 건 왼쪽에 작곡가들이 보내주신 데모 가수의 노래를 듣고 오른쪽은 제 노래 목소리를 듣고 동시에 녹음을 한번 해 봤죠.]

[앵커]

그런 방법도 있는 거군요.

[이승철/가수 : 처음해 봤는데 이승철을 탈피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이었어요. 그러니까 이승철의 느낌도 중요하지만 또 새로운 느낌도 시도해야 되잖아요, 앨범이라는 건. 그런 면에서 데모테이프를 싱크로율을 높인 거죠. 그러다 보니까 아주 새로운 스타일의 노래가 나와서 좀 라이트해지고 가벼워지고 그리고 원래 작곡이 의도한 녹음이 된 것 같아요.]

[앵커]

본인은 혹시 어떤 불안감 이런 것들이 없으신가요? 그러니까 최고의 보컬이다, 그건 누구나 다 인정하는 거니까요. 그리고 심지어는 보컬의 신 이렇게까지 얘기하는 그런 데서 오는 부담감 또는 육체적인 나이가 들어감에 있어서 왜 그 성대가 붓는다고들 얘기하잖아요, 나이가 들면. 그래서 조금 더 딱딱한 소리, 굵은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것들 그런 것에서 오는 어떤 불안감 이런 건 없을까요?

[이승철/가수 : 대개 가수들은 데뷔 때 목소리보다는 점점 현재의 목소리를 선호하는 경향이 거의 있고요.]

[앵커]

초기 목소리는 좀 뭐랄까요, 가늘다라는 그런 경우가.

[이승철/가수 : 좀 어색하고 좀 촌스러운 면도 있고요. 그런데 그 면을 좋아하시는 팬들이 거의 많으시죠. 가수들은 개인적으로는 현재의 느낌을 더 좋아하는 게 있고요. 그래서 저 같은 경우는 그런 수식어보다 더 부담이 갔던 건 슈퍼스타K 심사위원을 하면서 너는 얼마나 잘해 보자. 그런 느낌들 그런 시선들이 많이 부담스러웠죠.]

[앵커]

그게 실제로 앨범을 만드는데도 크게 작용을 한 모양이군요.

[이승철/가수 : 아무래도 전국에 있는 실용음악과 학생들이 다 들어볼 것이고.]

[앵커]

심사평을 좀 까칠하게 했어야.

[이승철/가수 : 그래서 조금 그런 게 있었죠.]

[앵커]

아픈 심사평이 무뎌지는 거 아닙니까, 혹시 이번에?

[이승철/가수 : 이번에 심사를 내려놨습니다.]

[앵커]

그렇습니까?

[이승철/가수 : 그래서 월드투어도 준비가 돼 있고 해서 스케줄상도 너무 힘들어서 내려놨습니다.]

[앵커]

그런가요? 서운해하는 분들도 많이 계시겠군요. 이승철 노래는 어렵지 않다, 대중들이 쉽게 따라부를 수 있다고 저한테 질문을 해 달라고 적어왔는데 이건 사실 틀린 얘기입니다. 따라부르기 굉장히 어렵습니다.

[이승철/가수 : 그래요?]

[앵커]

네, 네버엔딩 스토리 같은 경우에 마지막 피날레 부분은 너무 숨이 차서 따라부르기 어려운 그런 생각들 다 하실 텐데. 뭐 아무튼. 그래서 대중이 좋아하는 음악과 이승철이 좋아하는 음악이 다를 수 있다라는 얘기들은 합니다.

[이승철/가수 : 그렇죠. 그건 이제 저는 후배들한테 농담식으로 그런 얘기를 많이 하는데 가수는 성공하려면 네가 하고 싶은 음악만 안 하면 돼라고 얘기를 많이 해 줘요. 무슨 뜻이냐면 저희들하고 대중하고는 다르거든요. 그리고 표현방법도 다르고 듣는 방식도 다르기 때문에 그건 철저하게 앨범을 발매할 때는 검증을 하고 타이틀을 정하는 게 중요하죠.]

[앵커]

시간을 그렇게 오래 드릴 수는 없어서 다른 질문을 드려야 되는데. 요즘은 사회적 활동을 많이 하십니다. 교도소 가서도 같이 하시고 또 그 외 여러 가지 공익적 활동 같은 것도 많이 하시는데 과거에는 그런 이미지는 사실은 솔직히 아니셔서 개인적인 어떤 굴곡도 좀 있었고요. 무엇이 바꿨습니까?

[이승철/가수 : 저는 가족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종교적인 힘도 있었고 무엇보다 30년차 되면서 자연스러운 행보. 일부러 가지 않으려고 해도 거창하게 소셜테이너까지는 아니더라도 사회에 이바지하고 기여할 수 있고 제가 리더가 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고 또 그런 일들이 자연스럽게 찾아오면서 계속 그런 일들이 끊임없이 저를 움직이게 하는 것 같아요.]

[앵커]

제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답변이군요. 그러니까 그것이 어떤 바깥에서 오는 어떤 변화라기보다도 자신과 가족에 의해서 그런 변화가 나타났다는 것은 어찌 보면 신선한 그런 답변이기도 하네요. 이번 앨범을 내놓고 월드투어를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일본도 가십니까?

[이승철/가수 : 지금 신청을 해놨는데 저도 참 궁금합니다.]

[앵커]

언제쯤 결과가 나옵니까?

[이승철/가수 : 제일 먼저 알려드리겠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새로운 12번째 앨범을 내신 이승철 씨와 함께 시간 가졌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승철/가수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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